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의회는 행정부 관리들에게 트럼프 대통령의 미-한 연합군사훈련 중단 발언에 대한 설명을 요청할 것이라고 아미 베라 민주당 하원의원이 밝혔습니다. 베라 의원은 12일 VOA와의 전화인터뷰에서 미-북 정상회담에도 불구하고 북한은 여전히 미국의 신뢰를 얻지 못했다며, 체제 보장 등 섣부른 양보나 보상을 제공하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의회 내 코리아코커스 공동 의장을 맡고 있는 베라 의원을 이조은 기자가 인터뷰했습니다.
기자) 이번 정상회담 결과를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베라 의원) 트럼프 대통령이 적국의 지도자인 김정은과 만났다는 것은 긍정적인 움직임이었습니다. 동시에 보다 신중할 것을 촉구하고 싶습니다. 긴 과정이 될 것이기 때문인데요. 특히 지금 시점에서는 지나친 약속을 해선 안 됩니다. 또한 트럼프 행정부는 의회와 긴밀히 협력해야 합니다. 이 문제에 대해 오래 동안 고민하고 있는 의원들이 많습니다.
기자) 김정은 위원장이 이번 회담을 통해 무언가 포기했다고 보십니까?
베라 의원) 북한은 공동성명을 채택하며 한반도 비핵화를 위해 협력할 것이라고 했는데요, 북한이 어떤 구체적인 조치를 취할지는 지켜봐야 합니다. 트럼프 행정부가 북한에 어떤 약속도 지나치게 해선 안 되는 이유입니다. 첫 단계인 검증이 아직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북한이 실제로 비핵화를 향해 나아가고 있고 구체적이며 검증 가능한 조치를 취할 때 미국은 제재 완화나 미-한 연합군사훈련 중단 등에 대해 얘기할 수 있습니다. 그 전까지 미국은 그 동안 해온 모든 것들을 유지해야 합니다.
기자) 회담이 열렸지만 북한은 여전히 미국의 신뢰를 얻지 못했다는 말씀이신가요?
베라 의원) 북한은 여전히 비핵화를 향한 구체적 조치라 할만한 것들을 입증하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미국과 북한이 대화하고 있다는 것은 좋은 겁니다. 동맹국인 한국과 일본을 이 과정에 계속 참여시켜야 하고 중국에 대해서는 주의를 기울여야 합니다. 중국이 이런 움직임을 대북 제재 완화 신호로 읽도록 놔둬선 안 됩니다. 제재는 북한을 비핵화로 움직이게 한 핵심 수단이었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합니다.
기자) 미국이 유일한 목표로 거듭 강조했던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돌이킬 수 없는 비핵화’라는 문구가 두 정상이 채택한 공동성명에서 빠졌습니다. 지난 4월 김정은 위원장과 문재인 한국 대통령이 채택한 판문점 선언에서 더 나아가지 못했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동의하십니까?
베라 의원) 맞습니다. 구체적인 내용들이 많이 결여됐습니다. 북한으로부터 이끌어내야 하는 것들이 아직 상당히 많이 남아있습니다. 때문에 트럼프 행정부는 주한미군 철수 등 너무 빨리 북한에 무언가 약속하는 데 신중해야 한다는 겁니다. 아직까지 의회는 주한미군 철수와 같은 행동을 하는 데 매우 신중할 겁니다. 이제 국무부와 관계자들이 모여 세부 내용을 논의하는 것이 다음 단계가 될 겁니다. 세부 내용은 북한이 비핵화를 향해 취해야 하는 첫 번째, 두 번째 단계 등을 제시하는 구체적이고 검증 가능한 것이 돼야 합니다. 이 부분에서 트럼프 행정부는 의회와 긴밀히 협력해야 합니다. 의회는 미-북간 공식 합의에 어떤 형태로든 반드시 참여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기자) 의회가 수긍할 수 있는 북한의 구체적 비핵화 조치는 어떤 것들입니까?
베라 의원) 제 생각엔 핵 사찰을 허용하는 것이라고 봅니다.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될 수도 있고 미국의 직접 사찰을 허용하는 것이 될 수도 있습니다. 이란 핵 합의 당시 이란은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지 않았지만 북한은 이미 핵무기를 갖고 있기 때문에 북 핵 합의는 더욱 복잡할 겁니다. 아직 갈 길이 정말 멉니다. 신중하게 한 단계씩 나아가야 합니다.
기자)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에 체제 안전보장을 제공하기로 약속했는데요. 체제 안전보장과 관련한 구체적인 내용이 담기지 않은 것도 문제지만,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되돌릴 수 없는 비핵화 약속을 북한으로부터 얻어내지 못한 상황에서 미국이 체제 안전을 보장할 수 있을까요?
베라 의원) 저도 그런 지적에 동의합니다. 체제안전 보장과 관련한 구체적 내용 없이 트럼프 대통령은 폭 넓은 수준의 선언을 했을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제 악마는 디테일에 숨어있습니다. 구체적 내용이 없는 것이 추후 문제가 될 수 있는데요, 최종 목표는 북한이 핵무기를 포기할 경우 체제 안전을 보장해주는 것이 돼야 합니다. 그런데 그 지점에 도달하기까지 아직은 갈 길이 멉니다.
기자) 구체적 내용에 대한 추후 협상이 이뤄질 가능성이 있는데요, 그렇다면 미국은 어느 시점에서 북한에 체제 안전보장을 약속해줘야 합니까?
베라 의원) 다음 단계로는 먼저 북한이 비핵화를 향한 구체적 조치를 취하고 있는지 검증할 수 있어야 합니다. 일부 핵무기와 미사일, 그리고 그 역량을 실제로 제거하고 있는지 구체적으로 검증되면 제재를 다소 완화해줄 수 있습니다. 그런데 한국 사람들과 얘기해보면 한국은 이미 북한과 경제 관계를 다소 정상화하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을 겁니다. 그러나 북한에 무언가 제공하는 시점에 도달하기까지는 아직 갈 길이 멀다고 봅니다. 또 북한이 실제로 핵무기를 버렸고 이 점이 검증되지 않는 이상 미국이 북한에 체제 안전 보장을 약속해주는 건 시기상조입니다.
기자) 트럼프 대통령은 미-한 연합군사훈련 중단을 시사했는데, 북한에 상당한 양보를 한 것이라는 지적도 있습니다.
베라 의원) 트럼프 행정부가 연합훈련을 지속하지 않겠다고 말한 건 너무 성급했다고 봅니다. 의회는 미-한 동맹 사이 거리는 없다는 데 단호한 입장을 유지할 겁니다. 한국은 미국의 친구지만 북한은 미국의 적국이었고, 지금도 그렇습니다. 미국은 동맹국인 한국, 일본과 협력해 이 협상을 진행해야 합니다. 역내 이익과 관련된 문제라는 점을 분명히 이해해야 합니다.
기자) 트럼프 대통령은 어느 시점에선 주한미군도 철수되길 바란다고 말했는데요.
베라 의원) 트럼프 대통령은 무언가 너무 성급히 말할 때가 있습니다. 의회는 짐 매티스 국방장관 등 트럼프 행정부 관계자들과 트럼프 대통령의 연합훈련 중단 발언이 실제로 무엇을 의미하는지 등 이번 회담과 관련한 세부 내용들에 대해 얘기하게 될 겁니다.
기자) 이번 회담에서 북한 인권 문제가 어느 정도 수준으로 제기된 것인지 여전히 궁금증이 남는데요, 과거에도 의회는 북한 인권 문제에 있어서 만큼은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북한과의 협상이 계속 진행된다면 인권 문제는 어떤 요소로 작용할 것이라고 보십니까?
베라 의원) 북한의 인권 기록은 악명 높습니다. 북한과 관계를 정상화하고 평화로운 한반도를 향해 나아가게 된다면, 북한은 미국이 내세우는 가치인 민주주의와 인권, 그리고 인간 존엄성에 대한 개선을 보여야 할 겁니다.
기자) 회담 직전까지도 의회는 추가 대북제재 부과 방안을 검토하고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의회가 준비하고 있는 다음 단계는 무엇입니까?
베라 의원) 추가 제재 부과 여부는 북한의 행동을 지켜본 뒤 결정해야 할 것 같습니다. 북한이 선의를 갖고 행동하는지 지켜봐야 합니다. 의회의 다음 단계는 추후 협상이 진행되기 전 트럼프 행정부로부터 이번 회담과 관련한 실제 세부 내용을 보고 받는 것이 될 겁니다.
지금까지 아미 베라 민주당 하원의원으로부터 미-북 회담 결과에 대한 평가와 전망에 대해 들어봤습니다. 인터뷰에 이조은 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