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내 주요 뉴스의 배경과 의미를 살펴보는 ‘평양은 지금’ 시간입니다. 북한 외무성이 인터넷 홈페이지를 공식 개설하고 내부조직도를 공개했습니다. 북한 정부 부처가 자체 홈페이지를 개설한 것은 이번이 처음인데요. 홈페이지를 보는 외부의 시각과 함께 미국과 한국 정부가 어떻게 홈페이지를 운영하고 있는지, 최원기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북한이 지난 22일 외무성 인터넷 홈페이지를 공식 개설했습니다.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외무성 홈페이지가 개설됐다”며 “조선과 세계 여러 나라 사이의 선린우호, 친선협조 관계를 발전시키는데 기여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공개된 외무성 홈페이지는 한글과 영어로 제공되며, 소식, 공식입장, 외교활동, 김정은 국무위원장 선전 자료, 외무성 소개 등으로 구성돼 있습니다.
홈페이지 오른쪽에는 외무성의 활동 내용을 담은 사진과 동영상 자료가 올라있으며 소식란은 탄도미사일 발사와 미국인 오토 웜비어 석방 소식 등을 전하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외무성 홈페이지 개설을 흥미롭게 보고 있습니다. 워싱턴의 한반도 전문가인 래리 닉시 전략국제문제연구소 연구위원은 북한 외무성이 과거보다 좀더 큰 목소리를 내려는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닉시] ”Web site officially of the Foreign Ministry will give their positions more authoritative..”
이번에 공개된 조직도에 따르면 북한 외무성은 11개 국으로 구성돼 있고, 이 중 6개는 지역국, 5개는 행정국입니다. 지역국은 아시아 1국, 아시아 2국, 유럽 1국, 유럽 2국, 북아메리카국, 아프리카, 아랍, 라틴아메리카국이며, 아시아 1국이 중국과 일본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행정국은 보도국, 영사국, 조약법규국, 의례국, 국제기구국 등으로 구성돼 있습니다.
또 외무성 산하에 군축평화연구소, 미국연구소, 일본연구소 등 3개의 연구기관도 두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이밖에 외무성이 후원하는 민간단체로 조중민간교류촉진협회, 조미민간교류협회, 조선-캐나다협조사, 조일교류협회, 국제경제 및 기술교류촉진협회, 조선-유럽협회 등도 공개됐습니다.
전문가들은 공개된 것이 외무성 조직 전부가 아닐 수도 있다고 말합니다. 북한 사정에 밝은 한국현대사연구소 정창현 소장입니다.
[녹취: 정창현] "대외적으로 활동하는 부서들은 거의 조직표에 들어있는데, 다만 지금은 이름이 어떻게 돼 있는지 모르겠지만 과거 외무성 업무를 조정, 기획하는 참사실이 있었는데 그런 기구들은 빠진 것 같습니다.”
외무성의 기능을 설명하면서 노동당 국제부가 언급되지 않은 것이 이례적이란 지적도 있습니다. 북한은 ‘당 우위’국가로 외무성은 노동당의 당적 지도에 따르도록 되어 있는데 이에 대한 언급이 없다는 겁니다. 탈북자 출신인 안찬일 세계북한연구센터 소장입니다.
[녹취: 안찬일] ”당이 국가를 지배하는 체제이기 때문에 외무성보다는 국제부가 모든 것을 결정하고 김정은 위원장의 비준을 받아 움직이는 시스템인데, 당 국제부라든지 대외문화연락위원회 등을 공개했더라면 진정성을 보여줄 수 있었을 겁니다.”
외무성 홈페이지 개설은 대외관계를 강화하려는 북한의 외교적 노력과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보입니다. 앞서 북한은 지난 4월 최고인민회의 제13기 5차 회의에서 최고인민회의 외교위원회를 19년 만에 부활하고, 위원장에 리수용 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을 선출했습니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외무성 홈페이지를 개설한 것은 반가운 일이지만 미국, 한국, 일본, 유럽 등 다른 나라와 비교하면 아직 초보적 단계라고 말합니다.
미 국무부 홈페이지를 보면 외교정책과 내부조직도는 물론 엄청난 양의 자료와 정보, 그리고 정책 발표를 시시각각 소개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국무부는 지난 27일 북한을 최악의 인신매매 국가로 지정하는 ‘2017년 인신매매 보고서’를 발표했는데, 홈페이지는 보고서 원문은 물론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의 발표 동영상도 담고 있습니다.
[녹취: 틸러슨] “North Korea regime saved hundred millions dollars…/틸러슨 국무장관은 북한이 강제노동을 통해 엄청난 돈을 벌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또 국무부 홈페이지에는 아시아, 유럽, 아프리카 등 각 지역 현황과 미국의 정책과 성명, 관계 법령을 자세히 소개하고 있습니다.
해외주재 미 대사관의 소재지와 연락처도 공개돼 있습니다. 따라서 미국민이 외국을 여행하다가 문제가 생기면 바로 현지 공관에 연락해 도움을 받을 수 있습니다.
국무부는 홈페이지를 통해 북한을 비롯한 위험지역에 대한 여행경보도 알리고 있습니다. 북한에 대해서는 지난 9일 ‘미국에서는 범죄에 해당되는 않는 행위로 인해 가혹한 처벌을 받을 수 있다’며 ‘절대 북한을 여행하자 말라’는 내용의 여행 경고를 내렸습니다.
또 무역, 투자, 이민, 입국사증, 테러리즘, 입양 등 온갖 문제를 질문과 답변을 통해 친절하게 풀어주는 항목도 있습니다. 이런 이유로 래리 닉시 연구위원은 국무부 홈페이지가 외교 정책뿐 아니라 다양한 사안을 매우 포괄적이면서 자세하게 다루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닉시]”All sorts of different topics great variety of topics…”
이밖에도 국무부가 제공하는 정보는 홈페이지 외에도 페이스북이나 트위터 같은 각종 소셜네트워크를 통해서도 접할 수 있습니다.
한국 외교부도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 각종 정보와 공지사항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홈페이지에 들어가면 여행, 해외정보, 뉴스, 이슈별 자료실, 국가 및 지역정보, 국민참여, 정보 공개, 외교부 소개 등 큰 항목이 보이고 이를 다시 클릭하면 자세한 내용이 나옵니다.
또 신임 강경화 외교부 장관의 인적사항과 연설문, 그리고 조직도와 대변인 브리핑, 보도자료, 외교일정 등을 공개하고 있습니다.
한국 외교부는 홈페이지를 행정업무에도 활용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외국에 거주하는 자국민을 위해 재외국민등록 절차를 자세히 안내하고 있습니다.
이밖에 외국을 여행하는 자국민이 테러나 여권 분실 등 사고를 당할 경우 전화를 걸어 도움을 청할 수 있는 ‘영사 콜센터’도 전화번호와 함께 안내하고 있습니다.
VOA뉴스 최원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