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보유한 대량살상무기(WMD)를 제거하려면 새로운 접근법이 있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습니다. 기존 방안은 실제 상황을 고려하지 않아 실패할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입니다. 김정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국 국방대학 산하 대량살상무기 연구센터의 로버트 피터스 선임연구원은 20일 워싱턴의 북한전문 사이트인 '38 노스'에 공개한 보고서에서, 기존 미군의 북한 WMD 제거 방안은 결함이 많아 실제 상황에서 실패할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기존 방안은 실제 작전에서 발생 가능한 상황들을 충분하게 고려하지 않았기 때문에 반드시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입니다.
피터스 선임연구원은 김정은 체제가 무너진다는 전제 아래 미국과 동맹국들이 WMD와 관련해 다양한 임무를 수행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여기에는 북한 미사일 방어 작전, 혹시 있을지 모르는 북한 군의 WMD 공격에 대한 대응, WMD 관련 시설을 찾아 장악하는 임무, WMD 불능화, 그리고 WMD 관련 인사나 물질의 외부 유출을 막는 작업 등이 포함됩니다.
피터스 선임연구원은 WMD 제거 작전을 맡은 부대가 북한 내 인도주의 지원이나 재해 대응, 패잔병 퇴치, 민간인 대피 작업같이 전시에 일반적으로 처리해야 할 임무도 수행할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보고서는 북한의 WMD 제거 작업은 시간이 오래 걸리고 많은 인원이 필요하다며, '북한의 공격력', '중국의 간섭', '우선순위 결정에서의 갈등', '미군과 한국 군 인적자원의 한계,' 그리고 '북한의 저항' 등을 예상되는 어려움으로 꼽았습니다.
먼저 '북한의 공격력'은 전시에 북한 군이 탄도미사일이나 핵무기 같은 고도화된 무기를 사용한다면 북한 내 WMD 제거 작업에 심각한 피해가 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다음 요소는 북한체제가 무너지면 중국 군이 피난민 관리와 한반도 안정화를 구실로 북한에 진입하는 상황입니다.
피터스 선임연구원은 중국도 독자적으로 북한의 WMD를 확보하거나 불능화를 시도할 수 있다면서, 가장 좋은 상황은 중국과 미-한 연합군이 협조하는 것이지만 중국의 협조를 얻어내기는 힘들 것이라고 예상했습니다.
또 북한 WMD 제거 작전에 대한 미국과 한국, 중국의 우선순위에 차이가 생기는 상황입니다. 중국은 되도록 빨리 한반도를 안정시키고 미-한 연합군이 철수하는 데 중점을 둘 수 있지만, 한국은 통일에, 그리고 미국은 안보를 위협하는 요소와 중국과의 갈등을 피하는 것이 우선순위가 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보고서는 현재 미군과 한국 군에 북한의 WMD를 제거할 인적자원이 부족하다고 지적했습니다. 이를 위해 민간 전문가를 동원할 수도 있겠지만, 전시에는 민간인 동원이 어려울 것이라며 이런 상황이 WMD 제거 작업에 큰 어려움이라고 분석했습니다.
마지막으로 보고서는 북한 군 패잔병들의 저항을 지적했습니다. 이들이 게릴라전이나 테러로 저항하면 WMD 제거 작업이 상당히 어려워질 수 있다는 설명입니다.
보고서를 작성한 피터스 선임연구원은 미국 정부가 북한 WMD 제거 작전 시 발생할 수 있는 여러 상황을 미리 충분히 분석하고 대응책을 마련할 것을 권고했습니다.
VOA 뉴스 김정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