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에 열린 짐 매티스 미국 국방장관과 송영무 한국 국방장관 간 회담이 관심을 끌고 있습니다. 평창 동계올림픽 기간 중 연기한 미-한 합동군사훈련 재개 문제를 논의했을 것이란 관측 때문입니다. 한반도 현안을 알기 쉽게 설명해 드리는 `뉴스 해설,’ 윤국한 기자와 함께 합니다.
진행자) 매티스 장관과 송영무 장관이 이번 회담에서 미-한 합동군사훈련에 대해 논의했나요?
기자) 미국과 한국 측 발표에는 이에 대한 직접적인 언급이 없습니다. 하지만 이번 회담이 열린 배경을 보면 이 문제가 주요 의제로 논의됐을 것으로 보입니다.
진행자) 이번 회담이 어떤 배경에서 열린 건가요?
기자) 평창올림픽 이후에 대한 준비가 필요하다는 한국 내 기류입니다. 한국 내에서는 정부여당을 중심으로 평창올림픽을 계기로 조성된 남북 간 대화의 동력을 미-북 간 핵 협상으로 연결시켜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특히 이와 관련해 미-한 합동군사훈련이 주요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진행자) 그렇다면 한국의 송영무 장관이 이 문제에 대해 언급했나요?
기자) 네, 송 장관은 회담에 앞서 열린 매티스 장관과의 공동 기자회견에서, 남북대화는 북한을 미국과의 대화로 이끌어내는 것이 궁극적인 목적이라는 문재인 대통령의 발언을 상기시켰습니다. 그러면서, 매티스 장관과 이 문제를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또 한국 국방부는 회담 결과를 발표하면서 두 장관이 ‘북한이 태도를 바꿔 비핵화를 논의하기 위한 협상 테이블에 나오도록 계속 긴밀히 공조해나가기로 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미국과 한국은 평창올림픽 기간 중 연기된 합동군사훈련이 올림픽 직후 시작될 것이라고 발표하지 않았나요?
기자) 맞습니다. 미-한 두 나라가 3월에 정례적으로 실시돼 온 합동군사훈련을 연기한 건 평창올림픽을 `평화올림픽’으로 만들기 위한 목적이었습니다. 유엔의 `평창올림픽 휴전’ 결의안은 장애인올림픽, 패럴림픽 폐막 1주일 뒤인 3월15일까지 적용되는데요, 미-한 훈련은 이르면 3월 말에 재개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진행자) 문제는 평창올림픽이 끝날 때까지 미-북 간 대화의 동력이 마련되느냐 여부겠군요?
기자) 이 부분은 상당 정도 북한에 달려있습니다. 북한이 올림픽 기간 중 핵, 미사일 시험 유예를 선언하면 올림픽 종료 시점에는 100일 넘게 도발을 중단한 상황이 됩니다. 특히 북한 측의 유예 선언이 이뤄진다면, 이는 사실상 미국과의 대화 의사를 표명한 것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는 만큼 미-한 합동군사훈련이 이에 따라 다시 조정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습니다.
진행자) 미국 내에서도 평창올림픽을 활용해 미-북 간 대화 국면을 이끌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있는 것으로 압니다.
기자) 미국의 일부 전문가들은 북한의 도발 중단을 `놓칠 수 없는 기회’로 보고, 합동훈련을 재조정해야 한다는 주장을 펴고 있습니다. 로버트 아인혼 전 국무부 비확산.군축 담당 특보와 마이클 오핸런 브루킹스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이달 초 언론 기고문에서, `북한의 핵과 미사일 시험 중단은 상당한 안보 혜택’이라며, 미군과 한국군 지휘부가 합동훈련의 시기와 규모 조정을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북한은 미-한 합동훈련을 자신들에 대한 적대시 정책의 사례로 꼽으면서, 비핵화 논의의 전제조건으로 주장하고 있지요?
기자) 네, 북한의 오랜 주장입니다. 북한이 평창올림픽에 참가하고 남북대화에 나선 것도 미-한 합동훈련 연기가 핵심적으로 작용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따라서 만일 평창올림픽 직후 미-한 합동군사훈련이 재개되면 모처럼 조성된 한반도의 대화 기류는 곧바로 지난해와 같은 긴장 상태로 되돌아갈 전망입니다.
진행자) 끝으로, 매티스 장관과 송영무 장관이 이번 회담에서 북 핵 문제와 관련해 어떤 논의를 했나요?
기자) 매티스 장관은 평창올림픽을 계기로 진행 중인 남북한의 대화를 환영하면서도, 남북대화와 북 핵 문제는 별개라는 미국 정부의 입장을 거듭 확인했습니다. 현재의 남북대화가 북 핵 문제를 다루고 있는 건 아닌 만큼, 북한의 비핵화를 위한 압박은 계속될 것이라는 말입니다.
한반도 현안을 알기 쉽게 설명해 드리는 `뉴스 해설’ 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