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에 장기간 억류됐다 석방된 3명은 모두 한국계 미국인들입니다. 이들은 오랜 기간 동안 가족과 연락이 끊어진 채 영사접견도 받지 못했습니다. 이연철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에 가장 오래 억류됐던 김동철 씨는 지난 2015년 10월 함경북도 나선에서 체포됐습니다.
김 씨가 북한에 억류된 기간은 모두 31개월로, 24개월이 약간 넘는 735일 동안 북한에 억류됐다 풀려난 케네스 배 씨의 기록을 뛰어 넘는 미국인 최장기 억류기록입니다.
북한은 선교 활동을 하던 김 씨가 북한 군인으로부터 북 핵 관련 자료 등이 담긴 USB를 받았다고 주장했습니다.
김 씨는 2016년 3월 평양에서 외신기자들을 상대로 한 기자회견에서, “지난 2005년부터 중국 옌지에서 기업 활동을 했으며, 2008년 8월부터 나선경제무역지대에 들어와 회사를 설립하고 사장으로 일했다”고 말했습니다.
북한 최고재판소는 2016년 4월 열린 재판에서 김 씨가 국가전복음모와 간첩 행위를 감행한 범죄 사실을 모두 인정했다며 10년 노동교화형을 선고했습니다.
[녹취: 조선중앙TV] “재판에서는 피소자에게 노동교화형 10년이 언도됐습니다.”
중국 연변과학기술대학 교수 출신의 김상덕, 미국명 토니 김 씨는 2017년 4월 북한 당국에 체포됐습니다.
당시 평양과학기술대학에서 한 달 동안 초빙교수로 회계학을 가르쳤던 김 씨는 출국길에 평양국제공항에서 붙들렸습니다.
당시 북한 관영매체는 김 씨가 북한을 전복하려는 적대적인 범죄행위를 해 체포했다고 주장했지만, 어떤 적대행위를 했는지는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습니다.
이후 김 씨는 재판에 회부되지 않은 채 장기간 구금됐고, 가족들과 연락이 끊겼습니다.
김 씨의 아들 김솔 씨는 지난 2월 VOA와의 인터뷰에서 아버지와 연락이 안 돼 답답하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김솔] “늘 궁금하고. 시간이 길어지니까 무서워지는 것 같고, 아빠 건강이 어떤가 싶기도 하고, 늘 소식을 더 들어보고 싶은데 그게 잘 안 되니까 답답한 것도 있고..”
김 씨 가족은 9일 발표한 성명에서, 김 씨가 집으로 돌아올 수 있도록 기여하고 노력한 모든 사람들에게 감사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앞으로도 북한 주민들과 아직도 억류돼 있는 사람들의 석방을 위해 계속 기도해 줄 것을 당부했습니다.
평양과학기술대학에서 일했던 김학송 씨는 2017년 5월 북한 당국에 체포됐습니다.
김 씨의 부인 김미옥 씨는 당시 VOA와의 인터뷰에서, 김 씨가 평양역에서 기차를 타려다 체포됐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김미옥] “역으로 나와서 기차에 올랐다고 소식을 들었어요. 그런데 제가 단둥역으로 마중을 나갔는데 안 나오더라고요. 마지막 한 사람까지, 문 닫을 때까지 기다려도 안 나오니까.”
2014년부터 평양과기대에서 학생들과 농장일을 했고, 현지에 비료공장 설립도 추진했던 것으로 알려진 김 씨 역시 반국가 적대 행위 혐의로 체포됐습니다.
김 씨 역시 재판도 없이 1년 넘게 구금됐습니다.
이들 세 명이 북한에 장기 구금돼 있는 동안 어떤 처우를 받았는지는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조셉 윤 전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가 지난 해 6월 평양을 방문해 이들 3명을 만난 뒤 모두 건강하다고 전한 것이 전부였습니다.
아울러 이들 3명은 북한에 억류돼 있는 동안 외국인 수감자들의 기본적인 권리인 영사접견을 전혀 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VOA 뉴스 이연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