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상원 외교위, 북한인권법 재승인 법안 가결 …탈북자 강제 북송 중단 촉구

지난달 14일 상원 외교위원회에서 열린 북한 청문회에서 마르코 루비오 의원(오른쪽)과 론 존슨 의원이 대화하고 있다.

북한인권법을 2022년까지 연장하는 법안이 미국 상원 외교위원회를 통과했습니다. 북한으로 보내는 정보와 전달 수단을 다양화하고, 중국엔 탈북자 강제 북송을 중단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이조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 상원 외교위는 5일 ‘북한인권법 재승인 법안(S.1118)’을 만장일치로 가결했습니다.

상원 본회의로 넘겨진 이 법안은 북한인권법을 2022년까지 5년 더 연장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고 있습니다.

북한인권법은 부시 행정부 시절인 2004년 미 의회에서 처음 채택된 뒤 2008년과 2012년 두 차례 연장을 거쳐 올해 말 만료를 앞두고 있습니다.

북한인권법은 북한 주민들에게 외부세계의 정보를 제공함으로써 권리와 자유에 대한 인식을 확산시키고 인도적 지원을 통해 북한 인권 상황을 개선시키는 내용입니다.

또 탈북자들의 미국 정착을 허용하고, 북한 주민과 탈북자들의 인권 향상에 기여하는 민간단체와 비영리기관을 재정적으로 지원하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이번 법안이 발효되면 북한인권특사가 별도로 임명될 지 여부도 주목됩니다.

현재 북한인권특사직은 국무부 민주주의,인권 담당 차관이 겸임하고 있습니다.

공화당 소속인 마르코 루비오 의원이 대표 발의한 상원의 북한인권법 재승인 법안에는 ‘의회의 인식’이라는 조항이 포함돼 법적 구속력은 없지만 북한 인권과 관련한 의회의 입장을 분명히 전하고 있습니다.

특히 북한으로 보내는 정보의 내용과 유입 수단을 다양화 하도록 촉구했습니다.

기존의 대북 라디오 방송에서 더 나아가, 휴대용 저장장치 USB, 소형 음성-영상 재생기 SD 카드, 오디오, 비디오 재생기, 휴대전화를 정보 유입 수단으로 활용하자는 겁니다.

이외에도 무선 인터넷과 같은 무선 통신망을 통해 북한 주민들에게 외부세계 정보를 제공하도록 촉구했습니다.

북한으로 보내는 정보 내용도 대중음악이나 영화, 드라마, TV 프로그램 등 문화 부분으로까지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의회의 인식’ 조항에는 중국에 탈북자 강제 북송을 즉시 중단토록 촉구하는 내용이 포함된 것도 특징입니다.

또 유엔난민기구(UNHCR)가 중국에 있는 탈북자들에 제한 없이 접근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중국 체류 탈북자들에게 난민 보호 신분을 부여할 수 있는 권한을 주도록 촉구하고 있습니다.

앞서 지난 9월 하원에서도 이와 유사한 북한인권법 재승인 법안(H.R.2061)이 본회의를 통과한 바 있습니다.

한편 상원 외교위는 이날 북한을 고립시키는 데 비협조적인 국가들과의 외교 관계를 격하시키는 법안(S.1901)도 만장일치로 가결했습니다.

상원 외교위 동아태소위원장을 맡고 있는 코리 가드너 공화당 의원이 대표 발의한 ‘효과적인 외교 촉진을 위한 영향력 법(leverage to Enhance Effective Diplomacy Act of 2017)’입니다.

북한을 외교적, 경제적으로 고립시키는 노력에 협조하지 않는다고 간주되는 국가에 외교적 압박과 제재를 가하는 내용이 핵심입니다.

이들 국가들에 주재하는 미국 외교 공관 수를 줄이도록 하는 압박 조치입니다.

제재로는 북한과 거래하는 개인이나 기업에 대한 미국 내 자산을 동결하고, 은행 계좌를 개설하지 못하도록 했습니다.

특히 북한산 석탄을 중국에 가장 많이 수입한 업체로 알려진 ‘단둥 즈청금속회사’와 단둥하오두무역회사 등에 대한 미국 내 자산을 동결하는 내용도 포함됐습니다.

특히 이번 법안은 국무부에 북한에 억류된 미국인과 외국인들이 처한 상황에 대한 보고서를 의회에 제출하도록 의무화해 주목됩니다.

국무부는 또 의회에 북한 억류 미국인 송환과 관련한 외교적 관여 상황도 보고해야 합니다.

두 법안 통과와 관련해, 밥 코커 상원 외교위원장은 이날 성명에서 “의회와 트럼프 행정부가 악당 같은 북한 정권에 대응하기 위해 결속했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이 법안들은 미국의 포괄적 대북 접근법을 뒷받침하고 미 행정부가 세계 안보의 심각한 위협에 대처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VOA 뉴스 이조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