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개 주 예비선거 시작...미국 내 합법 스포츠 도박 길 열려

14일 펜실베이니아 주지사에 도전하는 폴 망고 공화당 후보가 캐넌즈버그에서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생방송 여기는 워싱턴입니다’ 생생한 미국 뉴스를 전해 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시간입니다. 김정우 기자 나와 있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펜실베이니아 주 등 미국 내 4개 주에서 예비선거가 진행되고 있는데요. 그 결과가 주목됩니다. 여러 주에서 스포츠 도박이 합법화될 길이 열렸습니다. 이 소식 자세히 알아보고요. 하와이 빅아일랜드 킬라우에아화산 분출로 지역 관광산업이 큰 피해를 볼 것이라는 소식 전해 드립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첫 소식 보겠습니다. 오늘(15일) 몇몇 주에서 예비선거가 진행된다는 소식이죠?

기자) 네. 펜실베이니아, 아이다호주, 네브래스카, 그리고 오리건주에서 예비선거가 진행되는데요. 그 결과에 눈길이 쏠리고 있습니다.

진행자) 예비선거라고 하면 11월 본 선거에 나갈 각 당 후보를 뽑는 과정이죠?

기자) 맞습니다. 영어로 ‘프라이머리(primary)’라고 하는데요. 비밀 투표로 후보를 뽑습니다. 예비선거에는 당원이 아닌 일반 유권자도 참가할 수 있는데요. 하지만, 당원만 참가하는 폐쇄형도 있습니다.

진행자) 경선 방식으로 ‘코커스(caucus)’도 있지 않습니까?

기자) 네. 이건 ‘당원대회’라고 하는데요. 당원들만 참여해서 공개적으로 후보를 뽑습니다.

진행자) 본 선거가 아닌 경선 과정이지만, 그 결과가 주목되는 이유가 있지 않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경선을 통과한 후보들의 면면을 보면 본선 결과나 표심 동향을 가늠해 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진행자) 오늘(15일) 4개 주에서 예비선거가 진행되는데, 단연 눈길을 끄는 지역은 바로 펜실베이니아주죠?

기자) 맞습니다. 야당인 민주당은 오는 중간선거에서 하원 다수당 자리를 탈환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 중요한 지역 가운데 하나가 바로 펜실베이니아주입니다.

진행자) 펜실베이니아주는 이른바 ‘스윙 스테이트(swing state)’에 들어가는 곳 아닙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스윙 스테이트는 특별히 지지하는 정당이 없는 지역인데요. 연방 의원 선거나 대통령 선거 때마다 민주당이나 공화당, 특정 정당에 상관없이 지지하는 후보가 달라지는 ‘경합 주’를 뜻합니다. 민주당은 오는 중간선거에서 펜실베이니아주 같은 경합 지역에서 의석을 늘려 연방 하원 다수당 위치를 탈환한다는 목표를 세워놓고 있습니다.

진행자) 최근에 펜실베이니아에서 중간선거와 관련해 민주당에 유리한 환경이 만들어진 것으로 아는데요?

기자) 맞습니다. 법원 명령으로 펜실베이니아주 연방 하원 선거구를 다시 그었습니다. 전문가들은 새로 획정된 선거구가 민주당에 다소 유리하다고 분석하는데요. 이런 상황에서 프라이머리에서 어떤 후보들이 선택될지 관심이 쏠립니다.

진행자) 펜실베이니아에서는 연방 하원의원 선거에 나갈 후보를 뽑는 경선만 있습니까?

기자) 아닙니다. 연방 상원의원과 주지사 선거에 나갈 후보를 뽑는 경선도 치러지는데요. 현역인 로버트 케이시 상원의원, 그리고 톰 울프 주지사는 모두 민주당 소속입니다. 공화당 상원의원 후보 경선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지지를 나타낸 루 바레타 후보의 당선 여부도 관심사 가운데 하나입니다.

진행자) 다음 네브래스카로 가볼까요?

기자) 연방 상원의원 1석, 그리고 연방 하원의원 경선이 치러집니다. 현역 상원의원은 지난 2012년에 선출된 공화당의 뎁 피셔 의원인데 지지층이 탄탄해서 무난히 공화당 경선을 통과할 것으로 보입니다. 연방 하원 같은 경우 지난 80년간 공화당이 절대 우세를 보였는데요. 오늘(15일) 예비선거에서 민주당 쪽에서 어떤 후보가 당선될지 주목됩니다.

진행자) 아이다호와 오리건은 어떻습니까?

기자) 아이다호에서는 주지사 경선이 관심을 끌고 있습니다. 역시 이곳도 공화당 지지세가 강한 지역이라 공화당 경선이 눈길을 끄는데 모두 3명이 출마했는데, 라울 라브라도 연방 하원의원도 경선 후보 가운데 한 사람입니다.

진행자) 라브라도 하원의원은 ‘프리덤코커스(Freedom Caucus)’와 관련이 있지 않습니까?

기자) 네. ‘프리덤코커스’라면 공화당 연방 하원 내 보수파 의원들의 모임인데요. 라브라도 하원은 이 프리덤코커스의 창립자 가운데 1명입니다. 마지막으로 오리건주에서는 주지사 예비선거가 눈길을 끌고 있습니다.

진행자) 오리건 주지사가 몇 년 전에 부패 혐의로 낙마한 것으로 기억하는데요?

기자) 맞습니다. 지난 2015년 당시 민주당 소속 존 키츠하버 주지사가 부패 의혹으로 사임했고요. 이어 같은 당의 케이트 브라운 주지사가 자리를 이었습니다. 민주당 쪽에서는 현역인 브라운 주지사가 무난하게 경선을 통과할 것으로 보이고요. 공화당 쪽에서는 예비선거에 10명이 출마했습니다.

진행자) 오리건주는 네브래스카나 아이다호주와는 다르게 진보적인 성향을 보이는 지역이죠?

기자) 맞습니다. 이곳은 민주당 지지세가 강한 지역입니다. 현역인 케이트 브라운 주지사의 지지율이 높은 상태인데, 브라운 주지사에 도전할 공화당 후보로 누가 나올지도 관심거리입니다.

지난 2007년 뉴저지 오션포트의 몬머스 파크에서 브리더스 컵 쥬브나일 필리스 경주가 열리고 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두 번째 소식입니다. 미국에서 스포츠 도박을 허용하는 주가 늘어날 전망이라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연방 대법원이 14일 발표한 결정에 따른 겁니다. 그동안 미국에서는 1992년에 제정된 연방 법에 따라, 서부 네바다주를 제외한 거의 모든 주에서 스포츠 도박이 금지돼 있었는데요. 뉴저지주에서 이에 반하는 법안을 통과시키자 여러 스포츠 협회가 소송을 제기했는데, 대법관들이 6 대 3으로 뉴저지주의 손을 들어줬습니다.

진행자) 그러니까 1992년 연방 법이 휴지가 됐다는 건데, 어떤 법인지 먼저 그 내용부터 전해주시죠.

기자) 네, 프로·아마추어스포츠보호법(PASPA)이란 건데요. 농구 선수 출신으로 이 법을 적극 옹호했던 빌 브래들리 전 상원의원의 이름을 따서 흔히 브래들리법이라고 불려왔습니다. 이 법은 주 정부가 스포츠 도박을 허용하지 못하게 금지했는데요. 다만 이전부터 오랫동안 스포츠 도박이 합법이었던 네바다주는 예외로 했습니다. 이 외 몬태나와 델라웨어, 오리건 등에서는 스포츠 복권이 허용돼왔습니다.

진행자) 어떻게 해서 소송이 제기된 건가요?

기자) 뉴저지주 동부 해안에 애틀랜틱시티란 곳이 있는데요.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만큼은 아니지만, 역시 카지노(casino), 도박장이 모여 있는 곳으로 유명한 곳입니다. 애틀랜틱시티 카지노는 뉴저지주의 주요 수입원이 돼왔는데요. 지난 2011년에 이곳의 카지노 사업이 불황을 겪으면서 세수가 줄어들자, 뉴저지주가 스포츠 도박에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진행자) 스포츠 도박을 합법화한 건가요?

기자) 네, 뉴저지 헌법을 수정한 뒤 주 의회가 관련법을 통과시킨 건데요. 뉴저지주 카지노와 경마장에서 21살 이상 성인의 스포츠 도박을 허용하는 내용이었습니다. 하지만 미국대학체육협회(NCAA), 또 미국프로농구(NBA)와 미국프로하키(NHL) 등 여러 스포츠 협회는 뉴저지주 법이 연방 법에 어긋난다며 소송을 걸었습니다.

진행자) 이들 협회가 반대한 이유는 뭔가요?

기자) 스포츠 도박을 허용할 경우, 스포츠 경기의 온전성을 훼손하고, 승부 조작과 같은 부정행위를 부추길 수 있다는 우려 때문입니다. 하급 법원에서는 이들 협회 측이 승소했는데요. 전임 크리스 크리스티 뉴저지 주지사 정부가 항소하면서 연방 대법원까지 올라온 겁니다.

진행자) 연방 대법원이 이런 결정을 내린 이유가 뭘까요?

기자) 이 법이 주 정부의 권한을 침해했으며, 따라서 헌법에 어긋난다는 겁니다. 대법원은 연방 의회가 스포츠 도박을 직접 규제할 수는 있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주 정부에 어떤 법을 만들거나 만들지 말라고 강제할 수는 없다는 겁니다.

진행자) 그런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도 전에 애틀랜틱시티에 도박장과 호텔을 세우지 않았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빌 브래들리 전 의원은 미국 공영방송 NPR과 인터뷰에서 1992년에 법안이 추진될 당시 부동산 사업가였던 트럼프 대통령이 반대했다고 말했습니다. 스포츠 도박을 통해 자신의 사업을 살릴 수 있을 거로 봤다는 겁니다. 브래들리 전 의원은 스포츠 도박은 인간에 대한 도박과 마찬가지라며 비판했는데요, 당시 연방 의원들 가운데 법안에 반대하는 사람이 거의 없었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이제 뉴저지주에서 스포츠 도박이 허용되게 됐는데, 다른 주 상황은 어떤가요?

기자) 많은 주가 그 뒤를 따를 것으로 보입니다. 앞서 소송 과정에서 12개 주 이상이 뉴저지주에 지지를 보냈는데요. 1992년에 나온 프로·아마추어스포츠보호법은 연방 의회의 권한을 넘어선 법이었다는 겁니다. AP 통신은 한 조사기관 보고서를 인용해 앞으로 5년 안에 32개 주가 스포츠 도박을 허용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진행자) 그동안 미국에서 스포츠 도박이 불법이다 보니까, 몰래 하는 경우도 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미국게임협회에 따르면, 미국인들이 불법 도박에 쓰는 돈이 한 해 1천500억 달러에 달한다고 하는데요. 이 협회는 스포츠 도박산업을 합법화하면, 한 해 260억 달러가 넘는 경제적 효과와 함께 15만 개의 일자리가 생기게 될 것이라고 말해왔습니다.

하와이섬 킬라우에아 화산폭발이 계속 되는 가운데 인근 레일라니 에스테이츠 지역의 지면의 갈라진 틈으로 용암이 분출되고 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마지막 소식입니다. 하와이주 빅아일랜드에 있는 킬라우에아 화산이 분출해 지역 관광산업에 큰 타격을 주고 있다는 소식이죠?

기자) 그렇습니다. 현지 관광국에 따르면 5월부터 7월까지 여행 예약 취소로 최소한 500만 달러 손해가 날 것으로 보이는데요. 화산 분출로 호텔과 다른 관광 상품 예약률이 50% 줄었다고 합니다.

진행자) 하와이주를 구성하는 섬 가운데 하나인 빅아일랜드에서 관광업은 굉장히 중요한 산업이죠?

기자) 맞습니다. 지난해 관광객들이 빅아일랜드에서 쓰고 간 돈이 약 25억 달러에 달할 만큼 관광업이 지역경제에서 매우 중요합니다.

진행자) 지금 화산 때문에 비상이 걸렸지만, 평상시에는 화산이 중요한 관광상품 가운데 하나였다고 하던데요?

기자) 그렇습니다. 빅아일랜드에서 사람들이 많이 찾는 관광 상품 가운데 하나가 바로 화산 관광입니다. 배를 타고 용암이 바다로 흘러들어가는 장관을 구경하는 크루즈도 인기 관광상품의 하나이고요, 화산 국립공원까지 있는데요. 하지만, 이번 킬라우에아 화산 분출 탓에 화산 국립공원이 대부분 문을 닫았습니다.

진행자) 이번 화산 분출이 하와이주 관광에 전체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을까요?

기자) 그런 우려도 있는데요. 하지만, 하와이 관광청은 다른 지역 관광은 문제가 없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하와이에 섬이 빅아일랜드만 있는 것이 아니죠?

기자) 그렇습니다. 하와이 관광청은 킬라우에아 화산은 빅아일랜드 동쪽 외딴 지역에 있다면서 여행객들이 주로 방문하는 곳은 화산과 멀리 떨어져 있어 안전하다고 설명했습니다. 하와이 관광청은 빅아일랜드도 화산이 있는 섬 동부가 아닌 서부는 안전하다고 밝혔는데요. 하지만 만일의 사태를 우려해 크루즈 선박들이 서부 코나 섬 정박도 기피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진행자) 네. ‘아메리카 나우’, 오늘은 여기까지입니다. 지금까지 김정우 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