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파원 리포트] 북한 1월 중국산 곡물 수입 증가…전년 대비 39배 이상

지난 2009년 북한 접경도시 신의주에서 북한 주민들이 중국으로부터 수입한 밀가루 포대를 트럭에 싣고 있다. 압록강 건너 중국 단둥에서 바라본 모습이다. (자료사진)

북한이 지난 1월 중국으로부터 수입한 곡물이 전년도 같은 기간에 비해 크게 증가했습니다. 밀가루 수입이 대부분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무려 160배 이상 증가했습니다. 서울에서 김현진 특파원이 보도합니다.

북한이 올해 1월 중국으로부터 총 3만2천682t의 곡물을 수입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한국의 북한농업 전문가인 권태진 GS&J 인스티튜트 북한 동북아연구원장이 중국 해관총서 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이는 전년도 같은 기간 838t의 곡물을 수입했던 것에 비해 39배 이상 증가한 규모입니다.

특히 전달인 12월 2만3천610t의 곡물을 수입했던 것에 비해서도 38% 증가했습니다.

곡물 별로는 밀가루가 전체의 96%인 3만1천452t으로 가장 많았고, 이어 전분 1천50t, 쌀 180t 순이었습니다.

특히 밀가루 수입은 전년도 같은 기간 193t을 수입했던 것에 비해 163배 가까이 증가했습니다.

권 원장은 북한의 중국산 곡물 수입이 2017년 가을 수확 이후 계속 증가하고 있다며, 가을 수확 이후 곡물 수입이 계속 증가하는 것은 매우 드문 현상이라고 지적했습니다.

특히 1월 곡물 수입량이 3만t 이상으로 크게 증가한 것도 이례적이라고 밝혔습니다.

권 원장은 무엇보다 밀가루 수입이 급증한 것은 대북 제재로 인한 영향과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평가했습니다.

[녹취: 권태진 원장] “주요 수출품, 주로 석탄이나 철광석, 섬유, 수산물 등 수출 활동이 제대로 안 되면서 시장에서 활력이 굉장히 줄었어요. 여기에 기대 장사하던 주민들 소득이 감소하고, 일부는 시장 유통활동이 제대로 안되니까 일반 사람들이 누구나 쉽게 접할 수 있는 음식 쪽으로 하다 보니까 주재료인 밀가루가 반드시 필요한 상황이 된 거죠.”

권 원장은 또 북한에서 여유 있는 주민들이 빵이나 피자 등을 선호해 밀가루를 원료로 하는 가공식품의 수요가 증가했을 수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다만 식량이 부족해 곡물을 비축하기 위해 수입을 늘린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고 밝혔습니다.

[녹취: 권태진 원장] “비축을 하려면 값이 싼 옥수수 수입량이 늘었을 텐데, 더군다나 보존 기간이 짧은 밀가루를 할 이유가 없죠.”

권 원장은 지난해 쌀과 옥수수 등 주요 작물 수확이 다소 감소하기는 했지만 충격을 줄 정도는 아니라고 말했습니다.

유엔 산하 식량농업기구 FAO는 ‘식량전망 보고서’에서 북한이 지난 가을 140만t의 쌀을 생산한 것으로 추산했습니다. 지난 2016년 170만t을 생산한 것에 비해 18% 가량 감소한 규모입니다.

권 원장은 다만 북한의 중국산 곡물 수입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습니다.

한편 북한은 지난 1월 총 2천267t의 비료를 수입했습니다. 이는 전달에 비해서는 다소 증가했지만,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서는 70% 가까이 감소한 규모입니다.

VOA 뉴스 김현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