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3월의 첫 날입니다. 3월은 한반도 정세의 향배에 결정적인 시기가 될 전망입니다. 핵심 관심사는 미국과 북한이 이 달 중 비핵화를 의제로 마주 앉을지 여부입니다. 한반도 현안을 알기 쉽게 설명해 드리는 `뉴스 해설’, 윤국한 기자와 함께 합니다.
진행자) 한반도 정세와 관련해 3월이 중요한 이유가 뭔가요?
기자) 유엔이 의결한 `올림픽 휴전’이 끝나기 때문입니다. 유엔총회는 지난해 11월13일 `평창 동계올림픽 휴전 결의안’을 만장일치로 채택했었습니다. 평창올림픽에 이어 3월9일부터 18일까지 열리는 장애인올림픽, 패럴림픽 폐막 7일 뒤까지 분쟁을 일시 중단하자는 게 핵심 내용입니다. 그러니까 오는 25일로 올림픽 휴전이 종료되는 겁니다.
진행자) `올림픽 휴전’이 끝나는 게 어떤 의미인가요?
기자) 휴전 결의안의 정신에 따라 연기됐던 미군과 한국군의 연례적인 연합군사훈련이 재개되는 겁니다. 한반도 정세에서 이 훈련이 크게 주목 받는 이유는, 북한이 항상 강하게 반발하면서 대화 거부뿐 아니라 도발의 명분으로 삼고 있기 때문입니다.
진행자) 그러니까, 연합훈련이 일단 재개되면 미-북 간 대화의 가능성이 줄어들고, 특히 북한이 도발할 경우 아예 대립 국면으로 되돌아 갈 수 있다는 것이군요?
기자) 맞습니다. 바로 이 때문에 3월이 한반도 정세의 향배를 결정하는 분수령이 될 수 있습니다. 이는 한국 정부가 4월이 되기 전에 미국과 북한 간 대화가 성사되도록 서두르는 배경이기도 합니다.
진행자) 미-한 연합훈련이 언제 재개되나요?
기자) 시기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지만 4월 초로 전망됩니다. 송영무 한국 국방부 장관에 따르면 구체적인 훈련 재개 시기는 `평창 패럴림픽이 끝나는 3월 18일 이후부터 4월 이전’에 미-한 두 나라 국방장관이 발표할 예정입니다.
진행자) 현재 남북관계는 평창올림픽을 계기로 긍정적인 변화의 움직임이 뚜렷한 상황인데요, 미-한 연합훈련에 대한 북한의 부정적인 반응에는 변화가 없나요?
기자) 없습니다. 북한은 지난 27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군축회의에서 미-한 연합훈련이 지역의 평화와 안보를 저해한다며 중단할 것을 요구했습니다. 이에 앞서 평창올림픽 폐회식 참석차 서울을 방문했던 북한 고위급 대표단도 미-한 연합훈련을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미국은 이미 한 차례 연기한 연합훈련을 다시 연기하는 일은 없을 것임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미-북 간 대화의 중재역을 자임하고 있는 한국으로서는 어려운 처지가 아닐 수 없겠네요.
기자) 그렇습니다. 한국 정부는 우선 조만간 평양에 특사를 파견할 가능성이 큽니다. 북한이 비핵화 협상에 나서는 결단을 내리도록 다시 한 번 촉구하기 위해서 입니다. 미국과도 상시적으로 긴밀한 협의를 진행하고 있는데요, 늦어도 이달 중순 이전에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틸러슨 국무장관과의 회담을 위해 워싱턴을 방문할 예정입니다. 강 장관은 “4월에 중요한 계기가 있으니 전이든 후든 뭔가 형성이 돼야 한다는 분위기가 우리에게도 있고 미국에도 있다”고 말했는데요, 4월의 중요한 계기란 미-한 연합훈련을 말합니다.
진행자) 문제는 4월 이전에 미-북 간 대화가 이뤄질 수 있을지 여부겠군요?
기자) 이 질문에 대한 답은 북한에 달려 있습니다. 목표가 비핵화라고 명확히 표명되지 않은 대화는 북한의 `시간벌기용’일 뿐이라는 게 미국의 확고한 입장입니다. 결국 대화 성사 여부는 북한이 비핵화를 전제로 미국과의 협상에 나설 용의가 있는지에 달려 있습니다.
진행자) 전망이 어떤가요?
기자) 누구도 단언하기 어렵습니다. 우선, 핵 무력 완성을 공언한 북한이 아무런 대가 없이 비핵화 의사를 밝히고 미국과 협상에 나설 것으로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관측이 있습니다. 미국은 완전하고 검증가능한 비핵화 이전에는 북한에 어떠한 보상도 없을 것임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희망적인 관측도 있겠지요?
기자) 이런 관측을 하는 사람들은 북한이 성급하게 핵 무력 완성을 선언한 것 자체가 미국과의 협상을 통해 국면을 전환하려는 의도였다고 지적합니다. 갈수록 깊어가는 미국 등 국제사회의 제재에 직면한 북한에게 다른 선택은 없다는 겁니다. 이번 주를 마지막으로 은퇴하는 조셉 윤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는 미-북 대화 전망에 대해 “매우 희망적이고 낙관적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한반도 현안을 알기 쉽게 설명해 드리는 `뉴스 해설’ 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