미국의 전략폭격기 B-1B ‘랜서’ 2대가 오늘(20일) 한반도 상공에 출동해 한국 공군과 연합훈련을 실시했습니다. 다음달 이임하는 주한 미 2사단장은 미-한 연합훈련이 더욱 강화돼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서울에서 박병용 기자가 보도합니다.
지난달 29일 북한이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지 불과 5시간 만에 한반도에 출동했던 미국의 전략폭격기 B-1B ‘랜서’가 20일 한반도에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한국 공군 관계자는 20일 정례 기자설명회에서 B-1B 전략폭격기의 훈련을 확인했습니다.
[녹취: 김성덕 중령/ 한국 공군본부 공보실장] “우리 공군은 오늘 한반도 상공에서 미 B-1B 2대와 연합훈련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KADIZ 남단으로 들어와서 제주도 남방, 동해 쪽, 그리고 서해 쪽을 경유해서 남단으로 내려가겠습니다. ”
태평양 괌에 있는 앤더슨 공군기지에서 발진한 B-1B 두 대는 한국 공군 F-15K 2대와 연합훈련을 하고, 강원도 필승사격장에서 모의 폭격 훈련도 실시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번 B-1B 전략폭격기의 출격은 한국의 문정인 청와대 통일외교안보 특보의 발언 이후에 이뤄진 것이어서 관심이 집중됐습니다.
문 특보는 지난 16일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한 세미나에서 ‘북한이 핵과 미사일 활동을 중단하면 미국 전략자산의 한반도 전개와 미-한 연합훈련을 축소할 수 있다’고 발언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일부에서는 미국이 한국 측의 ‘전략자산 축소’ 발언 등에 구애 받지 않고 앞으로도 전략무기를 계속 한반도에 투입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조치라는 해석을 내놓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한국 군 관계자는 이 같은 확대해석을 경계했습니다.
[녹취: 김성덕 중령/ 한국 공군본부 공보실장] “한-미 연합훈련은 정례적인 정기훈련의 일환으로 진행이 되는 것입니다.”
미국의 3대 전략폭격기 가운데 하나로 ‘죽음의 백조’로 불리는 B-1B는 태평양 괌의 앤더슨 공군기지에서 이륙하면 빠르면 2시간 반 이내에 한반도 상공에 도착할 수 있습니다.
최대 속도가 음속 1.2배인 B-1B는 한 번의 출격으로 다량의 폭탄을 투하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어 북한은 이 폭격기가 한반도에 출현할 때마다 민감하게 반응해 왔습니다.
한편 시어도어 마틴 주한 미 2사단장은 19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현 수준의 미-한 연합훈련에 만족하지 않으며 더 많은 훈련이 필요하다고 밝혔습니다.
마틴 사단장은 또 모든 훈련은 미-한 간 연합훈련이 돼야 하며 매우 높은 수준의 실사격 훈련도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마틴 사단장은 이와 함께 미 2사단은 지난 2년 동안 대량살상무기와 관련한 특수 임무에 대한 이해도를 높였다고 말하고 최악의 상황에 대비해 가장 실전적인 훈련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마틴 사단장의 이 같은 언급은 미 2사단이 유사시 북한의 대량살상무기를 제거하는 특수임무를 숙달하고 있음을 내비친 것으로 풀이됐습니다.
지난 2015년 4월 미 2사단장에 취임한 마틴 사단장은 다음달 이임해 미 국방부로 복귀할 예정이며 아버지와 삼촌이 모두 6.25 한국전쟁 참전용사입니다.
서울에서 VOA 뉴스, 박병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