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세계] 2. 미국정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1월 의사당에서 취임연설을 하고 있다.

이번 주는 2017년 한 해를 결산하는 특집으로 꾸며 드리고 있습니다. 어제는 국제 정치 분야를 살펴봤는데요. 오늘은 두 번째 시간으로 미국 정치 분야를 돌아보겠습니다. 김정우 기자가 올 한해 미국 정치에서 주목 받은 세 가지 뉴스를 정리했습니다.

“트럼프 어젠다”

올해 1월 20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의 제45대 대통령에 취임했습니다.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를 누르고 백악관에 입성한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첫날 오마바케어를 폐지하라는 내용의 행정명령 1호를 발동하는 등 대선 기간 공약했던 국내 어젠다를 적극적으로 정책에 반영하기 시작했습니다.

이른바 트럼프 대통령의 국내 어젠다로는 오바마케어 폐지, 각종 규제 완화, 국경장벽 건설, 세제개편, 국경세 부과, 사회기반시설 투자, 그리고 불법이민 근절 등이 있습니다.

성탄절을 앞둔 12월 20일 트럼프 대통령에게 희소식이 생겼습니다. 바로 공화당과 트럼프 대통령이 의욕적으로 추진한 세제개편법안이 드디어 이날 연방 의회를 통과한 것입니다.

트럼프 대통령과 공화당은 이 세제개편법이 기업과 중산층에 대한 감세를 확대함으로써 경제성장을 촉진하고 미국에 새로운 번영을 가져올 것이라고 약속한 바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연방 의회를 통과한 세제개편법이 열심히 일하는 미국인들에게 훌륭한 성탄절 선물이라고 강조했습니다.

20일 통과된 세제개편법은 1조5천억 달러 규모의 감세가 핵심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국내 어젠다 가운데 처음으로 실현된 항목입니다.

그밖에 트럼프 행정부는 인터넷 망 중립성 철폐나 국가기념물 지정 범위 축소, 그리고 키스톤 송유관 건설 허용 등 몇몇 규제를 완화하는 데도 성공했습니다.

하지만, 세제개편과 규제완화 외에 나머지 어젠다는 사정이 크게 다릅니다. 이들 현안은 야당인 민주당의 반대와 공화당 내 의견 분열로 진척이 지지부진하거나 아예 최소된 상태입니다.

대표적인 것이 바로 ‘오바마케어’, 즉 건강보험제도 대체 문제입니다.

지난 7월 28일 연방 상원 표결에서 오바마케어 부분 폐지 법안이 부결되자 미치 매코넬 상원 공화당 대표는 오바마케어 때문에 미국인들이 피해를 보고 있다며 이들의 고통을 덜어줘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이후 오바마케어 대체 법안 처리가 연방 의회에서 지지부진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행정명령과 세제개편법에 첨부한 수정안을 통해 오바마케어를 실질적으로 무력화하려고 시도했습니다.

한편 이 오바마케어 대체 문제 외에 국경장벽 건설이나 사회기반시설 투자 분야도 별 진전이 없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월 행정명령을 발동해 불법 이민자 단속을 위해 멕시코 접경지역에 장벽을 설치하라고 지시했습니다. 하지만, 연방 의회는 아직 장벽 건설에 필요한 예산을 책정하지 않은 상태입니다.

또 대선 기간 트럼프 대통령이 대규모 투자를 약속했던 사회기반시설 확충도 아직 구체적인 계획이 공개되지 않았습니다.

그런가 하면 국내 산업 보호를 위해 약속했던 국경세 도입은 공화당 지도부가 공식적으로 폐기한 상태입니다.

이런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은 테러 방지 등을 이유로 이민 규제를 강화하는 정책을 추진했습니다. 최근 연방 대법원은 특정 국가 출신 시민의 미국 입국을 제한하는 조처의 효력을 인정했습니다.

또 불법체류자 단속을 강화하는 정책으로 추방되는 불법 이민자의 수가 늘어나는 등 트럼프 어젠다의 효과가 나타나는 분야도 있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대선캠프의 러시아 내통 의혹 수사를 맡은 로버트 뮬러 특검.

“러시아 스캔들”

올해 미국 정치권에서 가장 중요한 사건 가운데 하나는 바로 ‘러시아 스캔들’입니다. 이 러시아 스캔들은 일년 내내 트럼프 대통령의 국정 운영에 발목을 잡았습니다.

제임스 코미 전 연방수사국(FBI) 국장은 연방 의회 청문회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러시아와 내통 의혹을 받고 있는 마이클 플린 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에 대한 수사를 중단할 것을 요구했다고 증언했습니다.

코미 전 국장은 이 요구를 거절한 뒤인 지난 5월 9일 FBI 국장직에서 전격적으로 해고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런 가운데 연방 법무부는 코미 국장 해고를 두고 논란이 거세지자 같은 달 17일 로버트 뮬러 전 FBI 국장을 특별검사로 임명해 러시아 스캔들을 본격적으로 수사하기 시작했습니다.

러시아 스캔들은 지난 미국 대선에서 트럼프 공화당 후보를 돕기 위해 러시아가 직간접적인 방법으로 개입했고, 이 과정에서 트럼프 진영과 러시아가 내통했다는 의혹입니다. 특검은 특히 코미 전 국장 해고가 러시아 스캔들 수사에 영향을 미치려한 이른바 ‘사법방해’ 행위에 해당되는지 들여다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간 러시아와의 내통은 절대 없었다며 해당 의혹을 강하게 부인했습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아들인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 씨를 포함해 사위인 재러드 쿠슈너 백악관 선임고문도 특검 조사 대상이 되는 등 특검 수사망은 점점 트럼프 대통령 측근들을 압박하고 있습니다.

로버트 뮬러 특검은 지금까지 트럼프 진영 인사 4명을 기소했습니다. 폴 매너포트 전 선대위원장, 매너포트 씨의 측근인 릭 게이츠 씨, 지난 대선에서 외교자문역을 맡았던 조지 파파도풀로스 씨, 그리고 마이클 플린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입니다.

이 가운데 파파도풀로스 씨와 플린 전 보좌관은 FBI 조사 과정에서 위증했다는 혐의를 인정하고 기소됐습니다.

러시아 스캔들 관련 혐의로 특검이 기소한 사람들이 나왔지만, 백악관은 계속해서 러시아 내통 혐의를 강하게 부인하고 있습니다.

야당인 민주당은 트럼프 대통령의 ‘사법방해’ 의혹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트럼프 대통령을 탄핵하겠다고 위협하고 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명한 닐 고서치 신임 연방 대법관이 취임 선서를 하고 있다.

“고서치 연방 대법관 지명”

정치 분야에서 또 주목할만한 사건으로는 닐 고서치 연방 대법관 지명을 들 수 있습니다.

트럼트 대통령은 지난 1월 1년 동안 빈 자리였던 연방 대법관 자리에 닐 고서치 당시 콜로라도주 연방 항소법원 판사를 지명했습니다.

신임 고서치 연방 대법관은 1967년생으로 만 50살입니다. 고서치 대법관은 명문인 하버드 법률전문대학원을 나왔고, 지난 2006년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이 그를 연방 항소법원 판사로 지명했습니다.

고서치 대법관은 ‘보수의 거두’로 불렸던 고 앤터닌 스캘리아 대법관과 닮은 점이 많은 것으로 평가됩니다, 그는 헌법의 의미를 중시하는 원전주의자이자 문장력이 뛰어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고서치 대법관은 지명 이후 상원 인준청문회를 거쳐 지난 4월 10일 공식적으로 취임했습니다. 상원 인준 청문회에서는 각종 현안에 대한 의원들의 질문이 쏟아졌습니다.

이 자리에서 당시 고서치 지명자는 사법권 독립을 강조했습니다. 하지만, 그는 총기 규제나 낙태 허용 등 현안에 대해서는 즉답을 피했습니다.

고서치 대법관이 취임하면서, 지난해 스캘리아 대법관이 사망한 뒤 보수대 진보 성향 대법관 비율이 4대 4가 됐던 연방 대법원은 이제 5대 4로 무게 중심이 보수 쪽으로 기울었습니다.

네. 오늘은 2017년 결산 특집 두 번째 시간으로 미국 정치 분야 뉴스를 정리해 봤습니다. 지금까지 김정우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