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문재인 한국 대통령이 어젯 밤 백악관에서 만찬 회동을 갖고 북한과 미-한 무역 문제를 논의했습니다. 두 정상은 오늘(30일) 정상회담을 열고 북한 핵 문제 대응 방안을 집중 논의할 예정입니다. 윤국한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미국을 방문 중인 한국의 문재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이 29일 저녁 백악관에서 상견례에 이은 만찬 회동을 갖고 북한 핵 등 양국 간 핵심 현안들을 논의했습니다.
두 정상의 이날 회동은 오후 6시 시작돼 7시50분까지 1시간 50분 동안 진행됐습니다.
문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과거에는 북한 문제가 중요하다면서도 실제 행동은 하지 않았다"며, 트럼프 대통령의 "강력한 힘에 기반한 외교에 대해 전적으로 동감한다"고 말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대북정책에 대한 적극적인 지지의 뜻을 밝힌 겁니다.
문 대통령은 또 "북한 핵 문제를 완전히 해결하고 한반도에 평화체제를 구축하는 것이 (우리의) 궁극적인 목표"라며, "트럼프 대통령이 북 핵 문제 해결을 최우선 과제로 삼은 것에 대해 한국인의 한 사람으로서 희망을 갖게 됐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이 북 핵 문제를 해결한다면, 미국의 어느 대통령도 해결하지 못한 위대한 성과를 만드는 게 된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문 대통령이 28일 장진호 전투 기념비에서 행한 연설을 언급하면서 "매우 훌륭하고 감동적인 연설이었다"고 말했습니다.
이날 회동이 끝난 뒤 한국의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두 정상이 굳건한 한-미 동맹에 기초해 양국이 함께 북한 핵 문제와 한반도 평화, 경제 번영을 이뤄나가자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고 밝혔습니다.
윤 수석은 또 두 정상의 대화가 "시종 솔직하고 진지하게 이뤄졌으며, 한반도를 둘러싼 여러 현안들이 건설적으로 논의됐다"고 말했습니다.
이에 앞서 문 대통령은 이날 미 의회 상원과 하원 지도부를 잇따라 면담하고 양국 간 공통 관심사에 대해 의견을 나눴습니다.
한국 언론들의 보도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북한 주민의 생활 속에 시장경제가 일어나고, 휴대전화가 필수품처럼 여겨지는 등 많은 변화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문 대통령은 이런 변화가 “흡사 중국의 개혁개방 시기의 모습과 비슷하다”며, “북한의 변화에 있어 이렇게 내부로부터 변화시키는 방법도 주목하고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또 미국의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사드의 주한미군 배치와 관련해서는 “배치를 번복할 의사를 갖고 절차를 갖는 것 아닌가 하는 의구심은 버려도 좋다”고 밝혔습니다.
문 대통령은 “사드는 한-미 동맹에 기초한 합의이자 한국민과 주한미군의 생명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라며, “전임 정부의 합의라고 해서 결코 가볍게 여기지 않겠다고 여러 차례 공언해왔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어 북한 “핵·미사일의 완전한 폐기는 한-미 공동의 목표로, 강력한 한-미 동맹으로만 가능하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이 문제를 미국의 최우선 과제로 설정했기에 어느 때보다 해결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습니다.
이에 대해 폴 라이언 하원의장은 북한이 미사일에 핵탄두를 장착하는 것은 미-한 두 나라 모두 결코 용인할 수 없다며, 북한의 위협에 두 나라가 같은 입장을 유지하는 게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문 대통령은 개성공단과 금강산관광 재개에 대해 “지금은 쉽게 사업을 재개할 수 없다”고 거듭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적어도 북 핵 폐기를 위한 진지한 대화 국면에 들어설 때만 논의할 수 있고, 국제 공조의 틀 속에서, 미국과 긴밀한 협의가 필요한 문제”라고 설명했습니다.
미국 대학생 오토 웜비어 씨의 사망에 대해서는 “한반도 평화가 정착되었다면 웜비어 씨의 불행한 죽음도 없었을 것”이라며 정치인으로서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미국 국민이 느꼈을 비통함을 깊이 공감한다”고 말했습니다.
문 대통령은 30일 오전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과 함께 워싱턴 시내 한국전쟁 기념공원을 방문하고 헌화합니다.
이어 백악관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게 되며, 공동 기자회견과 공동성명을 통해 회담 결과를 발표할 예정입니다.
VOA 뉴스 윤국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