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성공단 승용차·트럭 100여 대 일제히 사라져

개성공단 내 신원에벤에셀을 찍은 6월16일자 ‘디지털 글로브’의 위성사진. 트럭 1대만이 보인다. 사진출처 = 디지털 글로브

개성공단 내 한국 측 소유 승용차와 트럭 등 차량 100여 대가 일제히 사라졌습니다. 남한 측 자산에 대한 본격적인 청산 작업에 나선 것인지 주목됩니다. 함지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개성공단의 한 업체 주차장을 찍은 위성사진에 트럭으로 보이는 차량 한 대가 서 있습니다.

이 곳은 의류업체인 ‘신원 에벤에셀’ 공장 주차장으로, 지난해 2월 공단 폐쇄 이후부터 차량 100여 대가 주차돼 있던 곳입니다.

그런데 ‘VOA’가 지난 6월16일 이 지역을 찍은 ‘디지털 글로브’의 위성사진을 확보해 분석한 결과, 트럭 한 대만 남긴 채 모든 차량이 사라진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앞서 ‘VOA’는 여러 위성사진 서비스를 통해 지난해 3월과 9월, 10월, 12월, 이들 차량이 이동하지 않고 있는 사실을 파악해 왔습니다.

사라진 차량들은 개성공단 내 여러 업체들이 사용하던 것으로, 공단 폐쇄 직후 다른 곳보다 주차 공간이 넓은 이 곳 부지로 옮겨졌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실제로 개성공단이 폐쇄된 이후 다른 업체 주차장들에는 이전과 달리 단 한 대의 차량도 포착되지 않았었습니다.

이번 위성사진을 통해 개성공단 내 다른 업체 부지도 살펴봤지만, 사라진 100여 대의 흔적은 찾을 수 없었습니다. 이들 차량이 한꺼번에 개성공단 바깥으로 이동했을 가능성을 추정해 볼 수 있는 대목입니다.

지난해 12월 개성공단 내 신원에벤에셀 부지를 찍은 디지털 글로브의 위성사진. 차량 100여대가 주차된 모습이 보인다. 사진출처 = 구글어스

한국 통일부는 지난해 ‘VOA’에 업체 별로 남겨진 차량이 북한 측이 아닌, 각 회사가 소유한 차량이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

최근 ‘VOA’는 개성공단 내 버스 차고지에 세워졌던 버스 일부가 없어진 사실과 함께, 개성시내에서 버스 3~4대를 포착해 공개했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이번에 승용차와 트럭 등이 대거 사라진 것으로 확인되면서, 북한이 남한 측 자산에 대한 본격적인 청산에 나선 게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북한은 지난해 2월 한국 정부가 개성공단 폐쇄를 결정하자 곧바로 한국 측 인원의 추방을 통보했고, 한 달 뒤에는 한국 측 자산을 청산하겠다고 선언했습니다.

그러나 이후 1년 넘게 아무런 움직임을 보이지 않던 중 지난 6월을 전후로 차량과 버스들을 대거 이동시킨 정황이 포착된 겁니다.

한편 미 국무부는 지난 7일 ‘VOA’에 북한의 불안정하고 도발적 행동에 맞서 개성공단 가동을 전면중단하기로 한 한국 정부의 지난해 결정을 지지한다고 밝혔습니다.

또 미 상원에는 북한 핵 문제가 해결되기 전까지 개성공단을 재가동하지 못하도록 하는 법안이 발의돼 있습니다.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