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방송 여기는 워싱턴입니다’ 생생한 미국 뉴스를 전해 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시간입니다. 김정우 기자 나와 있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미국 내 7개 주에서 프라이머리가 진행된 가운데 민주당 하원 중진 의원이 28살 정치 신인에게 패해 큰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연방 대법원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발표한 여행금지 조처의 효력을 인정했습니다. 미국 내 18개 지역 정부가 미국에 불법으로 들어오다 체포된 부모와 아이를 갈라놓는 것을 금지해 달라는 소송을 냈다는 소식, 이어서 전해 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첫 소식입니다. 어제(26일) 미국 내 몇몇 지역에서 ‘프라이머리’가 치러졌죠?
기자) 그렇습니다. 모두 7개 주입니다. 뉴욕, 유타, 메릴랜드, 콜로라도, 오클라호마, 미시시피, 그리고 사우스캐롤라이나주인데요. 프라이머리는 올해 11월에 치러지는 중간선거에 나갈 각 당 후보를 뽑는 예비선거를 말합니다.
진행자) 오늘(27일) 아침 뉴스를 보니까 이 가운데 특히 뉴욕주가 머리기사를 장식했더군요?
기자) 맞습니다. 뉴욕 14 연방 하원 선거구 민주당 예비선거에서 깜짝 놀랄만한 결과가 나왔습니다. 민주당 하원 중진 의원인 조 크롤리 의원이 어제(26일) 예비선거에서 졌습니다.
진행자) 크롤리 의원이라면 하원 민주당에서 서열이 높은 사람 아닙니까?
기자) 네. 열 번이나 하원 의원에 당선됐고요. 민주당 하원에서 서열이 4위입니다. 크롤리 의원은 하원 민주당 코커스 의장을 맡고 있는데, 현 낸시 펠로시 하원 민주당 대표가 물러나면 그 뒤를 이을 사람으로 여겨지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크롤리 의원을 물리친 사람은 누군가요?
기자) 네. 올해 28세인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코르테스 후보입니다. 여성인 그는 버니 샌더스 상원 의원이 지난 2016년 민주당 대선 경선에 나왔을 때 참모로 활약했고요. 좌파적 성향을 가진 활동가입니다. 오카시오-코르테스 후보는 이번 예비선거에서 지금까지 약 58%를 득표해 43%를 득표한 크롤리 의원을 이겼습니다.
진행자) 올해 민주당 예비선거에서 현역 의원이 진 경우가 있었나요?
기자) 공화당은 있었지만, 민주당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한편 예비선거에서 충격적으로 진 크롤리 의원은 이번 중간선거에서 오카시오-코르테스 후보를 지지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다른 지역으로 가볼까요? 유타주에서는 공화당 상원의원 예비선거가 주목됐는데, 결과가 어떻게 나왔습니까?
기자) 네. 밋 롬니 전 매사추세츠 주지사가 결선투표에서 72%를 득표해 제니 윌슨 후보를 눌렀습니다. 롬니 후보는 잘 아시다시피 지난 2012년 대통령 선거에 공화당 후보로 출마한 바 있습니다. 1차 예비선거에서 1등이었던 롬니 후보 득표율이 과반에 못 미쳐서 어제(26일) 결선투표를 치른 겁니다.
진행자) 사우스캐롤라이나로 가볼까요? 이곳에서는 공화당 주지사 예비선거가 관심거리였죠?
기자) 네. 헨리 맥매스터 주지사가 존 워런 후보를 눌렀습니다. 맥매스터 주지사는 니키 헤일리 전 주지사가 유엔 대사로 나가면서 그 자리를 승계했습니다.
진행자) 사우스캐롤라이나 공화당 주지사 예비선거도 결선투표인 것으로 기억하는데요?
기자) 맞습니다. 지난 6월 12일에 치러진 예비선거에서 맥매스터 후보가 42%, 그리고 존 워런 후보가 28%를 득표하는 등 과반수 지지를 받은 사람이 나오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이번에 결선투표로 후보를 정했습니다.
진행자) 맥매스터 주지사는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를 받지 않았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선거 전날인 25일에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사우스캐롤라이나로 가서 지원 유세를 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결선투표 당일(26일) 아침에도 인터넷 트위터에 맥매스터 주지사를 지지해 달라고 당부하는 글을 올리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다음 메릴랜드주 결과는 어떻습니까?
기자) 먼저 공화당 주지사 예비선거는 현 주지사인 래리 호건 주지사가 경쟁자 없이 후보로 확정됐습니다. 반면에 민주당 쪽에서는 전미유색인지위향상협회(NAACP) 회장을 지낸 밴 젤러스 후보가 이겼는데요. 현재로써는 가능성이 낮아 보입니다만, 만약 11월 본 선거에서 젤러스 후보가 승리한다면, 메릴랜드 역사상 첫 흑인 주지사가 됩니다.
진행자) 콜로라도와 오클라호마 결과는 어떻게 나왔습니까?
기자) 네. 콜로라도에서 제일 눈이 가는 건 주지사 예비선거였습니다. 민주당 소속 존 히켄루퍼 현 주지사는 임기 제한 때문에 물러날 예정이라 그런데요. 민주당에서는 재러드 폴리스 하원 의원이 승리했고, 공화당에서는 주 재무장관인 워커 스테이플턴 후보가 이겼습니다. 오클라호마도 현역 주지사가 임기 제한에 걸려서 물러날 예정인데요. 주지사 예비선거에서는 공화당에서 믹 코넷 후보가 1위에 올랐습니다. 하지만, 코넷 후보는 득표율이 29%에 그쳐서 2위와 결선투표를 치러야 합니다. 반면 민주당에서는 전 주 법무장관인 드류 에드몬슨 후보가 이겼습니다.
진행자) 마지막으로 미시시피주는 어떤가요?
기자) 이곳은 이미 지난 6월 5일에 예비선거가 치러졌는데, 어제(26일)는 결선투표가 진행됐습니다. 민주당 상원의원 후보와 3구역 공화당 하원의원 후보를 뽑는 결선투표였는데, 민주당 결선투표에서는 주 하원 의원인 데이비드 바리아 후보가, 그리고 공화당 결선투표에서는 마이클 게스트 후보가 승리했습니다. 참고로 지난 30년간 미시시피에서는 민주당 후보가 연방 상원의원 선거에서 승리하지 못했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두 번째 소식입니다. 연방 대법원이 어제(26일) 트럼프 대통령이 발표했던 입국 금지 조처의 효력을 인정했다는 소식이군요?
기자) 네. 연방 대법원은 5대 4로 행정부 손을 들어줬는데요. 보수성향 판사들은 모두 행정부 쪽에, 그리고 진보성향 판사들은 소송을 낸 원고 편에 섰습니다. 한편 다수 의견은 존 로버츠 대법원장이 작성했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이 발표한 입국 금지 조처가 하나가 아닌데, 이번 대법원 결정은 어떤 조처에 대한 겁니까?
기자) 마지막 세 번째에 관한 겁니다. 앞서 나온 두 개는 시효가 만료됐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9월에 포고령을 내고 8개 나라 시민이 미국에 들어오는 걸 전면 금지하거나 제한했습니다. 대상에는 시리아, 리비아, 이란, 예멘, 차드, 소말리아, 북한 그리고 베네수엘라가 들어갑니다. 그런데 북한과 베네수엘라는 해당 소송에서 빠졌고요. 차드는 나중에 금지 대상에서 제외됐습니다. 그러니까 이번 결정에 영향을 받는 나라는 모두 5개 나라입니다.
진행자) 로버츠 대법원장이 다수 의견을 작성했다고 했는데, 어떻게 설명했습니까?
기자) 핵심을 정리하면 트럼프 대통령이 국가안보에 필요하다고 생각하면 특정 국가 출신 시민의 미국 입국을 막을 권한이 있다는 겁니다. 로버츠 대법원장은 해당 포고령이 명확히 대통령 권한의 범위 안에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입국 금지 대상이 된 나라가 대부분 이슬람 국가들이라 트럼프 대통령이 종교를 근거로 사람을 차별한다는 비판이 있었는데, 이런 주장은 받아들여 지지 않은 모양이네요?
기자) 그렇습니다. 소송을 낸 쪽에서는 공개 심리에서 바로 이 점을 적극적으로 따졌는데요. 하지만, 로버츠 대법원장은 다수 의견에서 해당 포고령이 합법적인 목적에 근거한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니까 대통령 포고령에는 적절하게 신분을 확인할 수 없는 외국인이 미국에 들어오는 것을 막고, 다른 나라들이 보안점검을 강화하도록 유도하겠다는 목적이 있다는 겁니다.
진행자) 소수의견을 낸 대법관들 쪽에서는 어떤 말이 나왔나요?
기자) 네. 진보 성향인 소니아 소토마요르 대법관은 합리적인 관찰자들은 증거를 보면 대통령 포고령이 이슬람교에 대한 적대감에서 나온 것이라고 결론 내릴 것이라고 반박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하급법원에서는 이 여행금지 조처의 발목을 잡은 판결들이 나오지 않았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연방 지방법원과 2심인 항소법원에서 이런 판결들이 나왔습니다.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에 있는 제9 연방 순회항소법원은 해당 조처가 트럼프 대통령의 이슬람교에 대한 편견에 따른 것이라면서 이는 연방 의회가 대통령에게 준 권한을 남용한 것이라고 판결했습니다. 또 버지니아주 리치먼드에 있는 제4 연방 순회항소법원은 트럼프 대통령이 종교에 따른 차별을 금지한 연방 헌법을 어겼다고 판결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이번 대법원 결정에 대한 반응은 어떻습니까?
기자) 네. 트럼프 대통령은 26일 인터넷 트위터에 이 소식을 전하면서 놀랍다는 반응을 올렸는데요. 이어 공화당 의원들과 함께 한 오찬에서 이번 결정을 미국 시민과 헌법의 큰 승리로 평가했습니다.
[녹취: 트럼프 대통령] “The ruling shows that all of the attacks from media is wrong…”
기자) 트럼프 대통령은 또 이번 결정은 언론과 민주당의 공격이 모두 잘못됐음을 보여준다고 말했는데요. 그러면서 공화당은 국경을 강화하고 범죄를 없애길 바란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소송을 제기한 측은 어떻습니까?
기자) 실망했다는 반응이 나왔는데요. 지난해 하와이 주 법무장관으로 소송을 주도했던 덕 친 하와이 부지사는 공영방송 NPR과 인터뷰에서 우려스러운 일이라고 말했습니다. 한편, 민권 단체인 미국시민자유연맹(ACLU) 측은 성명을 내고 이번 결정이 연방 대법원의 가장 심각한 실패 가운데 하나로 역사에 기록될 것이라고 비판했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미국 내 18개 지역 정부가 연방 정부를 상대로 소송을 냈다는 소식이죠?
기자) 네. 이들 지역 정부가 어제(26일) 워싱턴주 연방 지방법원에 소송을 냈는데요. 미국 남부 국경을 불법으로 넘다 잡힌 부모와 아이를 연방 정부가 떼어놓지 못하게 해달라는 겁니다. 이번 소송에는 워싱턴, 캘리포니아, 메릴랜드, 버지니아, 일리노이, 워싱턴 D.C. 등이 참여했습니다.
진행자) 이 문제 때문에 지금 미국이 한창 시끄럽죠?
기자) 그렇습니다. 트럼프 행정부가 이른바 ‘무관용 원칙(zero-tolerance)’을 제시하고 불법으로 국경을 넘다 잡히는 사람들을 무조건 기소해 처벌하도록 지시하면서 생긴 문제입니다.
진행자) 이런 경우에 왜 아이와 부모를 떼놓도록 한 겁니까?
기자) 아이까지 처벌할 수는 없으니까, 아이들을 기소되는 부모하고 분리한 겁니다. 이를 두고 미국 안에서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비난 여론이 거셌는데요. 결국,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에 행정명령을 내려서 부모와 아이를 같이 있게 하라고 명령한 바 있습니다. 한편 이번 소송에 참여한 지역 정부들은 6월 20일 기준으로 아이 2천 명 이상이 부모와 떨어져 있다고 소장에 밝혔습니다.
진행자) 그럼 문제가 해결된 셈인데, 왜 주 정부들이 소송을 냈을까요?
기자) 트럼프 대통령 행정명령이 확실하지가 않고, 연방 정부가 문제가 된 조처를 재개하지 않는다는 보장이 없다는 겁니다. 이들 지역 정부는 또 연방 정부 관리가 망명 신청을 거부하지 못하게 해달라고 요청했습니다.
진행자) 이런 문제와 관련한 소송이 이번이 처음입니까?
기자) 처음은 아닙니다. 하지만, 많은 지역정부가 소송 당사자로 참여했다는 점에서 이 소송의 판결 결과가 주목됩니다.
진행자) 최근에 국경을 관리하는 세관국경보호국에서 눈길을 끄는 발표가 나왔죠?
기자) 그렇습니다. 세관국경보호국은 25일 아이를 데리고 밀입국하다 잡힌 사람들을 당분간 검찰에 넘기지 않겠다고 발표한 바 있는데요. 트럼프 대통령이 밝힌 ‘무관용 원칙’에 배치되는 조처라 주목됩니다. 이런 가운데 캘리포니아 남부 연방지방법원은 어제(27일) 강제격리된 5세 미만 어린이는 명령으로부터 14일, 5세 이상 자녀는 30일 안에 부모와 다시 만나도록 할 것을 행정부에 지시했습니다.
진행자) 네. ‘아메리카 나우’, 오늘은 여기까지입니다. 지금까지 김정우 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