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전문가들 “종전선언·평화협정, 군사위협 제거 후 가능…상원 비준 있어야”

지난해 10월 판문점 공동경비구역에서 유엔군과 북한군이 마주보고 있다.

미국 내 한반도 전문가들은 북한이 핵을 폐기하고 비무장지대 병력을 후방 배치하는 등 군사적 위협을 제거해야 종전선언과 평화협정이 체결될 수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북한이 종전선언을 요구하고 한국 정부가 연내 종전 선언을 이끌겠다고 천명했지만, 북한의 중요한 변화가 선행돼야 한다는 지적입니다. 안소영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브루스 베넷 랜드연구소 선임연구원.

브루스 베넷 랜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북한의 여러 가지 중요한 변화 없이 한반도에서의 항구적 평화는 정착될 수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녹취: 베넷 선임연구원] “You are not going to get lasting peace unless you get several major changes with North Korea. You have got to reduce the North Korean threat, those conditions involve complete eliminations of North Korea’s nuclear, chemical, biological weapons program, substantial conventional arms control..…”

베넷 선임연구원은 17일 VOA와의 전화통화에서 미국이 종전선언에 참여하고 평화협정을 체결하려면 북한의 완전한 핵과 생화학 무기 제거, 상당 규모의 재래식 무기 감축 등 북한의 위협이 줄어들어야 한다면서 이같이 전했습니다.

이어 북한이 주민을 대상으로 미국을 영원한 적이라고 세뇌시키는 상황에서 북한과의 항구적 평화는 상상하기 어렵다며 북한의 적대 행위가 중단돼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녹취: 베넷 선임연구원] “It is hard to imagine having lasting peace with North Korea when the North Koreans indoctrinate their people that the US is their eternal enemy.”

데이비드 맥스웰 한미연구소 선임연구원.

데이비드 맥스웰 한미연구소 선임연구원 역시 평화협정이 체결되기 위한 첫 번째 조치로 북한의 핵 프로그램 폐기와 북한 병력의 재배치를 꼽았습니다.

[녹취: 맥스웰 선임연구원] “Number one is the dismantlement of North Korea’s nuclear program and there should be repositioning of North Korean forces, they are on offensive posture ready to attack South, so they must be pull back from the DMZ, so North Korea has to demonstrate that they are no longer threat to the South.”

서울에 대한 공격 준비 태세를 갖춘 비무장지대의 북한 병력을 반드시 후방으로 배치해 북한이 더 이상 한국의 위협이 아니라는 점을 입증해야 한다는 설명입니다.

그러면서 종전선언과 평화협정은 어려운 정치적 도전이 동반된 복잡한 사안으로 신속히 이뤄질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고 지적했습니다.

[녹취: 멜스웰 선임연구원]”It is complicated, because South Korea and North Korea have to change their constitution to recognize the existence of each countries.”

북한과 한국이 상대방의 존재를 인정하기 위해선 각자의 헌법을 개정해야 하는 만큼 복잡한 문제라는 지적입니다.

또 미국에서도 평화협정 체결은 정치적 결단의 문제가 아니라 의회의 결정을 거쳐야 하는 쉽지 않은 과정이라는 시각이 많습니다.

데니스 와일더 전 백악관 아시아담당 선임보좌관.

데니스 와일더 전 백악관 아시아 담당 선임보좌관은 행정 조치로 가능한 종전선언과 달리 평화협정은 상원의 비준을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전체 상원의 3분의 2 이상이 동의해야 합니다.

[녹취: 와일더 전 선임보좌관] “If they were peace treaty that would require congressional approval. To end the armistice, that can be done very easily by executive actions. US senate has to approve any treaty if it is any treaty that’s actually entered and you have to have 2/3 vote.”

로버트 갈루치 전 미 국무부 북 핵 특사.

한편 로버트 갈루치 전 국무부 북 핵 특사는 종전선언과 평화협정 체결의 핵심 사안은 북한의 비핵화라면서도, 이것이 유일한 문제는 아니라고 말했습니다. 중요한 것은 평화협정이라고 명시 될 종이 한 장이 아닌 실질적인 정치적 진전이라고 진단했습니다.

[녹취: 갈루치 전 북 핵 특사] “The key is the real political progress, not the piece of paper that may be called the treaty of peace, which really important is how our relations between US and North Korea substantively affected, our tensions reduced, a fear of war relieved, those are the things that matter. Denuclearization is certainly part of that, it is the key issue but is not the only issue.”

다시 말해 미-북 관계가 어떤 영향을 받을 지, 두 나라의 긴장이 감소될지, 전쟁의 공포가 줄어들지가 정말 중요한 문제라는 겁니다.

갈루치 전 특사는 평화협정은 미-북 관계 개선의 결과물이 돼야지, 시작점이 돼서는 안 된다며, 적대행위를 멈추지 않고 관계가 정상화 되기 전에 협정을 체결하는 것은 행정부의 실책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VOA 뉴스 안소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