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호영 한국대사 “문재인 정부, '북 핵-한미연합훈련 동시동결' 절대 지지 안 해”

지난 22일 열린 아스펜 안보 포럼 중 한반도 관련 토론회 장면(왼쪽부터 조셉 시린시오니 플라우셰어스기금 대표, 크리스 힐 전 차관보, 안호영 한국대사, 사회자인 고든 창 변호사

인트로: 문재인 한국 대통령은 북한의 핵·미사일 활동과 한-미 연합군사훈련을 동시에 동결하는 방안을 절대 지지하지 않는다고 안호영 주미 한국대사가 말했습니다. 크리스토퍼 힐 전 국무부 차관보는 연합훈련 중단은 미-한 관계를 `종이동맹’으로 전락시켜 옛 폴란드처럼 안보에 취약해질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김영권 기자가 보도합니다.

안호영 한국대사는 지난 22일 콜로라도주 아스펜 안보포럼에서 열린 한반도 관련 토론회에서 문재인 한국 대통령이 북 핵 활동 동결 대 한미 연합군사훈련 중단을 지지한다는 것은 “소문”에 불과하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안 대사] “It’s a rumor. As a matter of fact, president Moon never supported such idea..…”

안 대사는 문 대통령이 그런 방안을 결코 지지하지 않는다며 제재와 개입, 억제 등 미-한 두 나라의 북 핵 공동 대응 세 가지 요소를 담은 패키지를 지적했습니다.

이 패키지 가운데 하나라도 빠지면 성립이 되지 않는데 한미 연합군사훈련이 없다면 한국에 대한 미국의 확장억제 공약을 확실히 할 수 없다는 겁니다.

안 대사는 문재인 대통령이 북한의 핵·미사일 활동 동결을 한미 연합군사훈련 중단과 교환할 이유가 없다며, 문 대통령이 그런 말은 한 적도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부시 전 행정부에서 북 핵 협상을 주도했던 크리스토퍼 힐 전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도 이른바 ‘동결 대 동결’ 방안에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습니다.

[녹취: 힐 전 차관보] “I have a big problem with the double freeze……”

군사동맹을 맺은 두 나라의 군대가 함께 훈련하며 군사연습에 같은 이해력이 없으면 “종이동맹”에 불과하다는 겁니다.

힐 전 차관보는 그러면서 과거 자신이 대사를 지낸 폴란드의 사례를 언급했습니다.

[녹취: 힐 전 차관보] “Poland had a military alliance with the Britain and France and they had never exercised….”

폴란드는 과거 영국, 프랑스와 군사동맹을 맺었지만 이들 군대가 폴란드에 주둔한 적도 없고 연합훈련도 하지 않다가 1939년 나치독일 정권의 공격으로 몇 주 만에 함락됐다는 겁니다.

힐 전 차관보는 북한 정권의 미-한 연합군사훈련 중단 요구 목적은 미-한 동맹 균열에 있다며, 미국과 한국이 군사훈련을 중단한다면 결국 종이동맹으로 전락해 억제력도 타격을 받을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하지만, 핵 안보 전문가인 조셉 시린시오니 플라우셰어스기금 대표는 북한의 핵 활동과 미-한 연합군사훈련을 동시에 동결하는 것이 북한을 멈추게 할 “유일한 방안”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녹취: 시린시오니 대표] “You have to have that. It’s is the only thing that has stop….”

과거를 돌아 볼 때 제재와 군사 위협, 전략적 인내, 중국을 통한 압박은 모두 성과가 없었던 반면 북한과 협상할 때 만이 핵과 미사일 프로그램을 동결하는 등 성과를 냈다는 겁니다.

시린시오니 대표는 북한의 핵 위협은 점증하며 현존하는 위협으로 시급히 대화가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미-한 연합군사훈련이 지난 몇 년 동안 크게 확대됐고 북한 수뇌부의 참수훈련까지 실시해 북측을 자극하고 있기 때문에 이를 축소하거나 중단할 여지가 충분하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안호영 대사와 힐 전 차관보는 군사훈련이 확대된 것은 북한 정권의 도발과 위협이 증가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습니다.

특히 힐 전 차관보는 과거 6자회담 협상에서 북한이 에너지, 경제 지원, 주권국가 인정, 지역 평화안보체계를 요구해 모두 수용했지만 미-한 연합군사훈련 중단을 요구해 거절했다며, 북한이 다시 이를 요구하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미국 정부도 앞서 핵 활동 동결과 연합군사훈련의 동시 동결에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었습니다.

헤더 노어트 국무부 대변인은 지난 6일 정례 브리핑에서 북한의 핵 활동과 미-한 군사훈련을 동시에 동결하라는 중국과 러시아의 제안에 대해 두 활동에 똑같은 가치를 둘 수 없다고 강조했었습니다.

[녹취: 헤더 노어트 국무부 대변인] “We see it as there’s no equivalency between the United States and its activities and actions that it undertakes with its allies, including South Korea and also Japan. These are something that are lawful. Its long standing that we do, whether its military exercises or basing over there…”

미국이 동맹국인 한국, 일본 등과 진행해온 활동은 적법한 것으로 미국은 전 세계와 이런 훈련을 하며 관계를 맺고 있으며, 중국과 러시아가 반대하더라도 이 같은 입장을 바꿀 수 없다는 설명입니다.

앞서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지난 4일 모스크바에서 정상회담을 한 후 공동성명을 내고, 북한의 핵 활동과 함께 미-한 군사훈련을 동결해야 한다고 주장했었습니다.

한편 지난 20일부터 사흘 동안 열린 아스펜 안보포럼에는 미국의 전현직 정보와 국방 담당 수장들이 대거 참석했습니다.

워싱턴에 본부를 둔 민간단체인 아스펜연구소가 매년 여름 콜로라도주 아스펜에서 주최하는 이 포럼은 올해로 8회째를 맞으며 미 국방.안보 전반에 관해 토론하고 있습니다.

VOA 뉴스 김영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