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인 10명 중 8명은 북한을 세계 평화와 안보에 최대 위협으로 인식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북 핵 문제 해결을 위해선 대화를 해야 한다는 의견과 압박을 가해야 한다는 대답이 비슷한 수준을 보였지만 미-북 직접 대화를 선호한 미국인은 9%에 불과했습니다. 함지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과 김정은을 바라보는 미국인들의 시각은 곱지 않았습니다.
미국 매릴랜드 대학과 여론조사 기관인 닐슨 스카보로가 공동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미국인 77%는 세계 평화와 안보에 가장 위협이 되는 나라를 묻는 질문에 ‘북한’이라고 답했습니다.
2위 러시아는 36%, 3위 이란이 24% 수준인 것을 감안할 때 압도적 다수가 북한을 위협으로 인식하고 있는 겁니다.
당적별로는 공화당원 84%, 민주당원 74%가 북한을 위협으로 꼽아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습니다. 러시아를 선택한 비율은 민주당원(50%)이 공화당원(24%) 보다 두 배 이상 많았던 것과는 대조적입니다.
같은 질문을 인물로 옮겼을 때에도 미국인들은 북한 지도자를 선택하는 데 주저함이 없었습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세계 평화와 안보를 위협하는 인물에서 미국인 62%의 선택을 받아 압도적인 표 차이로 1위를 기록했습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33%,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1%로 그 뒤를 이었지만, 이 역시도 김 위원장보다는 30%p 가량 낮은 것입니다.
따라서 미국인 10명 중 8명은 북한을 세계 평화와 안보에 큰 위협이 된다고 믿는 가운데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선택한 미국인도 절반이 넘는 10명 중 6명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된 겁니다.
북한 핵 프로그램을 막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 무엇이냐는 질문에는 35%가 6자회담을 통한 ‘다자 대화’를 선택했습니다. 반면 미국과 북한이 직접 대화해야 한다고 답한 비율은 9%에 불과했습니다.
그 밖에 중국이 북한에 강경한 자세를 취해야 한다는 답변이 22%, 미국과 동맹의 군사적 행동을 해법으로 제시한 미국인은 11%였고, 더 강한 제재를 가해야 한다는 비율은 7%로 나타났습니다.
따라서 미-북 양자(9%)와 6자회담(35%) 등 대화를 해법으로 꼽은 비율은 43%였으며, 군사 행동과 제재 강화, 중국을 통한 압박 등 전반적으로 강압적인 방법을 선호한 미국인은 40%로 비슷한 수준을 보였습니다.
이런 가운데 북한의 핵 프로그램을 멈출 수 없다고 믿는 비율은 15%였습니다.
공화당원이 중국을 통한 북한 문제 해결을 가장 선호(32%)한 데 비해 민주당원은 51%가 6자 회담을 선택한 점도 흥미롭습니다.
미국인들은 북 핵 문제 해결을 위해 미국이 군사 행동에 나서는 데 찬성하느냐는 질문에 33%가 그렇다고 답했지만, 44%는 반대했습니다.
또 북한을 핵 보유국으로 인정해야 하느냐는 질문에는 찬성 38%, 반대 37%로 비슷한 비율을 보였습니다.
한편 같은 설문지를 놓고 일본에서 진행한 여론조사에서도 북한은 세계 평화와 안보를 가장 크게 위협하는 나라로 집계됐습니다.
이 질문에서 일본인들은 55%가 북한을 꼽았고, 이어 각각 43%와 34%가 미국과 중국을 답했습니다.
이번 조사는 지난해 11월 미국인 2천 명과 일본인 1천 명을 대상으로 실시됐습니다.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