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은 지금] 북한, 연일 ICBM 발사 자축 행사…트럼프 "큰 대가 치를 것"

  • 최원기

지난 6일 북한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으로 평가받는 '화성-14' 시험발사 성공을 축하하는 야회(무도회)가 열렸다.

북한 내 주요 뉴스의 배경과 의미를 살펴보는 ‘평양은 지금’ 시간입니다. 사상 최초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에 성공한 북한이 연일 경축 분위기를 띄우고 있습니다. 하지만 북한이 치를 대가가 적지 않을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합니다. 최원기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북한은 지난 6일 김일성 광장에서 주민 수 십만 명을 동원해 대륙간탄도미사일, `화성 14형' 발사를 축하하는 ‘평양시 군민 연환대회’를 열었습니다.

이날 주석단에 나온 화성-14형 개발 실무책임자인 장창하 국방과학원장은 미사일 개발의 공을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업적으로 돌리며 눈물을 흘렸습니다. 북한 관영매체가 보도한 내용입니다.

[녹취: 장창하] “최고사령관 동지(김정은)의 손길 아래서 우리 로케트 전문가들도 믿기 어려운 기적 중의 기적이 연이어 일어났습니다.”

주석단에는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과 황병서 인민군 총정치국장, 박봉주 내각 총리 등 당·정·군 간부들이 자리했습니다. 그러나 김정은 위원장은 모습을 보이지 않았습니다.

저녁에는 대동강 변에서 화려한 불꽃놀이가 벌어진 가운데 청년들은 김정은 찬양 노래에 맞춰 단체로 춤을 추었습니다.

[녹취: KCNA] “화성-14형이 새긴 비행운을 다시금 뚜렷이 새겨놓으려는 듯 형형색색의 불꽃 보라가 연속 터져 올라…"

이어 김정은 위원장은 8일 김일성 주석 사망 23주기를 맞아 금수산태양궁전을 참배했습니다. 공개된 사진을 보면 김 위원장의 옆에 화성-14형 개발 책임자인 김정식 당 군수공업부 부부장과 리병철 당 중앙위 제1부부장, 장창하 국방과학원장 등이 서고, 황병서 총정치국장과 최룡해 부위원장은 끝자리로 밀려났습니다.

이는 미사일 발사가 김정은 위원장에게 그만큼 중요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장면이라고 한국의 강인덕 전 통일부 장관은 말했습니다.

[녹취: KCNA] ”옆에 김정식 군수공업 부부장, 장창하 이런 사람들이 모두 군수공업 담당자들인데, 김정은이 7차 당 대회에서 과학발전을 강조했는데, 이게 ICBM 만드는 과학인데, 이 분야에 성공했기 때문에 국민을 설득할 수 있는 좋은 자료를 만들었고…”

9일 평양에서는 김정은 위원장이 참석한 가운데 화성-14형 발사 성공을 기념하는 음악, 무용 종합공연이 열렸습니다.

환영 음악이 울려퍼지는 가운데 등장한 김 위원장은 여성 예술인의 꽃다발을 받아 자신의 여동생 김여정에게 넘겨주었습니다. 김여정이 공식석상에 등장한 것은 한 달여 만의 일입니다.

이날 장창하 국방과학원장은 별 3개인 상장 계급장을 달고 나와 눈길을 끌었습니다. 전날까지만 해도 장창하는 중장 계급장을 달고 있었습니다.

10일에는 평양 목란관에서 미사일 발사 축하연회가 열렸는데, 이 자리에는 김위원장의 부인 리설주가 참석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녹취: 조선중앙TV ] “김정은 동지께서는 리설주 동지와 함께 목란관연회장에 나오시여…."

리설주가 공식석상에 모습을 드러낸 것은 4개월 만입니다.

이어 김정은 위원장은 13일 평양 만수대의사당에서 화성-14형 미사일 발사에 참여한 과학자와 관계자들에게 훈장과 노력영웅 칭호를 직접 수여했습니다.

미국의 한반도 전문가인 래리 닉시 전략국제문제연구소 연구위원은 화성14형 발사는 김정은 위원장에게 정치적 승리를 의미한다며, 이를 통해 자신의 정치적 입지를 굳히고 충성심을 고취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닉시]”A victory for Kim Jung-un he solidify his relations with military…

그러나 전문가들은 화성-14형이 내부적으로는 김정은 위원장의 정치적 업적이 될지 몰라도 이로 인해 북한이 치를 군사적, 경제적 대가가 작지 않다고 지적합니다.

우선 미군은 미사일 발사 나흘 뒤인 8일 B-1B 전폭기를 한반도에 출격시켰습니다. ‘죽음의 백조’라는 별명을 가진 이 최첨단 전폭기는 강원도에서 실제로 폭탄을 사용한 사격훈련을 실시했습니다.

앞서 한국 군도 북한의 ‘화성-14형’ 발사 다음날인 5일 군사훈련을 실시했습니다. 한국 군은 문재인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사거리 800km의 탄도미사일 ‘현무-2C’와 사거리 500km 이상의 장거리 공대지 미사일 ‘타우러스’등을 발사하며 대북 무력시위를 벌였습니다.

특히 미국 트럼프 행정부는 대북 원유 공급 중단 등 김정은 정권을 한층 옥죌 방안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6일 폴란드에서, 북한의 ICBM 발사는 아주 나쁜 행동이라며 강력히 대응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녹취: 트럼프] ”Call all nations to confront this global thereat North Korea...

트럼프 대통령은 모든 나라들이 북한의 국제적인 위협에 강력히 맞서야 한다며, 북한에 그들의 매우 나쁜 행동에 대해 결과가 뒤따를 것임을 공개적으로 보여 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유엔 안보리의 대북 제재를 주도하고 있는 니키 헤일리 유엔주재 미국대사도 5일 대북 원유 공급과 항공, 해상교통을 제한하고 정권 고위층에게 책임을 묻는 대북 결의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미국은 이미 대북 결의안 초안을 중국 측에 전달했으며, 앞으로 몇 주 안에 안보리에서 표결에 부친다는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미국은 특히 중국이 대북 제재에 미온적일 경우 중국에 대한 3자 제재, 즉 ‘세컨더리 보이콧’ 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세컨더리 보이콧이란 북한과 거래하는 중국 등 제 3국의 금융기관이나 기업을 제재하는 것을 말합니다.

앞서 미 재무부는 6월 29일 북-중 국경지대에 있는 중국 단둥은행을 ‘주요 자금세탁 우려대상’으로 지목했습니다. 미국 정부가 북한과의 거래를 이유로 중국 은행을 제재한 건 12년 만에 처음입니다.

또 재무부 산하 해외자산통제국(OFAC)은 북한과의 불법 거래 혐의로 중국인 2명과 중국 기업 1곳을 대북 제재 명단에 추가했습니다.

VOA뉴스 최원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