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국무부가 미국인들에 대한 북한여행 금지를 검토하고 있는 가운데 인권 전문가들은 그 같은 조치가 필요하다는 입장입니다. 미국 내 탈북자들도 국무부의 움직임을 환영했습니다. 이연철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미 국무부는 지난달 20일 정례브리핑에서 미국인들의 북한여행을 금지할지 여부를 심사숙고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녹취: 헤더 노어트 국무부 대변인] “That is what we’re contemplating at right now. We did not come to any kind of decision on that matter just yet but we’re continuing to look at it.”
헤더 노어트 국무부 대변인은 웜비어 씨 사망 사건을 계기로 국무부가 미국인들의 북한여행을 금지시킬 수 있는 권한을 사용할 것이냐는 질문에, 아직 어떤 결정에도 도달하지 않았지만 이를 자세히 검토 중이라고 답했습니다.
워싱턴의 인권단체인 북한자유연합의 수전 숄티 대표는 국무부의 이 같은 움직임을 지지한다고 밝혔습니다.
[녹취: 숄티 대표] "The State Department has long warned Americans not to travel there, yet things like happen. It’s provably wise...."
국무부가 오래 전부터 미국인들에게 북한을 여행하지 말라고 경고했음에도 불구하고, 웜비어 씨 사망 같은 일이 벌어졌기 때문에 국무부의 관련 움직임은 현명한 조치라는 겁니다.
숄티 대표는 북한에서는 아주 사소하거나 무고한 행동이 체포로 이어지고 있지만 정작 미국인들을 비롯한 외부 세계는 북한에 대해 너무 모르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웜비어 씨 사건 같은 일이 되풀이되는 것을 막기 위해 미국인들의 북한여행을 금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워싱턴의 민간단체인 북한인권위원회의 그레그 스칼라튜 사무총장은 모든 국민들의 인권과 기본권을 엄격하게 지키는 미국이 여행권을 제한하는 것은 어렵다면서도, 북한에 대해서만은 그 같은 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스칼라튜 사무총장] “정말로 북한의 경우에는 미국인 관광객들이 그렇게 많이 당했기 때문에 미국 주민들의 신변을 보호하기 위해 그러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스칼라튜 사무총장은 또 북한이 모든 미국인 인질을 석방하고 모든 관광객들의 신변안전을 확실하게 보장할 때까지 여행사들이 북한 관광상품을 판매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습니다.
국제 인권단체인 휴먼 라이츠 워치의 필 로버트슨 아시아 부국장은 북한여행의 위험성에 대해 경고했습니다.
[녹취: 로버트슨 부국장]"The arbitrary application of law by North Korea means anybody be detained for any reason almost any time…"
북한에서는 당국의 자의적인 법 집행으로 누구든 체포될 수 있으며, 북한은 혐의를 날조해 장기 징역형을 선고할 수 있다는 겁니다.
하지만 로버트슨 부국장은 미 국무부의 북한여행 금지 조치가 전세계를 자유롭게 여행할 국민들의 권리를 침해할 우려도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국무부가 구체적인 여행 금지 이유와 요건들을 밝히면 그 때 휴먼 라이츠 워치의 정확한 입장을 밝힐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미국 내 탈북자들은 미 국무부의 움직임을 환영했습니다.
탈북자 구출과 재정착 지원 활동을 벌이고 있는 민간단체인 재미탈북민연대의 조진혜 대표는 미국 정부가 강경한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조진혜 대표] “ 정말 강경하게 해서 문을 닫고 더 이상은 우리 자국민이 들어가서 살해 당하는 일이 없도록 강경한 대책을 취해야 한다고 봅니다.”
조 대표는 북한 같이 위험한 곳에 가서 그 위험을 즐길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며, 사람들이 자제했으면 좋겠다고 말했습니다.
특히 조 대표는 미국인들이 사용하는 여행경비가 북한 정권을 유지하는데 사용된다는 점도 지적했습니다.
미국 서부에 정착한 탈북자 제임스 리 씨는 재발 방지를 위해서도 북한에 대한 여행 금지 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제임스 리] “앞으로 저런 것을 금지시키지 않으면 계속 저런 일이 벌어질 거예요. 죽든 다치든 아니면 잡히든.”
제임스 리 씨는 미국인들이 북한의 실상을 정확히 파악해 위험한 모험에 도전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습니다.
VOA 뉴스 이연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