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파원 리포트] WFP 11월 대북 식량 지원, 전년 대비 절반 수준

지난 2016년 10월 세계식량계획(WFP) 관계자들이 북한 함경북도 연사군 수해지역을 방문하고 비상구호품 지원 상황을 점검했다.

유엔 세계식량계획 WFP가 지난 11월 북한에 지원한 식량이 전년도 같은 기간에 비해 절반 가까이 감소했습니다. 세계식량계획은 자금 부족으로 유치원 어린이들에 대한 식량 지원을 중단했다고 밝혔습니다. 서울에서 김현진 특파원이 보도합니다.

세계식량계획 WFP는 지난 11월 북한 74개 시, 군 어린이와 임산부, 수유모 등 취약계층 55만 8천여 명에게 1천668t의 식량을 지원했다고 밝혔습니다.

이는 전달에 지원한 2천631t에 비해 37% 감소한 규모입니다. 특히 지난해 같은 기간 68만여 명에게 2천851t의 식량을 지원했던 것에 비해 41% 감소했습니다.

WFP 방콕 아시아 지역사무소의 실케 버 대변인은 지난 7일 ‘VOA’에 보낸 이메일에서 자금 부족으로 11월 유치원 아이들에 대한 식량 지원을 중단할 수밖에 없었다고 밝혔습니다.

또 10월에는 북한에서 재난위험 감소 사업의 일환으로 주민들에게 추가로 식량을 지원했기 때문에 식량 지원량이 보통 때보다 많았다고 설명했습니다.

WFP는 지난 10월과 11월 두 달 동안 북한에서 가뭄과 홍수 등 재난에 취약한 지역에서 제방을 수리하고 강과 하천 준설 작업을 벌이며, 나무를 심는 작업을 진행하는 사업을 벌였습니다.

이 사업에 참여한 주민들을 위해 추가로 식량을 지원했다는 설명입니다.

앞서 WFP는 ‘10월 북한 국가보고서’에서 앞으로 6개월 동안 총 2천550만 달러가 필요하지만, 현재 모금액이 목표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자금 부족으로 11월부터 아이들 19만여 명에 대한 식량 지원을 중단하고, 2018년 1월부터는 식량을 지원하는 지역을 줄일 수밖에 없다고 밝혔습니다.

실제로 WFP는 지난 10월 취약계층 82만7천여 명에게 식량을 지원했지만, 11월에는 55만 8천여 명으로 27만여 명 감소했습니다.

WFP는 앞으로 6개월 동안 진행할 수 있는 자금이 확보되지 않으면 북한 유치원 아동들에 대한 지원을 재개할 수 없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이 기구는 식품 원료를 구입해 운송하고 현지 식품공장에서 가공해 취약계층에 제공하는 데 보통 6개월이 걸린다며, 정상운영을 위해서는 지속적인 자금 지원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습니다.

한편 WFP는 앞서 지난해 발표한 2018 북한 사업계획 보고서에서 올해 1월부터 12월 말까지 북한 과도기 임시 국가전략계획 사업‘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대북 사업은 2030년까지 기아를 없애고 영양실조를 줄인다는 유엔 새천년 개발 목표를 달성하는데 초점이 맞춰질 예정입니다.

이를 위해 북한 9개 도 60개 시, 군의 어린이 65만여 명과 임산부, 수유모 등 취약계층에 매달 식량을 제공한다는 계획입니다.

또 재난이 발생할 경우 긴급 대응을 지원할 뿐 아니라 재난으로 어려움을 겪는 주민들이 영양 부족을 겪지 않도록 지원할 것이라고 WFP는 밝혔습니다.

WFP는 최근 몇 년 간 북한의 인도주의 상황이 다소 개선됐지만, 여전히 많은 주민이 만성적인 식량 부족과 자연재해 등으로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특히 최근 국제사회의 제재로 북한에 대한 무역과 투자가 제한돼 주민들이 부정적인 영향을 받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또 주민 1천800만여 명이 다양한 음식을 충분히 섭취하지 못하고 있으며 5세 미만 어린이의 28%가 만성영양실조, 4%가 급성 영양실조를 겪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세계식량계획은 북한 취약계층의 만성, 급성 영양실조 문제를 개선하고 주민들이 자연재해에 더욱 잘대응할 수 있도록 지원을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이 같은 지원이 계획대로 운영되려면 국제사회의 자금 지원이 절실히 필요한 상황이라고 WFP는 밝혔습니다.

WFP에 따르면 올해 말까지 대북 영양지원 사업을 위해 필요한 자금은 5천300만 달러이지만, 7일 기준으로 모금된 금액은 10만 달러로 목표액의 0.2% 수준입니다.

VOA 뉴스 김현진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