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인사이드] 북한, ICBM 완성했나?

  • 최원기

북한이 지난 28일 밤 대륙간탄도미사일급 '화성-14' 2차시험발사를 실시했다고 29일 보도했다.

매주 월요일 주요 뉴스의 배경을 살펴보는 ‘뉴스 인사이드’ 입니다. 북한이 미 본토 공격이 가능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4형을 잇달아 발사하면서 새삼 ICBM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대륙간탄도미사일 (ICBM)이란 무엇이며, 북한이 어느 정도 ICBM에 다가갔는지, 최원기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은 사정거리 5천500km 이상인 탄도미사일을 말합니다.

그러나 북한의 경우 ICBM 사정거리가 7천-1만km는 돼야 할 것이라고 한국의 북한 전문가인 김진무 숙명여대 국제관계대학원 교수는 말합니다.

[녹취:김진무]”북한의 궁극적인 목표는 최소 하와이 그리고 워싱턴을 목표로 하고 있거든요, 하와이가 7천km, 워싱턴은 1만km 떨어져 있거든요, 그러니까 북한의 ICBM 사거리는 1만km는 되야 한다고 봐야 합니다.”

ICBM은 냉전시절인 1950년대부터 미국과 소련이 개발한 탄도미사일로 한번 발사되면 1만km 이상을 비행해 적국을 핵탄두로 파괴하는 가공할 무기체계입니다.

전문가들은 ICBM 공격 과정을 크게 발사-비행-재진입 등 3단계로 나눕니다.

우선 발사 단계는 미사일 하단부의 로켓엔진이 점화돼 1단 추진체가 연소되는 과정으로 통상 3-5분 정도 시간이 걸립니다. 또 미사일이 지구중력을 뿌리치고 대기권을 벗어나려면 초속 4km의 속도로 고도 150-400km까지 상승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강력한 로켓엔진이 필요한데, 북한은 지난해 3월 자체적으로 ICBM용 신형 로켓엔진을 개발하는데 성공했다고 주장했습니다. 북한 관영 `조선중앙방송' 입니다.

[녹취: 조선중앙TV] “새 형의 대출력 발동기 지상분출시험이 성과적으로 진행된 데 대하여 국방과학자, 기술자들을 얼싸 안아주시고 몸소 등에 업어도 주시며…”

대기권에서 벗어난 ICBM은 1단과 2단 로켓을 분리하고 고도 1천200km에서 약 25분 가량 비행하게 됩니다. 이 때 중요한 것은 1단, 2단, 3단 추진체가 당초 계획한 시간에 정확히 분리되는 ‘단 분리’가 중요합니다.

이와 관련 북한은 7월4일 화성-14형 발사시 내장 카메라가 촬영한 추진체 분리 장면을 공개하면서 단 분리에 성공했다고 밝혔습니다.

[녹취: 조선중앙TV] "이와 함께 새로 설계한 계단 분리체계의 동작정확성과 믿음성을 검토하였으며..."

5천km 이상 비행한 ICBM은 목표 지점에 도달하면 추진체를 버리고 핵탄두가 다시 대기권에 들어가는 ‘재진입’을 하게 됩니다.

이 때 핵탄두는 고도 100km에서 음속의 24배인 마하 24-25의 속도로 대기권에 진입하는 과정에서 7천-8천도의 고열은 견뎌내야 합니다. 그리고 재진입에 성공해야 비로소 목표물에 핵 공격을 가할 수 있습니다.

북한 당국은 자신들이 발사한 ICBM화성-14형이 대기권 재진입에 성공했다고 주장했습니다.

[녹취: 조선중앙TV] ”재돌입(재진입) 환경에서도 확증했으며….”

그러나 미국과 한국의 전문가들은 북한의 이 같은 주장에 엇갈린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다.

미국의 미사일 전문가인 하버드-스미소니언천체물리학센터의 조너선 맥도웰 박사는 북한의 주장을 반박할 이유를 찾지 못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맥도웰] ”North Korea detailed..

반면 한국 국가정보원은 지난달 31일 열린 국회 정보위원회에서 북한이 재진입에 성공했는지 확인할 수 없다고 밝혔습니다.

송영무 한국 국방부 장관 역시 국회에서 이번 미사일발사를 재진입 시험으로 판단하기는 어렵다고 평가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핵미사일 기술 전문가인 한국 항공대 장영근 교수는 재진입 기술은 상당히 많은 실험을 해야 확보할 수 있다며, 북한이 재진입 성공을 주장하려면 관련 자료를 공개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장영근 교수 / 한국 항공대] “리엔트리 기술이 있다고 하려면 고각발사 시험 데이터를 보여주고 그리고 그것을 해석적으로 정상궤적으로 쐈을 때 리엔트리를 어떻게 해서 어떻게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을 우리한테 보여줘야 하거든요. 그 정도 돼야 우리 같은 기술자들은 아 이렇게 성공했구나 판단하는 겁니다. 아무 것도 보여준 거 없잖아요, 북한이. 리엔트리 기술은 미국이나 러시아에서도 굉장히 오랜 기간 연구를 한 것이거든요.”

전문가들이 북한의 재진입 기술에 의구심을 표하는 배경에는 그럴만한 이유가 있습니다. 북한은 7월4일과 28일 ICBM을 발사했는데 두 차례 모두 고각발사를 했습니다. 그런데 미사일을 고각발사할 경우 대기권 재진입 속도가 정상 발사 때보다 느립니다.

예를 들어, 정상적인 발사를 했을 경우 재진입 속도는 음속의 24배인 마하 24-25의 속도로 대기권에 진입해 7천-8천도의 고열을 통과해야 합니다. 그러나 이번에 북한이 발사한 화성 14형은 마하 20 미만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또 온도도 4천도 수준인 것으로 보입니다.

대기권 진입 각도도 문제입니다. 고각발사 때는 탄두가 거의 수직으로 떨어집니다. 반면 정상 발사 때에는 30-45도로 대기권에 진입합니다. 전문가들은 낮은 각도로 재진입 하는 것이 더 어려우며 각도가 잘못되면 대기권 밖으로 튕겨져 나갈 수도 있다고 말합니다.

또 다른 문제는 미사일의 정확성입니다. ICBM이 실전배치 돼 무기로 사용되려면 수천km를 비행해 목표물을 정확히 타격해야 합니다. 그러나 북한의 ICBM은 정확성이 부족한 것으로 미 군사당국은 보고 있습니다.

폴 셀바미 합참차장은 최근 상원 군사위원회 청문회에서 북한이 최근 발사한 ICBM은 미 본토 일부에 도달할 수 있는 비행 능력을 보였지만 “정확성은 없다”고 밝혔습니다.

[녹취: 셀바 차장] “I, however, am not saying that the test on the 4th of July demonstrates that they have the capacity to strike the United…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기술은 지난 몇 년 간 엔진, 단 분리, 사거리 측면에서 큰 진전을 이룬 것이 사실입니다.

그러나 ICBM이 실전배치되려면 대기권 재진입, 핵탄두 소형화, 정확성을 위한 유도통제기술 확보 등 해결해야 할 과제가 여전히 산적해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습니다.

VOA뉴스 최원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