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해설] 폼페오 국무장관 내정자, 트럼프 대통령 정책의 충실한 집행자 될 것

  • 윤국한

마이크 폼페오 미 중앙정보국(CIA) 국장이 지난 1월 워싱턴 미국기업연구소(American Enterprise Institute)에서 강연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국무장관 교체는 마침 미-북 정상회담을 앞둔 시점에 이뤄져 더욱 관심을 모으고 있습니다. 폼페오 국무장관 내정자는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을 실행에 옮기는 충실한 집행자 역할을 할 것으로 보입니다. 한반도 현안을 알기 쉽게 설명해 드리는 `뉴스 해설’, 윤국한 기자와 함께 합니다.

진행자) 우선 가장 궁금한 건, 틸러슨 장관 교체로 트럼프 행정부의 대북정책이 바뀔지 여부입니다. 어떤가요?

기자) 미국의 외교정책은 대통령이 결정합니다. 국무장관은 정책결정 과정에서 대통령에게 조언을 제공할 뿐, 기본적으로 결정된 외교정책을 집행하는 임무를 수행합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주요 정책에 직접 개입해 결정권을 행사해 왔기 때문에 대북정책에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보기 어렵습니다. 다만, 국무장관 교체로 정책 수행을 위한 접근방식이 달라질 수는 있을 겁니다.

진행자) 폼페오 국무장관 내정자는 트럼프 대통령의 충성스런 최측근 인물로 알려져 있지요?

기자) 그렇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폼페오 중앙정보국장을 국무장관에 지명한 건 바로 이 때문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말에 따르면 자신과 “궁합이 잘 맞는다”는 겁니다. `뉴욕타임스’ 신문은 폼페오 국장을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 우선주의 세계관에 대한 진정한 신봉자이자,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에 대한 열정적인 수호자’로 묘사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폼페오 내정자는 중앙정보국장 시절 대북 강경 발언으로 잘 알려져 있는데요. 미-북 정상회담 준비에 차질이 없을까요?

기자) 폼페오 내정자는 역대 CIA 국장 가운데 가장 정치적이란 비판을 들을 정도로 트럼프 대통령을 강력히 뒷받침해 왔습니다. 특히 미-북 정상회담 성사에 중앙정보국장으로서 중요한 막후 역할을 수행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 위원장과의 정상회담을 앞두고 새로운 외교팀을 원했다는 게 백악관의 설명인데요, 이는 북 핵 폐기라는 결정적 사안을 다뤄야 하는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뜻을 충실하게 실행에 옮길 인물을 전면에 내세웠다는 의미입니다.

진행자) 폼페오 내정자는 북 핵 문제에 대해 어떤 입장인가요?

기자) 협상을 통한 북 핵 문제 해결에 회의적인 입장이었습니다. 하지만 미-북 정상회담이 결정된 뒤에는 `김정은의 비핵화 의지를 믿는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입장을 적극 옹호하고 있습니다. 그 만큼 트럼프 대통령에게 충실하다는 겁니다. 폼페오 내정자는 최근 새라 허커비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이 정례브리핑에서 미-북 정상회담에 새로운 조건을 제시한 것으로 내비치자, `추가적인 전제조건은 없다’는 설명으로 논란을 잠재우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의 돈독한 신임이 국무장관으로서 폼페오 내정자의 가장 큰 재산이 되겠군요?

기자) 물론입니다. 틸러슨 장관의 가장 큰 문제는 그가 외교 현안에 대해 무슨 말을 하든, 그 것이 트럼프 행정부 내 일치된 입장인지에 대해 의구심이 제기돼 왔다는 점입니다. 이런 현상은 결국 트럼프 행정부의 외교정책에 대한 신뢰를 떨어뜨렸다는 지적입니다.

진행자) 일부에서는 폼페오 국장이 국무장관에 지명되면서 트럼프 대통령을 제어할 균형추 역할이 약화될 것을 우려하기도 하는데요?

기자) 그런 우려가 없지 않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틸러슨 장관과 짐 매티스 국방장관이 회의에서 자주 한 목소리로 자신과 다른 견해를 표명하는 데 대해 좌절감이 컸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특히 이란 핵 협상에 대한 견해차에 실망했다고 합니다. 이 것이 충실한 측근이면서 자신과 생각이 같은 폼페오 국장을 국무장관에 내정한 배경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진행자) 그러니까, 트럼프 대통령이 틸러슨 국무장관을 경질한 건 주요 현안에 대한 견해차 때문이었던 것이지요?

기자) 그렇습니다. 북한과의 관여를 비롯한 주요 현안을 놓고 트럼프 대통령과 틸러슨 장관이 종종 다른 견해를 밝힌 건 잘 알려진 사실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어제(13일) 기자들에게 자신과 틸러슨 장관이 “사고방식과 생각이 정말 달랐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란 핵 협상에 대한 견해차를 예로 들었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이 견해차 때문에 틸러슨 장관과 오랫동안 긴밀한 대화를 하지 않았다는 언론보도도 있던데요?

기자) 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몇 달 간 틸러슨 장관에게 주요 현안에 대한 조언을 구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틸러슨 장관 경질이 전혀 놀라운 일이 아니라는 워싱턴 정가의 반응은 이런 상황 때문입니다. 가까운 예로,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 위원장과의 정상회담 결정도 틸러슨 장관과 상의하지 않았습니다.

진행자) 폼페오 내정자에 대한 상원의 인준 절차가 미-북 정상회담 전에 마무리 될 수 있을까요?

기자) 늦어도 다음달 안에는 인준이 마무리 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입니다. 공화당이 상원의 다수당인데다, 폼페오 내정자가 이미 중앙정보국장으로서 의회의 청문회를 거쳤고, 역사적인 미-북 정상회담을 앞두고 있기 때문입니다.

한반도 현안을 알기 쉽게 설명해 드리는 `뉴스 해설’ 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