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통일부 “문 대통령 평화 구상 제안에 북한 적극적 호응 기대”

7일 경기도 안성에서 열린 통일부 북한이탈주민정착지원사무소(하나원) 개원 18주년 기념식에서 조명균 통일부 장관(오른쪽 네번째)과 참석자들이 기념케이크를 자르고 있다.

한국 정부는 문재인 대통령이 어제(6일) 독일 ‘쾨르버 연설’에서 밝힌 ‘신 한반도 평화 구상’에 대한 북한의 호응을 촉구했습니다. 서울에서 박병용 기자가 보도합니다.

조명균 한국 통일부 장관은 "북한은 머뭇거리지 말고 문재인 대통령의 ‘신 한반도 평화 비전’ 제안에 즉각 호응해 나와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조 장관은 7일 경기도 안성에서 열린 북한이탈주민 정착지원사무소, 하나원 개원 기념식에서 문 대통령의 하루 전 독일 ‘쾨르버 연설’을 거론하며 이같이 말했습니다.

조 장관은 문 대통령의 ‘신 한반도 평화 비전’이 북 핵 문제를 근원적으로 해결하고 한반도에 항구적인 평화를 정착해 한반도 구성원들의 고통을 치유하려는 구상이라고 강조했습니다.

통일부 이유진 부대변인도 7일 정례 기자설명회에서 한반도 평화의 돌파구 마련을 위해서는 남북 간 협력이 필수적이라며 북한의 긍정적인 호응을 기대한다고 밝혔습니다.

[녹취: 이유진 부대변인/ 한국 통일부] “정부는 국민적 합의와 여야 정치권과의 소통을 바탕으로 북 핵 문제 해결 및 남북관계 발전을 추진하기 위한 대통령의 대북정책 구상을 구체화하고 실행력을 강화하도록 노력해 나갈 것입니다.”

한국 정부는 이와 함께 문재인 대통령의 ‘베를린 구상’의 후속 조치로 조만간 북한에 이산가족 상봉을 위한 적십자회담과 남북 간 적대행위 중단을 위한 군사 실무회담을 공식 제안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한편 국방부는 문 대통령이 북한에 대해 군사분계선 일대에서 적대행위 중지를 제안함에 따라 대북 확성기 방송을 중단할 가능성에 대해 ‘북한의 반응을 봐야 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국방부 문상균 대변인은 7일 정례 기자설명회에서 이와 관련해 ‘현 시점에서 예단해 말할 수는 없고 북한이 이에 대해 어떤 반응을 보일지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답변했습니다.

문 대통령이 제시한 한반도 평화 구상에 관한 북한의 호응 여부가 주목됩니다. 북한은 곧바로 호응하기 보다는 호흡을 조절하며 득실을 따질 것이라는 관측입니다.

동국대 북한학과 김용현 교수입니다.

[녹취: 김용현 교수/ 동국대 북한학과] “북한이 당장 호응하기 보다는 ICBM급 미사일 발사 이후 국제사회의 제재나 미국의 대북 입장 이런 것들을 전체적으로 보면서 호흡조절을 하는 과정에서 호응은 좀 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입니다.”

또 한국 정부가 이산가족 상봉을 논의하기 위한 적십자회담 개최를 조만간 정식 제안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북한이 곧바로 응할지는 미지수입니다.

북한은 지난해 4월 중국의 북한식당에서 일하다 집단 탈북한 여성 종업원들을 송환하지 않으면 이산가족 상봉을 비롯한 인도적 문제에 협력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최근 거듭 밝힌 상태입니다.

하지만 문 대통령이 휴전협정 체결일인 이달 27일을 기해 중지하자고 제안한 군사분계선 주변의 적대행위 중지는 북한이 남북회담에서 자주 제기하는 문제입니다.

북한대학원대학교 양무진 교수는 북한으로서는 체제존엄을 중시하기 때문에 적대행위 중단에 대해서는 호응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습니다.

한편 문재인 대통령의 ‘쾨르버 한반도 평화 구상’에 대해 북한 당국이 아직 구체적인 반응을 아직 보이지 않고 있는 가운데 대외선전매체인 ‘우리민족끼리’는 7일 ‘한국 당국이 대미추종과 동족대결을 추구한다면 남북관계는 언제 가도 개선될 수 없다’는 주장을 담은 논평을 내놓았습니다.

서울에서 VOA 뉴스, 박병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