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한국 상황 자랑스러워해야"...나토 '2% 방위비 지출' 강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24일 워싱턴 DC 백악관에서 열린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의 공동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 입니다. 지금 이 시각 어떤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한국전쟁이 곧 끝날 것”이라며, “남한과 북한 사람들이 번영과 평화 속에서 살 수 있길 바란다”고 밝혔습니다. 27일 남북한 정상회담에서 합의한 내용을 높이 평가한 건데요. 이 밖에 각국 반응 살펴보겠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를 만나, 나토 회원국들의 방위비 지출 증대를 강조했고요.이어서, 홍콩 입법원에서 진행되는 인신매매방지법 논의, 함께 살펴보겠습니다.

진행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7일 남북한 정상회담에서 나온 합의에 입장을 밝혔군요.

기자) 네. “한국전쟁이 끝날 것이다. 미국과, 위대한 미국민들은 지금 한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을 자랑스러워해야한다”고 트럼프 대통령이 27일 ‘트위터’에 적었습니다. 연내 종전선언과 완전한 비핵화를 추진하기로 한, 문재인 한국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이날 ‘판문점 선언’을 높이 평가한 건데요. 트럼프 대통령은 “미사일 발사와 핵실험의 맹렬한 시간이 지나고, 역사적인 만남이 남북한 사이에 진행”됐다면서 “좋은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데, 시간이 말해 줄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진행자) ‘트위터’에 글을 올린 뒤에도, 트럼프 대통령이 남북한 정상회담을 언급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남한과 북한의 모든 사람들이 언젠가 조화와 번영, 평화 속에서 살 수 있길 바란다”면서 “그 일이 일어날 것 같다”고 밝혔습니다. 이날 백악관을 방문한 평창동계올림픽 미국 대표팀을 접견하면서 한 말인데요. 이어서 “나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몇 주안에 만날 것”이라면서, 남북한과 함께 한반도 비핵화 노력을 진행중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백악관에서 회담한 뒤에도, 남북한 정상회담 결과를 다시 한번 언급했는데요. 직접 들어보시죠.

[녹취: 트럼프 대통령] “This afternoon, I want to congratulate the Republic of Korea on its historic summit with North Korea. We’re encouraged by President Moon and Kim Jong-un’s expressed goal of complete denuclearization of the Korean peninsula.”

기자) “북한과 역사적인 회담을 치른 대한민국에 축하를 보낸다”면서,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완전한 비핵화 목표 합의에 고무됐으며, 이 목표를 실현할 때까지 압박 정책은 이어갈 것이라고 트럼프 대통령은 덧붙였습니다.

진행자) 마이크 펜스 부통령도 성명을 냈다고요?

기자) 네. 트럼프 대통령의 긍정적 반응에 비해, 펜스 부통령은 조심성을 강조했습니다. 평화를 위한 남북한 정상의 합의는 비핵화를 이루는 단계의 첫 걸음일 뿐이고, “앞으로 북한과의 모든 대화와 약속은 검증과 경계, 의심을 수반”해야할 것이라고 강조했는데요. “미국이 아무런 양보를 안 했는데도 북한 측이 대화 테이블로 나온 것은 트럼프 대통령의 강한 리더십을 말해 주는 것”이라고 평가하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중국의 반응은 어떻습니까?

기자) 중국도 27일 남북한 정상의 ‘판문점 선언’을 "성공적인 회담 결과"로 평가했습니다. 중국 외교부는 루캉 대변인 명의 담화를 통해 “남북 정상이 군사긴장 완화와 한반도 비핵화, 그리고 영구적 평화에 대한 공동선언을 발표했다”면서 “회담 성과에 축하와 환영의 뜻을 표한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일본과 러시아 쪽에선 뭐라고 했나요?

기자)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남북한 정상 합의를 “전향적인 움직임"으로 평가하고 환영한다고 같은 날(27일) 기자회견에서 밝혔는데요. 이어질 “북미정상회담을 통해 북한이 구체적 행동을 취할 것을 강하게 기대한다”고 덧붙였습니다. 고노 다로 외상도 별도 환영 논평을 냈는데요. 다만 이날 회담 만찬에서 독도(일본명 다케시마)가 표시된 한반도 모양 장식이 올라간 후식 제공에 대해 “불필요한 일이었다”며, 다시 한번 항의했습니다. 러시아 정부에서는 “남북한 정상의 만남 자체와 공동선언 모두가 매우 긍정적”이라고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이 논평했습니다.

진행자) 남북한 정상회담 장소인 판문점에 가까운, 경기도 고양시 프레스센터에 외신기자들 수천 명이 모였죠?

기자) 네. 세계 각국에서 모인 외신 기자들은 남북한 정상의 합의 내용은 물론, 하루 종일 이어진 회담 일정의 구체적인 부분까지 본국에 전달했습니다.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처음 만나는 장면부터, 의장대 사열과 기념촬영, 김 위원장의 방명록 작성, 두 정상의 회담 모두 발언, 또 소나무 식수와 친교 산책, 판문점 선언 발표와 만찬, 환송행사 등이 차례로 프레스센터로 생중계 됐고요. 취재진은 이를 곧바로 세계 곳곳에 타전했습니다.

진행자)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육성이 실시간으로 외국에 소개된 게 처음이잖아요?

기자) 그렇습니다. 그 동안 김 위원장의 행보는 조선중앙TV나 노동신문 같은 북한 관영매체들을 통해, 일정한 편집 절차를 거쳐서 소개됐는데요. 특히 김 위원장의 모습은 내보내도 목소리는 함께 싣지 않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얼마 전 중국을 방문해 시진핑 주석을 만났을 때도, 모든 일정이 끝난 뒤에 관련 소식이 양측 관영 언론에 보도됐는데요. 오늘 김 위원장이 모습을 목소리와 함께 실시간으로 접한 각국 매체들은 이를 곧바로 시청자와 독자들에게 전달했습니다.

기자) 각국 언론이 이번 정상회담을 어떻게 보도했는지 살펴보죠.

기자) 미국 CNN방송은 “남한과 북한이 한국전쟁을 공식적으로 끝내기로 서약했다”는 머리기사를 뽑았고요. 폭스뉴스도 “남한과 북한이 비핵화와, 수십 년 끌어온 전쟁 종료를 약속했다”는 톱뉴스를 보도했습니다. 이밖에 뉴욕타임스와 워싱턴포스트를 비롯한 유력언론들이 '판문점 선언' 내용을 구체적으로 설명했는데요. AP통신은 남북 정상이 비핵화 약속을 확인했지만, 구체적인 방안은 밝히지 않았다고 지적했습니다.

기자) 한반도 주변국 언론은 어떻게 전하고 있습니까?

기자) 중국 관영 CCTV는 남북한 정상의 합의문 발표를 현장에서 생중계했습니다. 앞으로 미국이 참가하는 3자 회담과 중국까지 포함한 4자 회담이 이어질 전망을 구체적으로 설명했고요. 신화통신을 비롯한 중국의 다른 관영매체들도 비슷한 내용으로 보도하고 있습니다. 일본 공영방송 NHK도 현장 생중계를 통해, 문 대통령이 올 가을 평양을 방문하기로 했다고 설명했고요. 교도통신은 “대결의 역사에 종지부를 찍기위해 (남측지역에) 왔다”는 김 위원장 발언을 한반도 분단 역사와 함께 상세하게 전하기도 했습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지난 25일 독일 베를린에서 에디 라마 총리와의 회담에 앞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듣고 계십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독일 총리와 회담했군요?

기자) 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7일 백악관을 방문한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를 만나, 이란 핵 합의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나토) 회원국 방위비 증액 문제, 그리고 주요 통상 현안을 논의했습니다. 회담 후 공동기자회견에서 트럼프 대통령 발언, 들어보시죠.

[녹취: 트럼프 대통령] “In our meeting today, chancellor and I discussed Iran, the Iranian regime fuels violence, blood-shedding, and chaos all across the Middle East…”

기자) 트럼프 대통령은 “오늘 (메르켈) 총리와 만나, 이란에 대해 논의했다”고 밝히고 “중동 전역에 폭력과 유혈사태, 그리고 혼돈을 조장하는 이란 정권에 대한 의견을 교환했다”고 덧붙였습니다.

진행자) 이란 정권에 대한 어떤 의견이 오갔나요?

기자) 트럼프 대통령은 “중동에서 문제가 있을 때마다 들여다보면, 바로 그 곳에 이란이 있다”고 비판했는데요. 이란의 테러지원 행위와 폭력확산에 공동 대응하기로 메르켈 총리와 뜻을 같이했다고 설명했습니다. 또한, 이란 핵 합의 유지 여부가 최근 가장 큰 현안인데요. 미국은 다음달 12일에 이란 핵 합의를 사실상 폐기할 예정입니다. 하지만 독일과 프랑스를 비롯한 다른 당사국들은 이 합의가 만족스럽지 못하더라도, 대안이 없는 상황에서는 어떻게든 유지해 나가야 한다는 입장이라서, 이날(27일) 메르켈 총리가 트럼프 대통령을 설득한 것으로 주요 언론이 관측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 핵 합의 폐기 방침을 바꾸게 될까요?

기자) 그럴 가능성은 낮아보입니다. 마이크 폼페오 신임 미 국무장관은 같은날(27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기자들을 만나,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 핵합의에 "머물러 있지 않을 것(unlikely to stay)"으로 본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미국-독일 정상회담에서, 나토 회원국들의 방위비 증액 문제도 논의했다고요?

기자) 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이 주도하는 유럽지역 방위협력체인 나토 회원국들이 국방비를 국내총생산(GDP) 대비 2% 이상 지출해야한다고 줄곧 요구했는데요. 27일 회담에서도 이 점을 다시 한번 강조했습니다. 들어보시죠.

[녹취: 미국-독일 정상회견] “…and the NATO aliance by ensuring all the member states honor their commitment to spend 2%, and hopefully much more of GDP on defense.”

기자) "모든 나토 회원국들이 GDP의 2%, 바라건대 그보다 더 많은 비율을 내길 원한다"고 트럼프 대통령은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이 GDP 대비 2% 방위비 지출을 계속 강조하는 이유가 뭔가요?

기자) 유럽 안보에 미국이 들이는 비용이 지나치다고 트럼프 대통령은 판단합니다. 그래서 나라별 2%를 최소 기준으로 제시한 건데요. 이 기준을 충족하는 나라가 여전히 적습니다. 독일만 해도 지난해 GDP 대비 국방예산이 1.13%에 머물렀는데요. 미국은 GDP 대비 3.6%를 방위비에 쓰고 있어서, 상대적으로 부담이 쏠리는 것으로 보는 겁니다. 이와 관련해 메르켈 총리는 독일이 내년에 국방예산을 GDP 대비 1.3%에 이를 것이라며 2% 나토 목표치에 가까워지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지난 2014년 돈을 벌기 위해 홍콩에 온 20대 인도네시아 여성이 학대 행위를 당했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시민들이 홍콩 주재 인도네시아 영사관 앞에서 시위하고 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홍콩 입법원이 인신매매 문제를 논의하기로 했군요.

기자) 네, 홍콩의 의회격인 입법원이 오는 5월 4일, 인신매매방지법안을 논의할 예정입니다. 현재 홍콩에 광범위하게 퍼져 있는 이주 노동자들과 가사도우미들에 대한 학대나 인신매매 행위를 막기 위한 목적인데요. 하지만 이제 초기 단계이기 때문에, 실제로 법제화돼서 효력을 발휘할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진행자) 법안의 주요 내용이 뭔가요?

기자) 강제 노동과 학대 등 현대판 노예행위나 인신매매 등에 관한 사건을 조사하고 기소할 수 있는 전담부서를 창설하고요. 국제기구들과 공조해 인신매매 피해자에 대한 조사를 진행하게 됩니다. 전문가들은 현재의 체계로는 피해자들의 효과적인 보호나 수사, 기소, 또는 개혁이 이뤄지지 않는다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중국령 홍콩은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도시의 하나로 꼽히는 곳인데요. 하지만 최근 이주노동자들에 대한 학대나 인신매매 행위에 비판이 계속돼왔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홍콩의 중산층 또는 부유층에서 외국인 이주 가사 도우미를 고용하는 일이 부쩍 증가하고 있는데요. 홍콩의 가사 노동자 학대 행위는 지난 2014년, 한 인도네시아 여성의 사진이 인터넷에 올라오면서 처음 국제적 이슈로 등장했습니다. 20대의 이 여성은 대학 진학을 위해 돈을 벌기 위해 홍콩에 왔는데요. 하지만 임금도 받지 못한 채 굶주리고, 구타당하고, 잠도 자지 않는 등의 학대를 당한 사실이 밝혀지면서 국제적 공분을 샀습니다. 홍콩 인권단체 '저스티스센터(Justice Centre)'에 따르면 현재 홍콩내 외국인 이주 노동자는 33만6천 명으로 추산되고 있습니다.

진행자) 이주 노동자들에 대한 임금착취나 폭력 행위가 심각하다고요.

기자) 네, 이주노동자들에 대한 한 실태 보고서를 보면, 이들은 평균 주 6일, 하루 12시간 이상 일하는데, 임금은 한 달에 520달러 정도에 불과했습니다. 뿐만 아니라 많은 노동자가 심각한 육체적, 성적 폭력이나 위협으로 고통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진행자) 그렇다면 그런 폭력이나 학대를 피해 일을 그만둘 수는 없습니까?

기자) 전문가들은 이들 외국인 이주 노동자들이 홍콩인 고용주들에 묶여 있다는 표현을 쓰는데요. 대부분의 이주 노동자들은 비자가 취소될 수도 있다는 두려움에 마음 편히 그만두거나 새로운 직장을 구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는 겁니다. 또 고용주가 이들의 휴대전화나 여행 관련 서류를 압수해, 이동이나 통신의 자유를 누리지 못하는 사례도 적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진행자) 그래서 홍콩 정부가 그동안 국제사회로부터 이런 불법 행위를 중단하라는 압력을 받아왔군요.

기자) 네, 미국 국무부는 지난해 8월, 인신매매 근절을 위한 UN의 기준에 미치지 못하는 요주의 국가 명단에 홍콩을 올렸습니다. 미국 정부는 홍콩당국에 인신매매법 마련을 촉구했는데요. 하지만 홍콩시 당국은 당시, 보고서가 불공정하고 객관적이지 않다며 거부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지금은 홍콩 정부 당국이 인신매매법안을 검토하겠다고 하는 거군요.

기자) 맞습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가장 큰 걸림돌은 캐리 람 홍콩 행정장관에게 법안의 필요성을 설득하는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습니다. 또 홍콩시 정부 당국이 이주 노동자들에게 더 많은 권리 제공을 꺼리고 있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는데요. 전문가들은 국제사회가 홍콩 정부를 더욱 압박하고 격려해 문제의 심각성을 깨닫게 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