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시리아 대응 조율중"...대 이란 '강력 제재' 예고

지난 3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이 워싱턴 DC 백악관에서 열린 발트 3개국 정상회담에서 발언하는 가운데, 짐 매티스 국방장관이 경청하고 있다.

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 입니다. 지금 이 시각 어떤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시리아 대응 방안을 조율중이라며 조만간 결정을 내리겠다고 밝혔습니다. 영국과 프랑스 등 주요국가들은 대 시리아 군사 응징에 동참할 뜻을 밝혔습니다. 미국이 이란에 제재를 다시 가하더라도, 핵합의 파기는 아니라고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이 말했고요. 이어서, 중국 정부가 타이완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해저터널 건설 계획을 놓지 않고 있는 사정, 함께 살펴보겠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시리아 관련 소식부터 보겠습니다. 시리아 정부의 화학무기 사용 의혹과 관련, 미국이 어떻게 대응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데요. 어떻습니까? 대응 방안이 정해졌나요?

기자) 아직 확실하지 않은데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12일 관계자들과 대응 방안을 계속 논의 중이라며 조만간 결정을 내리겠다고 말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에도 외교와 국방 수뇌부 회의를 소집해 시리아 사태를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이 12일, 인터넷 트위터에 시리아 공격과 관련해 새로운 글을 올렸죠?

기자) 네, "시리아에 대한 공격이 언제 있을지 결코 말한 적이 없다, 매우 가까운 시일이 될 수도 있고, 아니면 전혀 가깝지 않을 수도 있다"라는 내용이었는데요. 전날인 11일 트럼프 대통령은 “시리아로 미사일이 날아갈 것”이라고 인터넷 ‘트위터’에 적은 바 있습니다.

진행자) 그래서 공습이 임박한 게 아니냐는 얘기가 나왔는데요.

기자) 맞습니다. 하지만 이날 매티스 국방장관은 오히려 조심스러운 입장을 밝혔습니다. 들어보시죠.

[녹취: 짐 매티스 국방장관] “We stand ready to provide military options, if they’re appropriate. As president determined…”

기자) “명령만 내리면 미군이 즉시 시리아를 공습하는 겁니까”라는 기자 질문에 매티스 장관은 “군사옵션 제공을 위해 준비태세를 갖추고 있다”면서 “만일 그것이 적절할 경우”라는 단서를 달았습니다.

진행자) ‘적절할 경우’라는 게 어떤 경우일까요?

기자) 그 문제에 대해서는 매티스 장관이 언급하지 않았는데요. 바샤르 알아사드 시리아 정권이 화학무기를 사용한 증거 등을 아직 평가하는 중이라고 말했습니다. 매티스 장관은 12일 하원 군사위원회 청문회에서도 시리아 공격이 아직 임박한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미국의 주요 동맹국들은 미국이 시리아를 상대로 군사 행동에 나선다면 동참하겠다는 뜻을 보이고 있죠?

기자) 네, 테레사 메이 영국 총리는 12일, 시리아 사태를 주제로 긴급 각료회의를 주재했는데요. 회의 직후 ‘파이낸셜타임스’는 의회 승인 없이 메이 총리가 시리아에 전투기 투입을 명령할 준비가 됐다고 전했고요. ‘데일리텔레그래프’는 영국 잠수함들을 지중해 동부로 이동하라는 명령을 메이 총리가 이미 내렸다고 보도했습니다.

진행자) 프랑스는 어떻습니까?

기자) 앞서 프랑스도 군사작전에 동참할 뜻을 밝혔는데요.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12일 시리아 정부가 화학무기를 사용했다는 증거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런가 하면 중동에서 미국의 주요 동맹인 사우디아라비아도 미군의 공습을 지원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진행자) 러시아는 시리아에 대한 군사작전에 반대하고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러시아 측은 ‘미국이 시리아에 미사일을 쏘면 격추시키겠다’고 강경한 반대 입장을 밝혔는데요. 이에 트럼프 대통령이 “준비해라 러시아, 새롭고 멋지고 지능적으로 미사일이 날아갈 테니까”라고 ‘트위터’에 적었습니다. 그 뒤 러시아 쪽에서 약간 누그러진 반응이 나왔는데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상식이 이기고, 국제 관계가 더 안정되고 예측 가능한 방향으로 나아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상식이 이긴다’고 러시아 측이 말한 건 무슨 뜻인가요?

기자) 없었던 일을 응징하는 것은 상식에 어긋난다는 의미로 볼 수 있습니다. 러시아는 기본적으로 화학무기 사용 사실이 없다는 시리아 정부 입장을 지지하고 있습니다. 미국과 서방 측이 날조한 이야기라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등에서 줄곧 주장해왔습니다.

진행자) 시리아 정부의 화학무기 사용 의혹, 어떤 사건이었는지 되돌아보죠.

기자) 지난 주말, 내전중인 시리아 수도 다마스쿠스 인근 동구타 지역의 ‘두마’에서 독가스에 노출된 민간인 등 최소한 40여 명이 숨졌습니다. 현지 구호단체와 반군, 그리고 미국과 주요국가들은 정부군이 화학무기를 사용한 것으로 판단했습니다.

진행자) 시리아의 동구타, 지금은 어떤 상황인가요?

기자) 시리아 정부군이 12일 이 일대를 완전 장악했다고 주요외신들이 전했습니다. 아사드 정부를 지원하는 러시아 당국도 이를 확인했습니다. 반군세력은 무기를 넘기고 완전히 철수한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두마 장악과 함께 동구타는 2012년 이래 처음으로 정부 통제 아래 놓이게 됐습니다. 아사드 정부는 그동안 러시아의 도움으로 이 지역 외곽을 포위하고 고립작전을 펼쳤는데요. 이 과정에서 민간인 1천600명 이상이 목숨을 잃고, 지난 2월 이후에만 피난민 16만5천여 명이 발생한 것으로 내전감시기구 ‘시리아인권관측소(SOHR)’가 추산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시리아 정부가 지역을 장악했다면, 화학무기 사용 의혹 진상조사는 더 어려워지는 것 아닌가요?

기자) 네. 주요 외신들이 그렇게 내다보고 있습니다. 당장 화학무기조사기구(OPCW)가 조만간 현지 조사단 파견을 준비하고 있지만, 사건 현장에 접근이 허용될지는 불분명하다고 언론에 밝혔습니다.

스티븐 므누신 미 재무장관이 11일 워싱턴 DC 의사당에서 열린 하원 세출위원회 소위원회에 출석하고 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다음 소식입니다. 스티브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이 이란 핵 합의에 대한 입장을 밝혔군요?

기자) 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대 이란 제재 유예 조치를 연장하지 않더라도, 핵합의 파기를 뜻하는 것은 아니라고 스티브 므누신 재무장관이 어제(11일) 말했습니다. 이란은 지난 2015년 미국을 비롯한 주요 6개국과 맺은 합의에 따라 핵무기 개발을 포기하고, 대신 서방 측은 경제 제재를 일부 풀어주기로 했는데요. 이에 따라 미국 정부는 제재를 유예하고 정기적으로 연장시켜왔습니다. 다음달 12일에 유예 조치 시한이 돌아오는데요. 더 이상 이를 연장시키지 않을 계획을 밝힌 겁니다.

진행자) 바꿔 말하면, 미국 정부가 이란에 다시 제재를 가하겠다는 건가요?

기자) 그렇습니다. 므누신 장관은 이날 의회 증언에서, “이란에 대해 매우 강력한 제재를 단행할 것”이라고 밝혔는데요. 이게 기존 제재를 단순히 되살리기만 한다는 건지, 아니면 새로운 제재를 추가한다는 건지는 불분명하다고 로이터통신 등이 전했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제재 유예를 연장하지 않겠다고 말했죠?

기자) 네. 트럼프 대통령은 다음달 12일까지 이란 핵합의 재협상이 안되면, 제재 유예를 연장하지 않겠다고 영국과 프랑스, 독일 등 주요 당사국들에게 지난 1월 통보했는데요. 합의 파기 의사로 해석돼왔습니다.

진행자) 이란 제재가 다시 단행되면, 어떤 조치가 이뤄지나요?

기자) 이란의 에너지 기업들과 금융권에 대한 거래 정지 등이 제재의 핵심이었습니다. 따라서 에너지와 금융 제재가 가장 먼저 부활할 것이 확실시 되는데요. 금융 제재가 되살아날 전망에 따라, 이란 화폐인 ‘리알’ 가치가 최근 폭락했습니다. 이번 주 초 1달러당 환율이 6만 리알로 지난해 같은 시점 4만 리알에서 50%나 올랐는데요. 특히 최근 2주동안 환율 변동 폭이 20%에 달했습니다. 이란에서 외환위기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진행자) 이란 돈 가치가 떨어지는 이유는 뭔가요?

기자) 제재가 부활해서 이란이 다시 경제적으로 고립되면, 모든 자산 가치가 동시에 하락하기 때문입니다. 이란에 투자한 사람들과 기업들이 리알화 표시 자산 급락에 따른 손실을 줄이기 위해, 자산들을 팔아 달러화로 환전하는 수요가 몰리고 있는 겁니다.

진행자) 이란 정부가 긴급 대책을 내놨다고요?

기자) 네. 이란 금융당국은 이번 주부터 고정환율제를 시행하기로 했습니다. 달러 환율을 4만2천 리알로 못박아 변하지 않도록 강제한 건데요. 이미 외환위기를 막기에는 늦었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영국 신문 ‘가디언’은 현재 이란의 외환보유액 가운데 은행과 거래소 등을 통해 즉시 현금화할 수 있는 유동성이 5%에 불과하다고 보도했습니다.

홍콩-중국 주하이-마카오를 잇는 세계 최장 해상대교인 강주아오대교의 일부분인 해저터널의 입구가 보인다. (자료사진)

진행자) '지구촌 오늘'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중국 정부가 오래전부터 추진해온 중국과 타이완을 잇는 거대한 해저 터널 건설을 여전히 바라고 있다는 소식이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중국과 타이완 사이를 가르고 있는 타이완 해협을 가로지르는 거대한 해저터널을 건설하자는 구상은 벌써 약 10년 전에 나온 겁니다. 1996년, 중국 당국과 친 중국 성향의 마잉주 타이완 총통 당시, 양안 간의 원활한 인적, 물적 교류 등을 위해 처음 제기된 프로젝트인데요. 이 해저 터널이 완공되면 길이 122km의 세계에서 가장 긴 해저 터널이 탄생하게 됩니다.

진행자) 현재 세계에서 가장 긴 해저 터널은 어떤 겁니까?

기자) 영국과 프랑스를 잇는 '채널 터널(Channel Tunnel)' 입니다. 터널의 전체 길이는 50km가 조금 넘는데요. 이 중 해저 길이가 38km로 현재 세계에서 가장 깁니다. 일본 혼슈 아오모리와 홋카이도 하코다테를 잇는 '세이칸 터널(Seikan Tunnel)도 해저 터널로 유명한데요. 터널 전체 길이는 53㎞로, 채널 터널보다는 길지만 해저 구간이 23km로 더 짧습니다.

진행자) 중국이 구상하고 있는 해저 터널 건설 계획, 좀 더 구체적으로 들어보죠

기자) 네, 타이완 해협은 폭이 약 180㎞인데요. 이 해협을 가로질러 해저에 터널을 만들어 양안을 잇자는 구상입니다. 당초 3개의 안이 나왔는데요. 그 중 중국 동쪽 푸젠성 수도 푸저우시와 타이완의 서쪽 신주 지역을 잇는 경로가 3개 중에서 거리가 가장 짧고요. 안정된 지반을 지니고 있다는 점에서 가장 실현 가능성이 있다는 평을 받고 있습니다. 중국 정부는 지난 2016년, 제13차 5개년계획(2016~2020)을 발표했는데요. 이때 타이완 해협을 잇는 고속철도 건설 구상을 발표하면서 해저터널 건설을 공표했습니다.

진행자) 타이완 측도 이같은 구상을 받아들이고 있습니까?

기자) 네, 앞서 말씀드린 대로 친 중국 성향의 마잉주 총통 당시 처음 제기된 후 양측 간에 여러 차례 학술적 논의와 타당성 연구가 있었는데요. 하지만 타이완 쪽의 부정적 반응으로 별다른 진전이 없었습니다. 특히 2016년 중국이 일방적인 계획을 발표하자, 타이완 입법원이 긴급회의를 소집하며 반발했는데요. 최근 타이안 해협 해저 터널 건설에 관한 보도는 중국 언론 매체들만 다루는 상황이고요. 타이완 정치인들은 말도 안되는 소리라며 관련 언급조차 거부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최근 양안 간의 관계도 경색돼 있지 않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지난 2016년 5월, 타이완의 독립을 추진하는 차이잉원 총통이 취임한 이래 중국과 타이완의 관계는 경색 국면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중국 정부는 차이잉원 총통이 중국이 대외정책의 대전제로 내세우고 있는 '하나의 중국' 원칙을 거부하자 타이완 관광 규제 등 타이완에 대한 경제적, 외교적 압박을 가해왔는데요. 하지만 차이잉원 총통은 물러서지 않는 모양새입니다.

진행자) 그렇다면 타이완 해협 해저 터널 건설 계획에도 차질이 있지 않을까요?

기자) 그렇습니다. 일각에서는 양안 간의 정치적 경색 관계 때문에 타이완 해협 해저 터널 건설은 그냥 구상으로 그칠 거라는 회의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는데요. 하지만 중국 정부 당국자들은 구상을 접을 이유가 없다며 인내심을 갖고 추진해나갈 것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