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테드 포 하원의원] “북한, 단계적 비핵화로 시간 끌수록 불리…중국 겨냥 추가 대북제재 검토”

테드 포 미 공화당 하원의원.

단계적 비핵화로 시간을 끄는 대신 신속한 비핵화로 제재에서 벗어나는 것이 북한에 이득이라고 테드 포 공화당 하원의원이 밝혔습니다. 하원 외교위 소속인 포 의원은 1일 VOA와의 전화인터뷰에서 북한이 핵무기를 폐기할 때까지 미국과 유엔이 제재를 완화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면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또 하원 외교위가 중국을 겨냥한 추가 대북 제재를 강력히 검토하고 있다고도 밝혔습니다. 하원 외교위 테러리즘비확산무역 소위원장인 포 의원을 이조은 기자가 인터뷰했습니다.

기자) 미-북 정상회담을 앞두고 사전 협의가 여러 곳에서 진행됐는데요. 현 상황을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포 의원) 미국은 그 동안 기다려온 북한과의 협상을 마침내 이행할 수 있는 매우 좋은 위치에 있습니다. 북한은 미국과 만나는 것이 매우 좋은 생각일 수 있다는 사실을 이제야 깨달았다고 봅니다. 김정은도 처음에는 트럼프 대통령이 전임자들과 비슷할 것이라고 믿었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돈과 식량을 받고 제제 완화를 얻어낸 다음 핵무기 포기를 약속한 뒤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될 거라고 믿었던 것이죠. 미국의 입장은 매우 분명합니다. 김정은은 핵무기를 제거하고 사찰을 허용해야 하며, 검증을 위한 미국의 접근을 허용해야 합니다. 또 핵무기 역량을 모두 폐기시켜야 합니다. 이 모든 것들이 완료된 후에 미국은 북한의 경제 재건을 돕는 것에 관해 논의할 수 있습니다.

기자) 북한과의 협상이 이번에는 다를 것이라고 보십니까?

포 의원) 이번에는 다를 겁니다. 김정은은 트럼프 대통령과 미국이 상당히 진지하다는 점을 이해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북한에 대한 미국의 정책은 매우 간단합니다. 북한의 핵무기 역량을 폐기하는 것이고 미국은 이를 돕겠다는 겁니다. 하지만 협상이 불가능할 경우 미국은 모든 옵션을 테이블에 올려놓을 수밖에 없습니다. 북한의 핵무기 보유를 막기 위해 모든 옵션을 테이블에 올려놓았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말을 김정은은 이제 믿고 있는 겁니다.

기자) 비핵화 방식을 두고 미-북 간 이견이 좁혀지지 않는 분위기인데요. 북한과 미국이 각각 요구하는 단계적 조치와 일괄타결 방식 사이에서 접점을 찾을 수 있을까요?

포 의원) 트럼프 대통령은 엄청난 협상가이자 타협의 명수입니다. 핵무기 제거라는 가장 중요한 원칙을 포기하진 않을 것입니다. 그러나 이 목표에 도달하기 위한 해법으로 어느 부분은 타협할 겁니다. 하지만 이란과의 핵 합의에서 단계적 방식의 핵 폐기는 작동하지 않는다는 교훈을 얻었기 때문에 그런 전철을 밟을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단계적 비핵화 방식이 돼선 절대 안 됩니다. 북한이 완전하게 핵무기 역량을 폐기하는 계획을 제시하면, 미국은 이를 당장 폐기하도록 도와주는 방식이 돼야 합니다. 그러나 두 국가가 해법을 찾기 위해 어느 정도 주고 받는 부분은 있을 것 같습니다.

기자) 비핵화가 단계적으로 진행될 경우 북한은 혜택만 받고 실제로는 핵무기를 포기하지 않는 과거 전철을 밟을 것이란 비판을 피하기 어려울 텐데요.

포 의원) 단계적 비핵화는 북한에 이득이 되는 방법이 아닙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이 핵무기 역량을 폐기할 때까지 제재를 해제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북한이 핵무기 역량을 폐기해야 미국은 제재를 해제하고 교역을 허용할 것입니다. 북한이 단계적 방식으로 비핵화에 시간을 오래 끌수록 제재도 오랫동안 해제되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북한 주민들이 고통을 받는 시간도 길어질 수 밖에 없습니다. 미국이 북한 체제의 안정을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지도 북한이 핵무기 역량을 폐기한 뒤에야 논의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신속한 비핵화가 북한에 더 이득입니다.

기자) 북한은 체제 안전이 보장돼야 비핵화하겠다는 입장으로 알려져 있는데요. 체제 보장과 비핵화가 동시에 이뤄질 수 있는 사안이라고 보십니까?

포 의원) 그것이 바로 북한과 문제가 되고 있는 부분입니다. 북한 관점에서 보면 북한 정권은 핵무기를 포기함으로써 권력을 잃고 싶어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정권 교체는 미국이 추구하는 게 전혀 아닙니다. 이런 입장을 미국이 김정은 정권에 어떻게 확신시켜 줄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아마도 외교적으로 미국은 정권 교체 의도가 없다는 입장을 재확인시켜줄 수 있을 것이라고 봅니다. 이것은 비핵화 약속에 대한 보상으로 주는 것이고 제재 해제는 북한이 실제로 핵을 폐기한 뒤에 이뤄질 것입니다. 북한이 핵을 폐기하면 오히려 정권에 도움이 됩니다. 핵을 폐기하면 제재가 해제돼 주민들은 덜 고통 받게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기자) 북한과의 합의가 협정 형태로 도출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는데요. 의회 비준을 받기 위해선 최소 어떤 내용이 포함돼야 한다고 보십니까?

포 의원) 아직까지 트럼프 행정부가 협정 형태가 될 것이라고 밝히진 않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한국전쟁의 종전을 선언하기 위해선 협정 형태가 돼야 할 겁니다. 휴전 상태를 끝내고 종전을 선언할 때가 됐다고 봅니다. 이 외에도 북한의 핵무기 폐기를 확실히 하고 제재 완화에 관한 것이 협정에 담길 것이라고 봅니다. 협정이 상원의 비준을 받는 것은 큰 문제가 되지 않을 것입니다. 과거 행정부처럼 법적 구속력이 없는 정치적 합의보다는 협정이 낫습니다.

기자) 협정 형태로 추진된다면 제재 완화에 관한 조건은 어떻게 명시돼야 한다고 보십니까?

포 의원) 북한의 핵무기와 관련 역량이 제거되기 전까지 제재가 완화돼선 안 됩니다. 북한을 지금 협상 테이블로 이끈 것은 제재 덕분입니다. 그런데 한 가지 알아야 한 점은 미국의 대북 제재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 유엔의 대북 제재도 있습니다. 중국과 러시아도 모두 유엔 제재에 서명했습니다. 따라서 대북 제재가 완화되려면 미국뿐 아니라 유엔도 조치를 취해야 합니다. 그러나 미국과 유엔 모두 북한의 핵무기가 폐기될 때까지 제재를 완화하지 않을 것으로 봅니다.

기자) 트럼프 행정부가 당초 계획했던 추가 대북제재를 잠시 유보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앞서 테드 요호 하원 동아태소위원장은 VOA와의 인터뷰에서 북한과 거래하는 모든 기업에 대한 추가 제재 부과 방안이 하원 외교위에서 논의되고 있다고 밝혔는데요. 중국 농업은행과 건설은행이 북한 돈세탁에 연루돼 있다는 증거도 포착했다고 밝혔고요. 현재 대북 제재 이행 상황을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포 의원) 중국은 현재 대북 제재를 속이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원 외교위도 그런 정황을 포착해 중국이 대북 제재를 피해가지 못하도록 추가 제재 부과 방안을 현재 강력히 검토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아직 구체적인 법안은 마련되지 않았습니다. 아마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이 비핵화에 진지한지 지켜보기 위해 상당히 많은 추가 제재들을 유보하고 있을 겁니다. 미국이 북한에 보내는 선의의 표시이죠. 대북 제재는 이미 작동하고 있습니다. 제가 하원에서 추진해 발효된 북한 테러지원국 재지정법으로 인해 북한에는 상당히 많은 제재들이 추가적으로 부과됐습니다. 북한은 또 다른 테러지원국인 이란과 함께 묶여 제재를 받게 됐기 때문입니다.

기자) 북한과 관계 정상화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는데요. 북한 인권 문제 개선 없이 비핵화만으로 관계 정상화가 가능할까요? 의회의 시각은 어떻습니까?

포 의원) 북한과 관계를 정상화하려면 인권 문제 또한 반드시 논의돼야 합니다. 물론 1차적인 문제는 북한이 핵무기를 제거하는 것이고 인권 문제는 2차적인 부분입니다. 그러나 북한과 협정을 체결하는 것이라면 북한 정부가 주민들을 얼마나 끔찍하게 대하고 있는지에 대해서도 반드시 논의돼야 합니다. 북한 정부가 주민들을 대하는 방식은 정말 수치스럽습니다. 북한은 인권 유린국이고 살기 힘들 정도로 주민들을 괴롭히고 있습니다. 북한이 주민들을 대우하는 방식과 잔혹성을 바꿔야 한다고 요구해야 합니다. 인권 문제는 북한의 핵무기 역량 문제보다 더 큰 사안입니다. 미 하원의원으로서 그리고 전직 판사로서, 저에게 인권 문제는 가장 중요한 부분으로 미국은 북한 인권 유린 실태를 적극 제기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미국은 전 세계를 돌아다니며 인권 문제를 제기하고 있는데 최악의 인권 유린국인 북한 인권 문제를 간과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습니다. 미국 입장에서 인권 문제는 이번 협상에서 제기해야 할 가장 기본적인 사안 중 하나입니다.

기자) 의회 내에선 미-북 회담에 주목하면서도 북한의 비핵화 가능성에는 회의적인 시각이 지배적인데요, 북한이 과연 이번엔 정말 비핵화할 것이라고 보십니까?

포 의원) 김정은이 무엇을 할 지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김정은은 과거와 달리 단 두 가지 옵션밖에 없다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비핵화하고 제재 해제를 얻거나, 아니면 비핵화를 거부하고 미국으로부터 계속 압박을 받거나 둘 중 하나라는 겁니다. 북한은 합의를 통해 비핵화 방법을 찾아야 할 겁니다. 다시 한 번 말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이 핵무기 역량을 갖는 것을 절대 용납하지 않을 것이란 점을 거듭 분명히 했습니다. 국제사회의 일원이 되고 전쟁보다 평화를 원한다면 김정은은 비핵화가 자신과 북한, 북한 주민들을 위한 최고의 이익이라는 점을 분명히 알아야 합니다.

지금까지 테드 포 공화당 하원의원으로부터 미-북 정상회담의 전망과 의회가 기대하는 합의 결과에 대해 들어봤습니다. 인터뷰에 이조은 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