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무부 “북한, 화학무기로 김정남 암살...난폭함 입증”

북한 김정남(가운데)이 지난해 2월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공항에서 독극물 공격을 받은 직후 보안 관계자들과 이야기하고 있다. 김정남은 공항 진료소까지 직접 걸어서 이동했지만 상태가 급격히 악화됐고, 병원으로 이송되던 중 사망했다. 이후 부검 결과 사용이 금지된 VX 신경작용제 공격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일본 후지TV가 공개한 공항 CCTV 영상이다.

미국 정부는 북한이 김정남을 화학무기를 사용해 암살했다고 공식 확인했습니다. 이런 행위는 북한의 난폭함을 추가로 입증하는 것이며 북한의 어떠한 대량살상무기 프로그램도 용인할 수 없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지적했습니다. 김영남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국 정부는 북한이 사용이 금지된 화학무기인 VX 신경작용제를 사용해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이복형 김정남을 암살했다는 공식 입장을 밝혔습니다.

미 국무부는 6일 헤더 노어트 대변인 명의의 성명에서 미국 정부는 지난달 22일, 1991년 생화학무기 통제 및 생화학전 철폐법에 의거해 북한 정부가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국제공항에서 화학무기인 VX를 사용해 김정남을 암살한 것으로 판단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에 따라 부과된 제재는 북한의 불법 활동들에 대한 미국의 포괄적인 제재들에 추가되는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이어 이번에 발표된 제재들은 이번 조치가 담긴 문서가 연방관보에 공식 게재된 지난 5일부로 발효됐다고 설명했습니다.

지난해 3월 김정남 암살 사건의 배후로 북한 정부가 지목된 후, 말레이시아 주재 북한대사관 입구가 폐쇄됐다.

또한 미국 정부는 암살을 저지르기 위해 화학무기를 사용하는 것을 강력하게 규탄한다고 밝혔습니다.

화학무기 사용에 대한 보편적인 규범을 공개적으로 무시한 행위는 북한의 난폭함을 추가로 입증하는 것이며 북한의 어떤 대량살상무기 프로그램도 용인할 수 없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강조했습니다.

앞서 미국 정부는 북한 정부가 국제법에 위배되는 화학무기를 사용했거나 자국민에 대해 치명적인 화학무기를 사용한 것으로 판단한다는 입장을 5일 공식화했습니다.

이에 따라 북한에 대한 해외원조를 중단하고 무기 수출 부문에 대한 제재를 강화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습니다.

미 국무부는 미국 정부의 해당 부처와 기관들이 이와 같은 조치들을 이행해야 하고, 이 조치들은 최소 1년, 그리고 추가 공지가 있을 때까지 유지된다고 명시했습니다.

VOA 뉴스 김영남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