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 입니다. 지금 이 시각 어떤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미국이 주도하는 유럽 안보 협력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들이 이번 주 브뤼셀에서 모입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회원국 별 방위비 증액을 거듭 촉구하고 있어서, 회의 내내 긴장이 예상됩니다. 일본에서 기록적인 폭우로 사망자가 100명을 넘어섰고요. 중국 부자의 3분의 1 이상이 이민을 고려 중이라는 보고서, 이어서 들여다보겠습니다.
진행자) 나토 정상회의가 이번 주 열리는군요?
기자) 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오는 수요일(11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개막하는 나토 정상회의를 시작으로, 일주일 동안 유럽을 순방합니다. 정상회의에 이어 영국을 방문하고, 핀란드 헬싱키로 옮겨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첫 단독 회담도 하는데요. 가는 곳마다 중요한 쟁점들이 기다리고 있는 가운데, 첫 일정인 나토 정상회의 진행 방향에 세계가 주목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어떤 의제가 있나요?
기자) 국가별 방위비를 늘리는 문제가 가장 큽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이 나토의 그 어떤 나라보다 훨씬 많은 돈을 쓰고 있다. 어떤 측면에서 미국은 나토의 90%를 내고 있다”고 오늘(9일) 아침 ‘트위터’에 적었는데요. “나는 나토에 가서 (이렇게) 말할 것이다. 당신들은 돈을 써야 한다. 미국이 모든 걸 떠맡지는 않을 것이다”라고, 앞서 지지자 집회에서 강조했습니다. 또 지난달 말에는 독일과 캐나다를 포함한 주요 회원국들에, 이런 내용으로 공식 서한을 보내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서한에 뭐라고 썼나요?
기자) ‘나토 회원국들이 방위비 지출 약속을 안 지켜서, 미국의 인내심이 바닥났다’고 쓴 걸로 뉴욕타임스가 소개했는데요. 방위비 증액 요구를 이번 정상회의 의제로 우선할 뜻을 분명히 한 겁니다. “미국은 세계의 돼지저금통이 될 수 없다는 점을, 트럼프 대통령이 나토 정상들에게 분명히 말할 것”이라고 백악관 측은 지난주 기자들에게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돼지저금통’이라 하면, 나토회원국들이 미국의 돈을 꺼내 쓰고 있다는 건가요?
기자) 다른 나라들의 방위비 지출이 너무 적어서, 미국에 비용 부담이 쏠리고 있다는 걸 그렇게 비유한 겁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의 크림반도를 강제 병합하고 위협이 고조된 지난 2014년, 나토가 영국 웨일스에 모여 약속한 게 있는데요. 10년 뒤, 2024년까지 각 나라가 국내총생산(GDP)의 2%씩 방위에 할당하자는 목표였습니다. 그런데 이 약속을 아직까지 대부분 안 지키고 있는 현실을 트럼프 대통령이 계속 지적해왔습니다.
진행자) 현실이 어떤가요?
기자) 나토 전체 29개 회원국 가운데 5개 나라만 2%를 넘긴 것으로 지난해 통계에 나왔습니다. 미국은 GDP 3.57%를 방위비에 쓰고 있고요. 영국 2.12%, 그리고 폴란드, 그리스, 에스토니아만 기준을 충족하는데요. 독일과 프랑스 등 주요 국가들을 포함한 나머지는 2%에 훨씬 못 미칩니다.
진행자) 약속을 지키라고 트럼프 대통령이 다른 회원국 정상들을 압박할 텐데, 어떤 반응이 나올까요?
기자) 그나마 경제가 좋은 독일의 방위비 지출이 지난해 1.24% 밖에 안 됐기 때문에, 다른 나라들이 2%를 충족하겠다고 나올 가능성은 낮습니다. 다른 회원국 입장에선 이 문제가 달가운 주제가 아니어서, 미국과 여타 국가들의 대결 구도가 될 것으로 주요 매체들이 예상하는데요. 미국산 무기 구매 실적 등을 내세우며 트럼프 대통령의 압박을 피해갈 것으로 영국 신문 가디언 등은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미국과 다른 회원국들의 입장이 팽팽하게 맞설 거라는 전망이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특히 워싱턴포스트는 ‘나토가 트럼프를 상대로 살아남을까’ 동맹들이 우려하고 있다고 전했는데요. 이번 정상회의를 계기로 나토 체제가 급격히 약해지거나, 심지어 붕괴하는 경우도 일부 회원국들은 예상하고 있는 것으로 보도했습니다.
진행자) 방위비 문제 외에는 어떤 의제가 있을까요?
기자) 러시아산 독극물이 최근 유럽 안보 현안으로 떠올랐습니다. ‘노비촉’이라는, 옛 소련이 군사용으로 개발한 신경작용제에 얼마 전 영국 40대 남녀 주민이 노출돼 중태에 빠졌는데요. 그 중에 여성이 어제(8일) 결국 사망했습니다. 영국은 이 문제를 나토 정상회의에서 적극 제기할 것으로 현지 언론이 예상하는데요. 노비촉이 문제가 된 게 이번이 처음은 아닙니다. 지난 3월에도 러시아 출신 이중 스파이 세르게이 스크리팔이 딸과 함께 노비촉에 노출돼 쓰러졌다가 회복됐는데요. 당시 미국과 영국을 비롯한 서방 각국이 러시아 외교인력을 추방하고, 러시아가 맞대응하면서 긴장이 높아졌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은 나토 정상회의를 마치고 영국으로 가죠?
기자) 네. 목요일(12일)까지 브뤼셀에서 일정을 마치고 곧장 영국으로 이동합니다. 테레사 메이 영국 총리와 회담에서 특별히 까다로운 의제는 없고요. 양국 경제· 안보 협력 강화에 초점을 맞출 전망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엘리자베스 2세 여왕도 만나는데요. 런던 등지에서 트럼프 대통령 방문을 반대하는 큰 시위가 예고돼있습니다.
진행자) 그리고 트럼프 대통령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만나는군요?
기자) 네. 트럼프 대통령은 어머니 고향 스코틀랜드에 있는 본인 소유 골프 리조트(휴양지)에서 주말을 보내고요. 일요일(15일) 오후 핀란드 헬싱키로 이동해 다음 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회담합니다. 두 사람이 국제회의 현장에서 잠깐 대화한 것 말고, 단독 회담하는 건 이번이 처음인데요. 미-러 관계 개선을 위한 폭넓은 의제를 논의할 것으로 미국 정부가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지난 2016년 미국 대선에 러시아 당국이 해킹(불법 전산침입)으로 개입한 문제 등이 있어서, 미국 언론은 회담에 그다지 호의적이지 않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듣고 계십니다. 일본에 큰비가 내렸군요?
기자) 네. 일본 서남부 지방, 히로시마현과 에히메현, 오카야마현 등 일대에 지난주 목요일(5일)부터 이어진 기록적 폭우로 인명 피해가 속출하고 있습니다. 일본 정부는 조금 전 사망 102명, 실종 80명이라고 발표했는데요. 재난 방송 체제에 들어간 NHK 등 현지 언론 집계로는 사망자가 114명이고요. 연락이 끊긴 행방불명자가 60명에서 80명 정도 돼서, 전체적인 인명 피해는 조만간 200명을 넘길 것으로 보입니다.
진행자) 기록적 폭우라고 하셨는데, 얼마나 비가 많이 온 건가요?
기자) 고치현 모토야마에 내린 비가 1천700mm에 육박합니다. 170cm이니까, 웬만한 성인 머리까지 물에 잠기는 양인데요. 기후현에서도 이에 못잖은 1천mm 이상, 에히메현에 약 750mm, 히로시마시에서는 450mm가 집계됐습니다. 지방 기상청 100여 곳에서, 관측 체계를 정비한 지난 1970년대 이래 40여 년 만에 최고치였습니다.
진행자) 그렇게 많은 비가 내린 이유가 뭔가요?
기자) 장마 전선이 일본 내륙에 걸쳐있는데요. 태풍 ‘쁘라삐룬’과 만나서 주변의 뜨거운 공기와 섞여 큰 비를 한꺼번에 내린 겁니다. 태풍이 자주 오는 일본에서도 보기 드문 강수량이라고 현지 언론은 전하고 있는데요. 일본 기상청은 11개 현과 부에 동시에 호우 특별경보를 발령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폭우에 지진까지 겹쳤다고요?
기자) 네. 폭우 피해를 입은 곳에서 조금 떨어진 지바 현 남동쪽 해역에서 토요일(7일) 밤 규모 6.0 강진이 일어났는데요. 지진으로 인한 인명 피해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지만, 도쿄와 요코하마 일대에서도 건물이 흔들리면서 주민들이 대피했습니다.
진행자) 일본은 재난 방지 체제가 잘 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번 비에는 인명 피해가 크네요?
기자) 정부의 늑장 대처 때문이라는 지적이 언론에서 많이 나오고 있습니다. 에히메현 마츠야마시에서는 산사태로 17명이 한꺼번에 목숨을 잃었는데요, 산사태가 일어나고 20분 뒤에야 당국이 대피령을 냈습니다. 중앙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의사소통이 제대로 안 됐기 때문으로 현지 매체들이 지적하는데요. 폭우가 시작된 지난주 이후, 아베 신조 총리와 내각이 제대로 준비를 안 했다는 비판이 이어지는 중입니다.
진행자) 총리와 내각이 준비를 안했다는 비판, 근거가 뭡니까?
기자) 폭우 예보 중에 회식을 벌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아베 총리와 기시다 후미오 자민당 정조회장, 그리고 가미가와 요코 법무상을 비롯한 내각과 집권당 주요 인사들이 지난주 목요일(5일) 회식한 사진이 인터넷 ‘트위터’에 올라왔는데요. 그 때는 이미 기상청이 일요일(8일)까지 큰 비를 예보하고, 오사카 등지 20만 명에 대피 권고를 내린 상황이었습니다.
진행자) 비판에 일본 정부는 뭐라고 답했습니까?
기자) 각 부처에서 할 일을 잘하고 있다, 비 피해 대처에는 문제가 없다고 정부 대변인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이 지난 금요일(6일) 기자들에게 밝혔는데요. 그 뒤로 인명 피해가 크게 늘었습니다. 일본 정부는 어제(8일)가 돼서야 정부합동비상재해대책본부를 설치했는데요. 아베 총리는 결국 오는 수요일(11일)부터 예정됐던 프랑스와 벨기에 등 유럽과 중동 순방을 취소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마지막 소식입니다. 중국의 대표적인 재계 보고서인 '후룬보고서(Hurun Report)'가 새로운 조사 결과를 내놨군요.
자) 네, 해마다 중국 부자들의 순위도 발표하고 중국 부호들의 동향을 전문적으로 연구하는 '후룬'이 최근 ' 2018 중국 고액순자산자들과 이민 동향에 관한 보고서'를 내놨는데요. 중국 부자들의 3분의 1 이상이 현재 이민을 고려하거나 이미 다른 나라로 이주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진행자) 중국의 경제가 지속적으로 성장하면서 중국의 부자들도 꾸준히 느는 추세인데요. 부자라면 재산을 얼마나 가진 사람들을 말하는 걸까요?
기자) 후룬은 지난 3월부터 6월까지 평균 450만 달러의 재산을 가진 부자 224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했는데요. 그 결과, 응답자의 37%가 이민을 고려 중이라고 답했습니다. 지난해보다는 10% 줄어든 수치인데요. 이 중 12%는 이미 다른 나라로 이주했거나 이민 신청을 하는 중이라고 답했고요. 은퇴 후 이민을 고려한다고 답한 응답자는 90%에 달했습니다.
진행자) 중국의 부자들이 이민 가고 싶어하는 나라는 어디로 나타났습니까?
기자) 미국이 4년 연속, 중국 부자들이 가장 선호하는 나라로 선정됐습니다. 응답자의 80%가 미국을 선택했고요. 그 뒤를 영국이 따르고 있습니다. 이어서, 아일랜드와 캐나다, 호주 순인데요. 그리스가 처음으로 중국의 부호들이 이민 가고 싶어 하는 나라 6위에 뽑히면서 10위권에 들었습니다.
진행자) 중국 부자들이 이민을 생각하는 이유는 뭘까요?
기자) 네, 교육과 환경 오염, 당국의 강력한 규제가 주요 이유로 꼽히고 있습니다. 특히 교육 때문이라는 응답은 83%, 환경은 69%로 지난해보다 각각 7%, 5% 늘었습니다. 그 밖에 자신을 '세계 시민'이라고 생각한다는 응답자가 14%였는데요. 이들이 규정하는 세계 시민이란 자유로운 경제활동과 금융 활동의 간소화, 비자 면제, 해외에서 자유롭게 공부할 수 있는 사람들이라고 합니다.
진행자) 중국 부자들은 또 해외 재산 관리에도 관심이 많다고요.
기자) 맞습니다. 응답자의 70%가 해외에 자산이 있다고 대답했는데요. 대부분 부동산입니다. 중국의 부자들이 해외 부동산을 사들이는 것은 자신들의 재산을 지키고, 노후 생활을 위해 요즘 가장 인기 있는 방법이 되고 있는데요. 이들은 평균 80만 달러를 해외 부동산을 구입하는데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