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파원 리포트] 미 항모 레이건호 부산 입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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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핵항모 로널드 레이건호 부산 입항

‘떠다니는 군사기지’로 불리는 미 핵추진 항공모함 로널드 레이건호 등 미 해군 제5항모강습단이 지난 21일 부산에 입항했습니다. 미군 지휘관들은 한반도 안정과 한국 방어, 북한의 도발 억제를 위해 언제든 싸울 상시 준비태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서울의 김영권 특파원이 로널드 레이건 호를 직접 방문해 항모강습단이 부산에 입항한 의미를 들어봤습니다.

[녹취: 미군 공보관] “We want to thank you for joining us this morning as we welcome…”

주한 미 해군사령부와 한국 해군 작전사령부가 있는 부산 해군기지에 거대한 항모가 모습을 드러냅니다.

길이만 333미터, 무게 10만여t, 규모가 일반 축구장의 세 배 크기로 7만 명 수용이 가능한 북한 김일성경기장 보다 훨씬 넓습니다.

항모의 엄청난 규모 때문에 옆에 정박 중인 한국 해군의 4천 400t급 구축함 문무대왕함이 작은 어선처럼 느껴집니다.

지난 16일부터 닷새 동안 한국 해군과 연합 해상훈련을 한 미 해군 제5항모강습단이 21일 부산 해군기지에 입항했습니다.

지난 2015년과 2016년에 이어 이번이 세 번째. 하지만, 북한 정권의 핵·미사일 위협 고조와 트럼프 대통령이 강력한 대응 의지를 밝히면서 항모강습단의 입항은 어느 때보다 큰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이날 입항은 니미츠급 핵 추진 항공모함 로널드 레이건호 외에도 길이 155m, 배수량 9천 300t급 체이피 구축함과 길이 154m, 6천 900t급 스테덤 구축함이 함께 입항했습니다.

미 해군 제5항모강습단이 부산 해군기지에 입항한 지난 21일 달튼 5항모강습단장(왼쪽부터), 쿠퍼 주한 미 해군사령관, 한국 작전사 참모장이 핵 추진 항공모함 로널드 레이건호를 배경으로 서 있다.

제5 항모강습단장인 마크 달튼 해군 준장은 한국 해군과 연합 훈련을 하고 부산에 입항한 것은 “동맹인 한국 방어를 위한 미군의 강철같은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녹취: 달튼 준장] “This visit by the Ronald Reagan carrier strike group sailors to Busan illustrates the iron-clad commitment

브래드 쿠퍼 주한 미 해군사령관도 제5 항모강습단이 한반도 지역에서 작전을 수행하는 것은 한반도 안정과 (북한 정권의) 도발 억제를 위해 미국이 언제든 상시 준비태세를 갖추고 있다는 강력한 의지를 보여준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쿠퍼 사령관] “We are ready to fight tonight…

두 지휘관은 또 미-한 해상연합훈련이 북한을 핵 선제타격하려는 연습이라는 북한 정권의 주장에 대해서 두 동맹은 지난 60년 이상 한국 방어를 위해 “정기적으로 투명하게 방어적 훈련을 해 왔다”며 북한 측 주장은 “전혀 근거 없는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쿠퍼 사령관은 특히 북한의 김정은 국무위원장에게 이 시점에서 어떤 메시지를 보내기를 원하느냐는 ‘VOA’의 질문에 “미-한 동맹은 굉장히 강력하고 현대 역사에서 가장 강력한 동맹 가운데 하나”라며 거듭 두 나라 군대의 강력한 억지력을 강조했습니다.

[녹취: 쿠퍼 사령관] “The U.S.-Republic of Korea alliance is extraordinary strong…”

한국 해군 작전사령부 작전참모장인 최성목 제독도 같은 질문에 직접적인 대북 경고 대신 한미 동맹의 “수호자” 역할을 강조했습니다.

[녹취: 쿠퍼 사령관] “한미 동맹은 그 어느 때보다도 굳건하고 한미 해군은 한반도에서의 평화와 안정을 지켜나가는 수호자로서의 역할을 다해 나갈 것입니다.”

미 핵추진 항공모함 로널드 레이건호가 지난 21일 부산항에 입항했다.

이날 미군은 취재진에게 대형 성조기와 태극기가 걸려있는 항모 내부와 갑판의 주요무기 전력을 일부 공개했습니다.

[녹취: 엘리베이터 이동 소리]

항모 갑판으로 올라가는 개방형 엘리베이터는 웬만한 테니스장 크기를 방불케 할 정도로 아주 컸고 갑판 위에는 다양한 함재기들이 취재진을 맞이했습니다.

과거 이라크전에서 맹활약했던 F-18 슈퍼호넷 전투기들, 대당 가격이 1억 7천만 달러에 달하는 해상 조기경보기 E-2 호크아이, 항모 안에는 시속 270km로 빠르게 비행하며 작전을 수행하는 MH-60 시호크 헬기도 보였습니다.

로널드 레이건호의 공보실장인 데이비드 레비 소령은 이곳에 “5천 명의 승조원과 70여 대의 함재기들이 있다”며 항모를 “떠다니는 도시”에 비유했습니다.

[녹취: 레비 소령] “5,000 crew members, 70 aircrafts on board, it’s pretty much a floating city….”

항모 안에 병원과 방송국이 있고, 하루 1만8천 끼의 식사를 준비하며 최대 4만 잔의 커피를 매일 제공하고 있다는 겁니다.

레비 소령은 제5 항모강습단 승조원들이 부산시와 농구, 축구 등 스포츠와 문화 교류, 지원봉사 프로그램도 진행할 예정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지난 2003년 취역한 로널드 레이건호는 미 해군 7함대 소속으로 일본 요코스카를 모항으로 하고 있습니다.

이날 미 지휘관들은 항모가 다음 달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 방문을 마칠 때까지 한반도 인근에 머물 것이란 일부 보도에 관해 확인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면서 미군은 향후 작전 일정에 대해 공개하지 않는다며 “며칠 동안 부산에 머물 것”이라고만 짤막하게 설명했습니다.

앞서 두 나라 해군은 닷새 동안 함정 40여 척을 동원해 해상 훈련을 실시했었습니다.

또 지난 13일에는 핵미사일 공격이 가능한 오하이오급 잠수함 미시간호가 입항했고 지난주 서울 국제항공우주-방위산업 전시회(ADEX)에는 전략폭격기 B-1B가 비행하고 F-35A 스텔스 전투기 등 여러 미 핵심 전력 자산들이 전시됐었습니다.

많은 미 군사 전문가들은 이에 대해 실제로 전쟁을 준비하는 움직임보다는 세계 최강의 군사력을 과시해 북한 정권에 경거망동하지 말 것을 경고하는 억지력 과시로 풀이하고 있습니다.

미군 지휘관들은 미 로널드 레이건 항모강습단이 한국 해군과 연합훈련을 하고 부산에 입항한 것은 한국에 대한 방어 공약을 더욱 굳건히 하고 언제든, 어디서든 상시 전투준비 태세를 유지하고 있는 증거라고 거듭 강조했습니다.

항모 로널드 레이건호에서 VOA 뉴스 김영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