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내 북한 관련 화제성 뉴스를 전해 드리는 ‘뉴스 풍경’ 입니다. 한국 내 대북인권단체들이 미국의 저명한 단체가 선정하는 민주주의 상을 받았습니다. 장양희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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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인권시민연합, 나우(NAUH), 전환기정의워킹그룹(TJWG), 국민통일방송(UMG).
이들 4개 단체는 한국 내에서 활동하고 있는 대북인권 민간단체입니다.
이들 단체들이 북한 주민들의 인권 개선을 위해 노력하고, 북한의 인권 실태를 국제사회에 알려온 공로로 지난 13일 미국의 민주주의진흥재단(NED)이 수여하는 ‘2018 민주주의상’을 받았습니다.
[녹취: 현장음: 머피 의원 수상자 발표]
이날 시상식에서는 4명의 현직 의원들이 차례로 나와 상을 받는 단체를 소개하고 트로피를 전달했는데요, 북한인권시민연합에 트로피를 수여한 민주당의 스테파니 머피 하원의원은 자신도 난민 출신이라고 말해 눈길을 끌었습니다.
[녹취: 머피 의원]
베트남에서 태어났고 어린 시절 공산정권 아래서 아버지의 죽음을 겪었다고 말한 머피 의원은, 북한 주민의 인권을 위해 활동하는 단체들에 민주주의상을 시상하는 것은 자신에게도 영광이라고 말했습니다.
1998년 제정된 이 상은 개인이나 단체에게 주어지는데, 지난 2003년 이후 처음 대북인권단체들이 선정됐습니다. 4개 단체들은 NED의 후원을 받고 있습니다.
1996년 설립된 북한인권시민연합은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대북인권단체로 국제사회에 북한인권 문제의 심각성을 일깨우는 활동을 중점적으로 벌이고 있습니다.
민주주의진흥재단은 이 단체에 대해 설립 이래 국제회의를 개최하고, 언론인, 문화예술인, 학자, 비정부기구(NGO)와 함께 북한 내 인권 상황에 대한 인식을 일깨워왔다고 소개했습니다.
나우에 대해서는 지난 2010년 설립 이래 북한 내부 인권 상황 개선과 한국 내 탈북자 청년들과 한국 청년들 간의 소통을 통한 교육 등으로 한반도 통일준비 운동을 벌이며, 탈북자 구출 활동과 대북방송 활동을 벌이고 있다고 소개했습니다.
전환기정의워킹그룹은 4년 전에 설립됐으며 북한 내부의 인권 상황을 자료화 하고 있습니다. 지난 5월까지 총 500여명의 탈북자들을 인터뷰해 북한 주민이 처형된 장소와 매장지 등 인권 유린 현장을 포착해 국제사회에 알려왔습니다.
국민통일방송은 2014년 설립된 방송언론 단체로 라디오, 영상, 미디어 활동과 인터넷 신문 매체인 `데일리NK'를 통해 북한 관련 사안들을 전해오고 있습니다.
단체를 대표해 시상식에 참석한 북한인권 운동가들은 자유민주주의 나라 미국의 의회가 설립한 단체인 NED의 수상자로 선정된 것에 큰 의미를 두며 진심 어린 감사를 표했습니다.
북한인권시민연합의 박범진 이사장은 `VOA'에 지난 2003년에 이어 두 번째 받는 상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박범진] “저희들이 이 단체한테 상을 받게된 게 두 번째 입니다. 두 번씩이나 상을 주신 게 대단히 감사하게 생각하고, 더 노력해 달라는 격려의 뜻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국민통일방송 이광백 대표는 15년 전부터 정보 전달과 교육을 통해 북한 주민들이 민주주의와 인권을 열망할 거라는 믿음이 있었다고 밝혔습니다.
[녹취: 이광백] “일단 영광이고요 감사하고요, 지난 15년 간 북한 주민에게 정보와 교육을, 미디어를 통해 교육한다면, 인권과 민주주의를 열망할 거라는 믿음 때문이었어요. 그리고 그런 믿음을 가진 수많은 사람들이 이 일을 함께 했고 또 이 방송을 들어주는 주민이 있다는 것도 확인했습니다. 그들의 노력과, 작지만 그들과 소통하고 있다는 것에 대한 격려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나우의 지성호 대표는 “인권 유린의 피해자들이 북한인권의 참혹함을 알리는 운동가들이 됐다"면서 "우리가 하는 일을 믿고 응원해 줘 감사한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북한에 인권과 민주주의가 실현될 때 까지 운동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날 시상식은 워싱턴의 미 하원 롱우드 빌딩에서 열렸는데요, 낸시 펠로시 하원 민주당 대표는 축사에서 북한처럼 폐쇄적인 나라는 없다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진행 중인 북한과의 협상에서 북한 주민의 인권에 대한 진전이 이루어지기를 기대한다고 말했습니다.
에드 로이스 하원 외교위원장은 북한에서 자행된 반인도범죄는 오늘날 전세계에서 유례를 찾아볼 수 없다며, 북한 정권의 변화가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이날 수상단체들을 대표하는 인권운동가들은 미국에서 큰 상을 받은 것에 깊은 감사를 느끼면서도 한편으로는 안타까운 심정을 나타냈습니다.
한국 내에서 활동하는 인권단체로서 북한인권에 대한 한국사회와 한국 정부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는 겁니다.
국민통일방송의 이광백 대표는 `VOA'에 한국사회에는 한반도 평화를 실현하는 문제와 북한의 인권 문제가 서로 상충한다는 의견이 많다며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이광백] “북한 정부가 관계를 개선하려고 하는 근본적인 이유는 그렇게 해서 경제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북한 정권이 체재를 유지하는 것 조차 어려운 상황에 직면해 있기 때문인데요, 비핵화 선언도 관계 개선을 위해 나오는 것이거든요. 북한 정부가 관계 개선과 경제발전을 위해 무언가를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에요.”
어차피 북한은 정권 유지를 위해 무언가를 해야 하는 상황인데 한국 정부가 북한의 눈치를 살펴 인권 문제를 외면해서는 안된다는 겁니다.
이 대표는 한국 정부가 북한의 인권 문제에 하나의 원칙을 세워 꾸준히 제기한다면 북한 정부도 인권 문제를 개선하는 날이 올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북한인권시민연합의 박범진 이사장은 한국 내 인권활동에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한국 정부가 북한 정권과 관계 개선에 나서자 기업들이 북한인권 활동에 대한 지원을 주저하고 있으며, 실제로 다소 영향을 받고 있다는 설명입니다.
이 단체의 이성주 컨설턴트는 한국사회가 북한인권에 대해 정치적 상황의 영향을 받고 있으며, 이것이 인권 문제에 대한 무관심의 배경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런 상황을 개선시키는 것 역시 단체들의 역할이라고 말했습니다.
이 씨는 북한 주민의 인권 상황에 귀를 기울이는 것은 한반도 통일을 준비하는 것이지 장애가 아니라고 강조헀습니다.
[녹취: 이성주] “통일이 되고 나서 분명히 저희들한테 물을 거예요 (북한 주민들이). 우리가 한민족이면서 우리가 김정은 독재정권 아래서 아파할 때 당신들은 무엇을 했냐라고 물을때 분명 대한민국 국민들은 해줄 말이 있어야 될 것 같아요. 우리가 당신들의 인권을 위해 목소리를 높였고 당신들을 대신해 울려고 노력했다, 그래야 북한 사람들과 남한 사람들이 정말 친구가 되고 사람의 통일을 이야기 할 수 있지 않을까…”
오세혁 전화기정의워킹그룹 연구원은 한국 사회와 한국 정부가 북한을 향해 인권 문제를 제대로 다루는 그 시점이 남북한과 미-북 관계가 진정으로 잘 되는 시작이라고 본다고 말했습니다.
오 연구원은 NED의 민주주의상 시상식은 이미 계획되어 있었겠지만, 이런 민감한 시점에 북한인권단체가 미국에서 상을 받는 것 자체가 의미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오세혁] “이런 시점에 상을 받게 되는게, 인권 문제를 상기시키고 회담 때마다 인권 문제를 덮어두는 게 아니고, 상기시키는 무언의 메시지도 되는 것 같아요.”
NED 민주주의상 수상단체들은 이번 시상식을 계기로 그동안의 활동을 돌아보며 한반도 통일을 준비하기 위한 북한인권 개선 활동에 박차를 가하겠다는 의지를 다졌습니다.
VOA 뉴스 장양희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