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에 억류됐다 2년 만에 풀려난 한국계 미국인 케네스 배 씨가 최근 제2의 인생을 시작했습니다. 북한인권과 탈북민을 위한 비정부기구 활동을 시작한 건데요, 서울에서 김현진 특파원이 보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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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초 서울 구로구에 위치한 북한인권단체 `느헤미야 글로벌 이니셔티브’ NGI 사무실.
[녹취: 현장음]
얼마 뒤로 예정된 창립기념 후원의 밤 행사 준비에 여념이 없습니다.
하얀색 봉투에 초대장과 새해 카드, 후원약정서를 꼼꼼히 챙겨 넣고 있는데요, 이 모든 준비 과정을 꼼꼼하게 챙기는 이 사람.
2012년 11월 방북 중 억류됐다 2년 만에 풀려난 한국계 미국인 선교사 케네스 배 씨입니다.
[녹취: 케네스 배] “제가 북한에 있었을 때 그렇게 많은 사람이 저를 기억했다는 거죠. There is not even one day I don’t think about you. 이렇게 편지 보내신 분도 있고. 그래서 제가 다른 것을 못하겠는 거에요. 북한에 있는 사람들에게 알려주자. 너무 비참하게 살고 있잖아요. 2천500만여 명에게 우리가 당신들을 생각하고 있습니다. 당신들을 돌보고 있다고 알려주고 싶은 거죠.”
중국에서 여행사를 운영하던 배 씨가 북한에 억류된 건 소지하고 있던 컴퓨터 외장 하드 때문이었습니다.
북한 당국은 ‘국가전복음모죄’로 배 씨에게 15년 노동교화형을 선고했고, 배 씨는 실제 노동교화소에 수감된 유일한 미국인이 됐습니다. 억류돼 있던 당시 북한에서 가진 인터뷰 입니다.
[녹취: 케네스 배] “교화소에서는 지금 주로 농사일을 하고 있습니다. 미국 정부에게 다시 한번 부탁하고 싶은 것은 지금 15개월이라는 시간이 지나가면서 이제는 여러 가지 많이 노력하신 건 알고 있지만, 이제는 말이 아닌 행동으로 직접적인 도움을 주시기를 요청하고….”
고된 수감 생활로 영양실조까지 걸렸던 배 씨는 2014년 극적으로 풀려났습니다. 734일 만에 다시 찾은 자유였습니다.
북한에서의 경험은 그의 인생에 큰 변화를 가져왔습니다. 바로 세계 각지의 잊혀가고 소외된 난민을 돕기 위해 2016년 미국에서 국제 비영리기구인 느헤미야 글로벌 이니셔티브, NGI를 설립한 겁니다.
지난해 10월에는 북한 주민과 탈북민을 지원하기 위해 서울에 NGI 사역본부도 설립했습니다.
[녹취: 케네스 배] “첫 번째 프로젝트로 탈북 난민을 돕기 위해 한국에 사역본부를 만들고요, 탈북민을 기억하고 그들을 구출하고 회복하고 다시 세우는 일을 하는 단체입니다.”
북한 주민들을 직접 지원하며 난민을 구출하고 탈북민들을 교육하는 것이 이 단체의 핵심 활동입니다.
[녹취: 케네스 배] “느헤미야 100만 기도 서명운동이라고 해서 기도 편지도 보내고, 100만 권의 우리말 성경을 제작해 북한이 열렸을 때 한 달 안에 100만 권의 성경을 보내려고 합니다. 구출 사역도 하고 있고, 이들이 또 잘 정착할 수 있도록 교육도 진행합니다.”
중국 내 사역자들을 통해 쌀과 옷 등을 주민들에게 지원하고 있고, 북한에 남은 탈북자 가족들도 지원할 예정입니다.
지난해 탈북자 19명을 구출한 데 이어 올해는 300명 구출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중국에서 탈북 고아와 탈북민 자녀 지원센터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특히 올해 3월부터는 북한에 방송도 송출할 계획입니다.
[녹취: 케네스 배] “하루에 1시간 프로그램을 만들어 북한에 송출할 계획입니다. 북한 주민을 위한 특화된 방송을 하게 되는데요 성경을 읽어주는 프로그램을 길게 하려고 합니다.”
배 씨는 하지만 이 같은 계획을 혼자 힘으로는 할 수 없다며 후원자들의 지지와 관심을 호소했습니다.
[녹취: 케네스 배] “저희가 시작하는 이 일은 많은 사람의 관심과 격려가 필요한 일입니다. 북한 주민들을 기억하고 구출하고 세우는 일은 저희가 전세계 많은 사람의 관심 속에 진행될 것으로 믿습니다.”
이 같은 배 씨의 호소는 전세계 사람들에게 공감을 불러일으키고 있습니다.
느헤미야 글로벌 이니셔티브 NGI 창립 후원의 밤 행사가 열린 18일 저녁.
[녹취: NGI 창립 후원의 밤 행사 시작음] "저희 NGI 창립기념 후원의 밤을 시작하겠습니다."
북한을 마음에 품은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습니다.
[녹취: 정교진, 고려대학교 북한통일연구센터 연구원] “탈북민들에 대해 처음부터 마음 가운데 깊이 자리 잡고 있는데요, 가장 진실되게 탈북민을 지원하는 단체가 어딜까 생각해봤는데요, 여기가 아닐까 싶어서 참가하게 됐습니다.”
남미 브라질에서 이날 행사를 참여하기 위해 왔다는 사람도 있었습니다.
[녹취: 칼로스 실바, 브라질] “I’m here to represent NGI brazil….”
배 씨가 북한에 억류되기 이전부터 함께 사역했다는 칼로스 실바 씨는 브라질에서 NGI 단체를 만들어 운영할 계획이라고 말했습니다.
배 씨를 도와 북한 지원 사역에 동참하는 사역자와 자원봉사자들도 늘고 있습니다.
[녹취: 케네스 배 사역자 소개 현장음]
NGI에서 자원봉사자로 웹사이트를 관리하는 브라질인 이스라엘 씨는 NGI 활동이 북한 주민들에게 외부 세계를 알리는 기회를 제공하길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이스라엘 씨] “So we keep doing this thing, I’m pretty sure pretty soon the regime will fall….”
NGI활동을 통해 주민들이 외부 세계에 대해 많이 알게 되면 굳게 닫힌 북한의 문이 점차 열릴 것으로 확신한다는 겁니다.
NGI에서 탈북민들에게 영어를 가르치는 미국인 스테파니 소데케 씨는 북한 주민들의 외부 세계에 대한 인식이 변화되길 기대한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미국인 스테파니 소데케] “There are many projects that NGI is doing…”
북한 주민들이 어렸을 때부터 외부 세계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주입 받았다며, NGI 활동을 통해 미국인들이 그들에게 관심이 있으며, 그들을 돌봐주길 원한다는 것을 알리고 싶다는 설명입니다.
배 씨는 모든 사람의 조그마한 관심과 사랑이 어둠에 가려진 주민들에게 참빛을 가져다 주는 희망이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케네스 배] “올해는 남과 북으로 갈려 정부가 수립된 지 70년이 된 해입니다. 저는 올해가 남과 북이 화해하고 통일될 수 있는 그런 희망을 낳는 통일의 원년이 될 수 있는 바램입니다. 새로운 한민족이 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될 수 있도록 할 수 있는 노력을 다 할 계획입니다.”
북한 주민들이 자유를 찾기까지 그들을 위해 헌신하는 것이 새 삶을 얻은 배 씨의 소망입니다.
VOA 뉴스 김현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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