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2 미북 정상회담 결과가 궁극적으로 한반도에 평화와 통일을 가져오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미국의 톰 스티븐스 한국전쟁 참전용사협회장이 말했습니다. 스티븐스 회장은 특히 미-북 정상이 미군 유해 발굴 재개와 송환에 합의한 것을 전적으로 반긴다며 정전협정도 체결되길 바란다고 밝혔습니다. 김영권 기자가 21일 스티븐스 회장을 인터뷰했습니다.
기자) 우선 한국전쟁 참전용사로서 미-북 정상회담을 어떻게 보셨는지 궁금합니다.
스티븐스 회장) 우리는 미북 정상회담 결과에 큰 관심을 갖고 있습니다. 우리는 한반도의 통일을 보길 원합니다. 저는 이번 정상회담이 그런 방향으로 가는 첫 발걸음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우리 참전용사들은 이런 과정의 진전을 통해 북한에 남아 있는 미군 실종자 유해들이 가족과 조국의 품으로 돌아오길 고대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이번 정상회담에서 합의한 미군과 동맹군의 유해 발굴과 송환 작업을 전적으로 지지합니다.
기자) 한국전쟁 참전용사 대부분이 이번 정상회담 결과를 긍정적으로 반기고 있다고 봐도 될까요?
스티븐스 회장) 글쎄요. 한국전쟁 참전용사들은 남들과 다르지 않습니다. 모든 개개인이 각자 의견이 있습니다. 저희가 참전용사들에게 설문조사를 하지도 않았습니다. 하지만 참전용사들의 생각이 이번 정상회담 때문에 바뀌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우리 참전용사들은 그 누구보다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을 지지합니다.
기자) 25일은 북한군의 공격으로 6·25 한국전쟁이 발발한 지 68주년이 됩니다. 감회가 남다르실 것 같습니다.
스티븐스 회장) 남북한의 실상을 보면 한쪽은(한국은) 민주주의와 자유가 있습니다. 다른 쪽(북한)은 독재가 있습니다. 그것이 한국전쟁의 결과입니다. 정전협정 뒤에 한국전쟁이 반영한 것들입니다. 우리는 이제 한국전쟁을 공식적으로 끝내는 평화협정을 보길 원합니다. 우리는 북한 정권이 그들의 핵무기를 포기하고 미국과 국제사회가 만족할 수 있는 사찰을 받는 것을 보기 원합니다. 하지만 우리 참전용사들에게 가장 중요한 우려 사안은 북한에서 싸우다가 숨진 채 조국으로 돌아오지 못한 전우들이 아직 북한에 남아 있다는 겁니다. 우리는 그 숫자를 5천 300명으로 추산하고 있습니다. (역: 미 국방부에 따르면 18일 현재 한국까지 포함한 전체 미군 실종자는 7천 697명) 우리는 북한에 가서 가능한 모든 미군의 유해를 발굴해 신원을 확인하고 조국의 가족 품으로 데려오길 바라고 있습니다. 그것이 우리의 가장 큰 관심사입니다. 물론 한반도의 통일 역시 아주 중요합니다.
기자) 한국 전쟁 중에 어느 부대에서 복무하셨나요?
스티븐스 회장) 저는 미 공군 307 폭격편대에서 B-29 폭격기의 사수로 근무했습니다. 미 공군에서 1951년 7월부터 1955년 7월까지 복무했는데, 북한으로 날아가 전투 임무를 수행한 시기는 1952년 10월부터 1953년 4월까지였습니다. 이제 저는 85살이 됐습니다.
기자) 앞서 평화협정이 체결되길 바라신다고 말씀하셨는데, 참전용사협회장으로서 트럼프 대통령과 문재인 한국 대통령에게 어떤 권고를 하고 싶으신가요?
스티븐스 회장) 그것은 전적으로 그분들에게 달려있다고 봅니다. 제가 보고 싶은 모든 것은 북한에 남아있는 전우들의 유해가 모두 돌아오는 것과 남북통일입니다. 이를 어떤 방식으로 이룰지에 대해서는 제가 뭐라 얘기하는 게 그리 적절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
기자) 한국전쟁이 미국에서는 오랫동안 ‘잊혀진 전쟁’으로 불렸습니다. 하지만 앞서 말씀하셨듯이 자유롭게 번영하는 한국과 세계에서 가장 폐쇄된 독재국가-북한의 대조적인 결과를 보면서 많은 참전용사가 자랑스러워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적지 않은 참전용사들이 중·고등학교에 가서 한국전쟁에 관해 설명하신다고 들었습니다.
스티븐스 회장) 네, 여기(캔사스주)에서도 우리가 그렇게 하고 있습니다. 김 기자가 미국의 중·고등학교에 가서 학생들에게 한국전쟁에 관해 무엇을 알고 있는지를 묻는다면 대부분이 잘 모를 겁니다. 사실상 한국전쟁에 관해 아무것도 모릅니다. 그래서 우리가 학교를 방문해 하는 것은 학생들과 소통하며 왜 한국전쟁이 일어났고 우리가 무엇을 전쟁에서 성취했는지를 자세히 나누는 겁니다. 한국전쟁의 유산을 말하는 거죠. 우리가 공산군의 침략을 38선에서 막아 대한민국의 자유를 지켰고 한국인들은 이를 바탕으로 경제를 발전시켜 번영하는 국가를 이뤘습니다. 한국인들은 자유가 있었고 기적을 만들어냈습니다.
기자) 북한은 한국전쟁을 미군과 한국이 일으켰다고 왜곡해 교육하고 선전합니다. 그 때문에 북한인들이 진실을 모른 채 평화협정을 체결하는 게 타당한지 의구심을 나타내는 이들도 있습니다.
스티븐스 회장) 저도 (북한 정권이 북침으로 가르친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북한 정권은 그들의 목적에 맞게 역사를 왜곡했습니다. 그런 일이 새삼스러운 게 아닙니다. 학교에 가서 세계 2차대전에 관해 대화를 나누면 많은 학생이 잘못 알고 있습니다. 미국이 일본에 핵폭탄을 투하해 2차 세계대전이 시작됐다는 겁니다. 진실은 우리가 알고 있듯이 미국이 일본에 원자폭탄 2기를 투하해 2차 세계대전을 끝냈다는 겁니다. 폭탄을 투하했기 때문에 일본이 항복하고 테이블로 나왔죠. 북한 정권도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무엇이든 가리지 않고 역사를 왜곡하고 있습니다. 혹시 (시라큐스대학의) 한종우 교수를 아십니까?
기자) 네, 알고 있습니다. 한국전쟁유업재단을 만든 분이죠. 한 교수가 참전용사들의 증언을 영상으로 제작하고 미국의 교사들에게 한국 전쟁의 성과를 알리는 캠페인을 하고 있다는 것을 저희 VOA도 보도했었습니다.
스티븐스 회장) 저도 한 교수를 잘 아는데요. 그가 사우스캐롤라이나주의 찰스턴에서 미국 중·고등학교 사회 교사들을 상대로 한국 전쟁에 관한 행사를 엽니다. 한국 전쟁을 가르치는 교과 과정을 만들어서 교사들이 학생들에게 제대로 가르치도록 하는 것이죠. 아주 멋진 일입니다. 한 교수가 아주 훌륭한 일을 하고 있습니다. 학생들이 이를 통해 한국 전쟁의 의미와 성과를 잘 알게 될 겁니다. 그래서 저와 일부 참전용사들도 이 행사에 참석해 증언할 계획입니다. 또 다음 달 7월 27일은 워싱턴에서 정전협정 65주년 행사가 열리는데 저와 협회 이사들이 참석합니다. 10월 17일부터 21일까지는 플로리다주 올랜도에서 모든 참전용사와 가족들이 참석하는 연례 총회도 열 계획입니다.
기자) 끝으로 북한 주민들에게 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으신지요?
스티븐스 회장) 특별한 메시지는 없습니다. 다만 북한 주민들도 한국인들처럼 통일을 염원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런 분단을 유지하고 싶은 쪽은 북한 최고 수뇌부겠죠. 저는 개인적으로 전쟁 때문에 흩어졌던 이산가족들이 자유롭게 다시 만나길 희망합니다.
6·25 한국전쟁 발발 68주년을 맞아 톰 스티븐스 미국한국전쟁참전용사협회 회장으로부터 최근의 미북 정상회담을 바라본 소감과 정전협정 체결 등에 견해를 들어봤습니다. 인터뷰에 김영권 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