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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이란제재 위반' 화웨이 조사...일본 '독도 디저트' 항의


25일 중국 랴오닝성 심양에서 열린 포럼에서 화웨이 로고가 보인다.
25일 중국 랴오닝성 심양에서 열린 포럼에서 화웨이 로고가 보인다.

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 입니다. 지금 이 시각 어떤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미국 정부가 중국 이동통신 장비 업체 ‘화웨이’를 상대로 대 이란 제재 위반 여부를 조사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중국 정부는 이에 강하게 반발했고요. 내일(27일) 판문점에서 열리는 남북한 정상회담에서, 독도(일본명 다케시마)가 그려진 만찬 후식을 제공할 예정이라 일본이 항의한 소식, 이어서 미국과 유럽의 언론 자유도가 내려갔다는 관련 단체 보고서까지 함께 살펴보겠습니다.

진행자) 미국 정부가 ‘화웨이’라는 중국 기업을 조사 중이라고요?

기자) 네. 중국의 대형 이동통신 장비업체 ‘화웨이’가 대 이란 제재를 위반했는지 미 법무부가 조사중이라고 미국 신문 월스트리트저널이 보도했습니다. 이 같은 보도를 토대로, 미국과 중국 사이 무역 대치 상황이 한층 더 고조될 수 있는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고 블룸버그와 포브스를 비롯한 주요 경제 전문 매체들이 오늘(26일) 전했습니다.

진행자) 조사 내용은 어떤 건가요?

기자) 화웨이가 어떤 혐의를 받고 있는지, 또 혐의가 어느 정도 소명됐는지는 확실치 않다고 보도됐는데요. 얼마 전 미 상무부가 대 북한, 대 이란 제재 위반 혐의로 또 다른 중국 통신장비업체 ZTE(중싱퉁쉰)에 대해 7년 동안 미국 기업과 거래할 수 없도록 제재한 뒤라, 이어지는 흐름에 언론이 주목하고 있습니다. 이 같은 조치들에는, 미국 정부가 중국 기술기업들을 견제하는 성격이 있는 것으로 미국 주요 경제 매체들은 파악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화웨이’가 어떤 회사입니까?

기자) 전화기와 이동식 컴퓨터 기능을 함께하는 스마트폰 제조 세계 3대 회사입니다. 최근 몇 년 새 빠르게 성장하면서 세계 곳곳에 종업원 18만여 명을 거느린 다국적 기업으로 발전했는데요. 한국을 비롯한 세계 주요국가에서 손전화를 팔고 있습니다. 미국 시장에도 진출하려고 워싱턴 시내에 사무소를 열고, 주요지역에 물류센터 등을 개설하는 등 활발하게 움직였지만, 본격적인 사업을 시작조차 못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미국에서 왜 사업을 못하고 있는 건가요?

기자) 미국 정부가 중국기업들의 통신사업 참가를 경계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정보유출 등을 우려한 국가안보상 이유인데요. 중앙정보국(CIA)과 연방수사국(FBI) 등 6개 정보·수사기관장들은 지난 2월 상원 청문회에서 해킹 가능성 등을 우려하며 화웨이와 ZTE 제품을 사용하지 말 것을 촉구했습니다. 이후 미 상원은 이들 중국기업이 만든 통신장비 유통을 제한하는 법안을 발의했습니다.

진행자) 그래도 미국 소비자들이 원하면 중국산 통신기기를 쓸 수 있는 것 아닌가요?

기자) 그럴 방법이 사실상 없습니다. 화웨이는 올해 ‘메이트10’이라는 신형 손전화를 미국 주요 이동통신사인 버라이즌과 AT&T 등에 납품할 계획이었지만, 통신사들이 화웨이 제품을 사용하지 않기로 결정했고요. 미국 최대 전자제품 판매점인 ‘베스트바이’는 이전에 공급된 물량을 포함해 모든 화웨이 제품을 퇴출시키고, 앞으로도 매장에 들여놓지 않겠다고 지난달 발표했습니다. 이에 따라, 온라인을 통한 방법 외에는 미국 소비자들이 화웨이 손전화를 살 수 있는 길이 사라졌고요. 사더라도 지원되는 통신망이 없는 형편입니다. 중국의 또 다른 유명 손전화 회사인 ‘샤오미’도 올해 미국에 진출하겠다고 했지만, 전망이 불투명합니다.

진행자) 중국 정부는 이런 보도에 어떤 반응을 보였습니까?

기자) 주무 기관인 중국 상무부 가오펑 대변인은 미 당국의 움직임이 “일방주의와 보호주의”라며 반발했습니다. 상무부 측은 또한, 미국 정부가 준비중인 것으로 알려진 투자 제한 조치를 발표한다면 맞불 조치를 단행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외교부도 비판에 동참했는데요. 화춘잉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화웨이 조사) 관련 보도를 주시하고 있다”며, “미국 산업에 투자하는 투자자의 이익을 미국 정부가 더 이상 해치지 않기를 바란다”고 덧붙였습니다.

진행자) 이 같은 상황이 앞으로 미·중 관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요?

기자) 양국 간 무역 대치가 고조될 것이란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스티브 므누신 재무장관과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를 비롯한 미국 경제·통상 대표단이 조만간 중국 베이징을 방문할 예정인데요. 올해 들어 미국과 중국이 상대방 국가 제품에 고율 관세 부과 계획을 주고받으면서 조성된 무역 대치 상황을 협상으로 풀어가는 계기가 될 전망이었습니다. 하지만, 중국 기술기업들이 잇따라 미국 정부의 제재와 조사 대상이 되면서 긴장은 더 높아지는 형편이라고 블룸버그 통신이 짚었습니다.

남북이 하나 됨을 상징하는 '디저트 망고무스'(민족의 봄) 위에 화이트 초콜릿으로 만든 하늘색 한반도기가 보인다. 한반도 옆에 독도와 울릉도가 선명히 그려져 있다.
남북이 하나 됨을 상징하는 '디저트 망고무스'(민족의 봄) 위에 화이트 초콜릿으로 만든 하늘색 한반도기가 보인다. 한반도 옆에 독도와 울릉도가 선명히 그려져 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다음 소식입니다. 내일(27일) 판문점에서 열리는 문재인 한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회담에 큰 관심이 쏠리고 있는데요. 만찬 식단에 일본 정부가 항의했다는 소식이 있군요.

기자) 네. 만찬 끝 무렵에 나올 후식 때문입니다. 망고로 만든 후식의 일종인 망고무스 위에 한반도 지도가 그려진 장식이 올라가는데요. 흰 바탕에 남북한이 함께 파란색으로 표시된 가운데 제주도와 울릉도 등 주요 섬 지역도 그렸습니다. 그런데 여기에 한국이 실효 지배하고 있는 독도(일본명 다케시마)가 포함된 것을 일본 정부가 문제 삼았습니다.

진행자) 일본 정부의 항의, 어떤 내용입니까?

기자) 가나스기 겐지 외무성 아시아대양주 국장은 어제(25일) 주일 한국 대사관 관계자에게 “청와대에서 공개한 만찬 식단 후식에 다케시마가 표시된 장식이 올라가 있다”며 문제를 제기하고, “다케시마 영유권에 대한 일본의 입장에 비춰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고, 매우 유감”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서, 이 후식을 제공하지 말 것을 요구했는데요. 주한 일본대사관 측도 한국 외교부에 같은 내용을 전달했습니다.

진행자) 한국 정부는 여기에 어떻게 반응했나요?

기자) 한국 정부는 이렇다 할 반응을 내놓지 않았습니다. 일본 측의 항의와 관계없이 이 후식은 예정대로 제공될 것이라고 한국 언론이 전하고 있는데요. 시민·사회단체들은 일본 정부가 ‘내정간섭’을 했다며 부산 주재 일본 총영사관 앞 등지에서 규탄 시위를 열었습니다. 인터넷에서도 일본 정부에 대한 비난이 이어졌습니다.

진행자) 미국 언론도 이 문제를 조명했다고요?

기자) 네. 뉴욕타임스 등 여러 매체가 이 상황을 소개했는데요. 뉴욕타임스는 어제(25일) 일본 정부의 움직임이 “얼핏 보기엔 작은 항의로 보이지만, 북핵을 둘러싼 중대한 대화에 일본이 소외될 수 있다는 걱정을 반영하는 것”이라고 풀이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내일(27일) 남북정상회담 현장에서 독도(일본명 다케시마)가 표시된 게 만찬 후식뿐이 아니라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양 측 정상이 앉을 의자를 보면, 등받이 가장 위쪽 원형 테두리 안에 한반도가 새겨져 있고요. 역시 제주도와 울릉도, 독도(다케시마)가 함께 표시됐습니다. 일본 정부가 이 부분은 미처 파악하지 못한 것으로 보입니다.

진행자) 최근 한국에서 치른 주요 국제행사에서 독도(일본명 다케시마)와 관련한 일본의 항의가 계속됐죠?

기자) 네. 지난해 11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을 방문했을 때, 환영 만찬에 독도(다케시마) 앞바다에서 잡은 새우 요리가 나왔는데요. 일본 정부 대변인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과 고노 다로 외무상이 이틀에 걸쳐, 미국과 한국, 일본 "세나라 관계에 악영향을 끼칠 것"이라며 항의했습니다. 지난 2월 강원도 평창 일대에서 진행된 겨울철 올림픽에서는 남북한 선수들이 들고 온 ‘한반도 기’에 독도가 그려진 것을 일본 측이 국제올림픽위원회(IOC)에 문제 삼아, 결국 독도가 없는 한반도 기를 사용했습니다. 각국 고위급 대표단이 참가한 올림픽 개막 만찬에서도 한반도가 그려진 초콜릿이 후식으로 나왔는데요, 독도는 빠졌습니다.

국경없는 기자회가 공개한 '2018 세계언론자유지수' 평가 지도. 국가없는 기자회 웹사이트 캡처.
국경없는 기자회가 공개한 '2018 세계언론자유지수' 평가 지도. 국가없는 기자회 웹사이트 캡처.

진행자) 지구촌 오늘,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세계언론자유 실태를 파악한 보고서가 나왔군요.

기자) 네, 국제인권감시단체인 '국경없는기자회'와 '프리덤하우스'가 25일 세계 언론자유 실태에 관한 보고서를 각각 내놨습니다. 국경없는기자회와 프리덤하우스 모두, 보고서에서 서구의 대중영합주의, 포퓰리즘 정치인들의 계속적인 언론 공격이 민주주의의 중대한 위협이 되고 있다고 신랄히 비판했습니다.

진행자) 국경없는기자회 보고서 주요 내용부터 살펴볼까요?

기자) 네, 국경없는기자회는 해마다 전 세계 180개국의 언론자유지수를 1부터 180까지 척도로 측정하고 있는데요. 1은 가장 자유로운 거고요. 180은 가장 자유롭지 못한 겁니다. 올해 조사에서 노르웨이가 2년 연속 1위를 차지했고요. 2위는 스웨덴, 3위는 네덜란드가 차지했습니다. 북한은 올해도 180위, 최하위를 기록했습니다.

진행자) 미국의 평가도 살펴보죠

기자) 미국은 45위로 지난해보다 2단계 내려갔습니다. 미국의 언론자유지수는 바락 오바마 행정부 때부터 계속 하락하는 추세이긴 한데요. 두 단체는 트럼프 대통령이 언론을 공격하고 있다며 비판했습니다.

진행자) 한국의 언론자유지수는 급상승했군요.

기자) 네, 한국은 180개국 중 43위를 기록했는데요. 지난해 63위에서 20단계나 뛰어올랐습니다. 한국은 박근혜 정부 출범 첫해였던 2013년 50위를 기록한 후 줄곧 하락해 지난 2016년에는 70위로 역대 최하위를 기록했습니다.

진행자) 유럽의 상황은 어떻습니까?

기자) 유럽은 역사적으로 전 세계에서 가장 자유로운 언론의 자유를 지니고 있지만, 지역별 조사에서는 가장 큰 하락세를 보였는데요. 주요 국가들만 살펴보면, 독일 15위, 프랑스 33위, 영국은 40위에 그쳤습니다.

진행자) 반면 언론자유에 진전을 보인 나라도 있습니까?

기자) 네, 독재자들이 축출된 일부 아프리카 국가들의 경우, 진전을 보였습니다. 그중 하나가 감비아인데요. 감비아는 신임 대통령이 덜 제한적인 언론 법안을 발표하고 헌법에 표현의 자유를 포함시켜 이번에 21단계 오른 122위에 올랐습니다. 아프리카 지역 국가들 중에서는 가장 크게 도약했습니다.

진행자) 프리덤하우스 보고서의 주요 내용도 간략하게 정리해볼까요?

기자) 네, 프리덤하우스도 오는 5월 3일, '세계 언론의 날'을 앞두고 가장 최근의 조사결과와 정보들을 취합해 '2017~2018 전 세계 언론자유실태'에 관한 보고서를 내놨는데요. 프리덤하우스는 보고서에서, 5년 전까지만 해도, 언론에 대한 압박이 미국이나 유럽 등 민주주의가 확립된 나라에서는 보이지 않았지만, 오늘날에는 대중영합주의 포퓰리스트 정치인들이 이들 국가에서도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는 중요한 위협이 되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진행자) 구체적인 사례들도 명시되어 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일례로 프랑스에서는 지난해 5월, 추문에 연루된 정치인에게 질문한 기자가 기자회견장에서 쫓겨나는 사례로 있었고요. 폴란드에서는 한 TV 방송국이 반정부시위 보도를 통해 불법 활동을 조장한다며 벌금을 문 일도 있습니다. 그런가 하면 헝가리에서는 여당과 관련된 기업가들이 독립적인 언론사들을 대부분 인수하면서 언론의 자유가 사라졌다고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앞으로 언론 자유의 추이를 지켜볼 필요가 있는 나라들도 있다고요.

기자) 네, 쿠바의 경우, 최근 라울 카스트로 국가평의회 의장이 물러났지만 현 상황을 유지하기 위해 언론에 대한 탄압이 늘어날 수 있다고 지적했고요. 이란의 경우 최근 몇 년간 언론 환경이 완화된 조짐이 있지만, 지난해 12월부터 인터넷상의 검열과 단속이 다시 시작되고 있다며 우려를 표했습니다. 프리덤하우스는 이밖에 멕시코와 폴란드, 튀니지, 우즈베키스탄 등의 언론 상황도 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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