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북 정상회담 논의를 위한 두 나라 관리들 간의 회동이 뉴욕과 한국의 판문점, 싱가포르에서 동시에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미 행정부에서 북한 문제를 다뤘던 전직 당국자들은 미국이 여전히 북한의 비핵화 의지를 시험하고 있는 중이라고 분석했습니다. 미-북 정상회담은 결국 비핵화에 관한 북한의 결정에 따라 개최 여부가 판가름 날 것이고, 구체적 협상은 회담 이후 이뤄질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이조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 전직 당국자들은 비핵화에 관한 북한의 결정을 미-북 회담의 향방을 결정할 주요 요인으로 주목했습니다.
데니스 와일더 전 백악관 아시아담당 선임보좌관은 북한이 비핵화에 진지하다는 점을 입증할 ‘극적인’ 행동을 초반에 취할 것인가에 따라 미-북 회담 개최 여부가 결정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녹취:와일더 전 보좌관] “The North will do something dramatic at the beginning to show it’s good will, and let’s see the North is willing to do that…”
북한이 이런 행동을 하겠다는 결정을 내리면 미국은 미-북 회담에 나설 것이고 그렇지 않다면 회담은 열리지 않을 것이란 설명입니다.
폼페오 장관이 이날 미-북 회담이 열릴 것이라고 분명히 밝히지 않은 이유도 현재 미국은 김정은이 의미 있는 무엇인가를 회담 테이블에 올릴 것인지 지켜보고 있기 때문이라고 풀이했습니다.
구체적으로는 북한이 핵 물질을 해외로 반출하거나 모든 핵 시설 명단을 제출하겠다고 약속한다면 미-북 회담은 개최될 수 있다고 내다봤습니다.
[녹취:와일더 전 보좌관] “For example, this idea that they might sell off their nuclear materials that they have and those would be taken out of the country…”
또 비핵화 속도가 매우 신속해야 한다며, 미국의 정치 시스템은 속도가 더딘 비핵화 합의를 다룰 수 없기 때문이라는 이유를 들었습니다.
비핵화 속도가 느릴 경우 북한과의 합의를 반대하는 세력들이 이 합의를 가로막을 시간적 여유를 주기 때문에, 비핵화는 10년이 아니라 3년 정도 내에 이뤄져야 한다는 설명입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이 회담 개최에 관한 기준을 높게 설정해야 한다며 김정은이 이 기준에 부합할 의지가 있다면 회담이 열리는 것이고 그렇지 않다면 열리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미-북 회담이 열린다고 하더라도 구체적인 합의가 도출될 수 있을지에 대해선 여전히 회의적인 시각이 지배적입니다.
게리 세이모어 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대량살상무기 조정관은 트럼프 행정부가 원하는 것은 과거와 같은 미-북간 ‘정치적 합의’가 아닌 ‘협정’이 될 것이라는 점에서 이번 회담은 시작에 불과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녹취:세이모어 전 조정관] “What the administration probably wants is they are probably seeking to negotiate their treaty…”
트럼프 행정부는 비핵화와 종전, 관계 정상화 등이 포함된 미-북 간 협정이 체결되길 원하는 것 같은데, 구속력 있는 협정에 관한 협상이 이뤄지고 상원이 협정을 비준하기까지는 2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의 첫 임기 내내 이어질 절차라는 설명입니다.
또 협정은 정치적 합의와 달리 상당히 구체적이고 기술적인 내용들이 세부적으로 포함돼야 하기 때문에 미국과 북한이 단계적으로 어떤 조치를 취할지 협상하는 것은 이번 회담에서 이뤄질 수 없는 일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아울러 현재로선 비핵화 과정에 대한 미-북간 이견이 너무 크기 때문에 싱가포르 회담 개최 전 합의에 도달할 수 없을 것이라며 구체적인 비핵화 합의는 회담 이후 협상으로 넘겨질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핵 무력을 완성했다는 북한과 현실적으로 협상을 통해 달성할 수 있는 합의는 북한의 핵,미사일 프로그램을 제한하는 것이라며 협상을 통한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는 불가능 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녹취:세이모어 전 조정관] “What we can achieve through diplomacy is limits, constraints, maybe partial rollback…”
로버트 갈루치 전 국무부 북 핵 특사도 구체적인 비핵화 과정과 속도, 보상 등에 대한 구체적 협상은 추후에나 이뤄질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녹취:갈루치 전 특사] “Ultimately, it will be drafted I would suspect after the summit…”
현재로선 북한이 비핵화에 진정으로 준비된 것인지 불확실하기 때문에 얼마 남지 않은 회담에서 구체적 합의를 도출하기 어렵다는 설명입니다.
그러나 미국이 그 동안 분명히 해왔듯이 북한의 핵 위협을 제거하는 것이 아니라면 합의는 도출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갈루치 전 특사는 북한은 미국과 국제사회가 북한과 경제적으로 관계를 정상화해 경제적으로 충분한 혜택을 받았다고 판단할 때 완전한 비핵화에 나설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VOA 뉴스 이조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