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괌 타격을 준비하며 공개했던 괌 소재 앤더슨 공군기지의 위성사진이 6년 전 촬영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북한이 괌 타격을 진지하게 준비하지 않았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함지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지난 14일 북한 관영 `조선중앙TV’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전략군사령부 시찰 장면을 방영했습니다.
화면에는 김 위원장 주변으로 한반도와 괌 지도와 함께, 괌에 위치한 미군 앤더슨 공군기지를 찍은 위성사진이 보입니다.
그런데 앤더슨 공군기지를 찍은 이 위성사진을 ‘VOA’가 분석한 결과, 사진이 촬영된 시점이 2011년 전후로 나타났습니다.
`조선중앙TV’ 화면에 나타난 위성사진은 화면상 중앙 윗부분에 좌우가 뒤바뀐 ‘ㄴ’자 형태의 녹지가 등장합니다. 그러나 무료 위성사진 서비스인 ‘구글 어스’ 등을 통해 앤더슨 공군기지를 살펴 보면, 이 녹지에서는 2012년부터 공사가 시작돼 더 이상 같은 모양을 하지 않고 있습니다. 이후 이 곳에는 비행기 계류장이 들어섰습니다.
또 화면의 위성사진에는 북쪽 일대 건물 한 동이 튀어나온 형태를 하고 있지만, 2015년 이후 이 건물은 없어졌고, 현재는 그 주변으로 큼직한 직사각형 모양의 공사부지가 조성된 상태입니다.
그 밖에 화면 속 위성사진은 활주로와 연결된 일부 도로의 색깔이 확연히 다른데, 이는 2011년에 찍힌 위성사진에서만 볼 수 있는 현상입니다.
`조선중앙TV’에 등장한 위성사진의 화질이 떨어져 더 세부적인 내용은 비교할 수 없지만, 이런 몇 가지 사실만으로도 이 사진은 적어도 6년 전 활용됐던 것으로 추정됩니다.
군에서 이런 오래된 위성사진을 놓고 군사작전을 논의하는 모습은 흔치 않은 일입니다.
특히 괌에 대한 포위사격을 예고한 상황에서, 현지에 어떤 전략무기가 운용되고 있는지, 어떤 방어체계를 갖췄는지를 가장 최신 정보를 토대로 파악하는 게 일반적이기 때문입니다.
위성분석가이자 군사전문가인 닉 한센 스탠포드대학 국제안보협력센터 객원연구원은 15일 ‘VOA’와의 전화통화에서 이런 점을 지적했습니다.
[녹취: 한센 연구원]
과거 미 육군과 해군에서 위성분석을 담당했던 한센 연구원은 군이라면 가장 최신의 위성사진 정보를 손에 쥐고 있어야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나 북한은 최신 위성 정보를 보유하기가 힘든 상황이라고 한센 연구원은 밝혔습니다. 현재 북한은 사진 촬영이 가능한 위성을 보유하지 않고 있고, 이 때문에 해외 인터넷 웹사이트 등에서 위성사진을 구매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기 때문입니다.
한센 연구원은 최신 사진을 보유하지 않은 점으로 미뤄볼 때, 북한이 지난 수 년 간 괌 지역에 큰 심각성을 두지 않았을 수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어쩌면 괌 타격에 대한 공언 역시 진지한 게 아니었을 수도 있다는 설명입니다.
로버트 칼린 스탠포드대 국제안보협력센터 객원연구원은 15일 ’38 노스’에 기고한 글에서, “(북한이) 군사 대결에 대비한 동원을 하지 않았다”며 괌 포위사격 계획을 발표했지만 실제로는 아무 준비도 하지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