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한 정상 “평창 올림픽 기간 연합군사훈련 않기로, 최대 압박은 유지”

지난해 11월 한국 청와대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문재인 한국 대통령이 공동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자료사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문재인 한국 대통령이 평창 겨울올림픽 기간에 합동군사훈련을 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백악관은 두 정상이 올림픽과 군사훈련이 겹치지 않도록 하기로 했다며 그러나 북한의 비핵화를 위한 최대의 압박 기조는 계속하기로 했다고 밝혔습니다. 김영권 기자가 보도합니다.

트럼프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이 4일 전화통화를 갖고 평창 올림픽 기간에 미군과 한국군이 연례적으로 실시해 온 미-한 연합군사훈련을 하지 않기로 합의했습니다.

한국 청와대는 이날 통화 뒤 발표한 성명에서 두 정상이 30분간 통화에서 이같이 합의했다고 밝혔습니다.

백악관은 보도자료에서 “두 정상이 올림픽과 군사 훈련이 겹치지 않도록(de-conflict) 합의해 양국군이 올림픽의 안전 보장에 집중하도록 했다”고 밝혔습니다.

미 국방부도 ‘VOA’에 두 나라가 평창 올림픽 폐막까지 합동군사훈련 일정을 조정하기로 했다고 확인했습니다.

백악관은 또 보도자료에서 “두 정상이 최대의 대북 압박 캠페인을 지속해 과거의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기로 합의했다”고 밝혔습니다.

백악관은 최대의 대북 압박을 유지하기로 한 내용을 합동군사훈련 일정 조정보다 앞에 배치해 기존 대북정책 기조의 중요성을 강조했습니다.

백악관은 이어 미국과 한국은 평창 올림픽이 안전하고 성공적으로 개최되도록 최선을 다하기로 했으며 트럼프 대통령은 고위급 대표단을 평창에 파견하기로 했다고 밝혔습니다.

청와대는 그러나 이날 서면 브리핑에서 남북대화와 연합군사훈련 조정 등을 밝히면서 최대 압박 기조 유지는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청와대는 문 대통령이 이날 전화통화에서 평창 올림픽 기간에 훈련 일정 조정을 요청했고 트럼프 대통령이 이에 동의했다고 밝혔습니다.

청와대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이날 북한이 더는 도발하지 않을 경우 올림픽 기간에 훈련을 연기할 뜻을 트럼프 대통령이 밝히면 평화로운 올림픽과 흥행 성공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문 대통령이 나를 대신해 그렇게 얘기해도 될 것 같다며 “올림픽 기간에 군사 훈련이 없을 것이라고 말씀하셔도 된다”고 답했다고 청와대는 밝혔습니다.

양국군은 해마다 3~4월에 방어적 성격의 키리졸브와 독수리 훈련을 실시하고 있습니다

평창 올림픽은 다음 달 9일부터 25일까지, 장애인 선수들이 참가하는 패럴림픽은 3월 8일부터 18일까지 열립니다.

이에 따라 미-한 연합군사훈련은 패릴럼픽이 끝나는 3월 18일 뒤에 실시될 것으로 보입니다.

청와대는 또 문 대통령이 이날 통화에서 최근의 남북대화 기류에 트럼프 대통령이 도움을 줬다며 사의를 표명했다고 밝혔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그간 한반도 비핵화 목표 달성을 위해 확고하고 강력한 입장을 견지해온 것이 남북대화로 이어지는 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는 겁니다.

문 대통령은 또 앞으로 남북대화 과정에서 미국과 긴밀히 협의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이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남북대화 성사를 평가하고 좋은 결과가 나오길 희망한다고 말했다고 청와대는 밝혔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인터넷 사회연결망인 ‘트위터’를 통해 최근의 남북대화 기류가 자신의 확고한 대북정책의 산물임을 강조했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4일 “실패한 전문가들의 참견에도 불구하고 내가 확고하고 강력하게 북한에 대해 모든 힘을 쓸 의지를 보이지 않았다면 남북 회담이 이뤄질 것이라고 믿는 사람이 있었겠냐”며 “회담은 좋은 것”이라고 말했었습니다.

VOA 뉴스 김영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