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대통령이 북한 비핵화 진전 여부에 대해 핵심 참모와 같은 목소리를 내지 못한 것은 북한의 약속 가운데 각기 다른 사안에 초점을 맞췄기 때문이라고 미국의 전직 외교 당국자들이 분석했습니다. ‘싱가포르 합의’ 중 이행된 부분과 그렇지 않은 부분을 각자 지적하면서 생긴 엇박자 라는 지적입니다. 안소영 기자의 보도입니다.
지난 7일 미국 뉴저지 주에서 재계 인사들과 만찬을 함께 한 트럼프 대통령.
북한과 좋은 대화가 오가고 있고, 미사일 발사도 핵실험도 없다면서 북한과 아주 좋은 관계를 갖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트럼프 대통령] “North Korea, we are doing well. We have a lot of good talks are going on. No more missiles flying over, there’s no nuclear tests and we have a good relationship with North Korea.”
그러면서 북한 김정은 위원장이 ‘싱가포르 성명’의 합의사항을 잘 지키고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북한으로부터 필요한 건 말이 아닌 행동이라며 북한은 미국이 비핵화에 필요하다고 느끼는 조치들을 취하지 않고 있다는 존 볼튼 국가안보보좌관의 같은 날 발언과는 사뭇 다릅니다.
[녹취: 볼튼 보좌관]”It’s the performance that we need is from North Korea. It’s just North Korea that has not taken the steps that we feel are necessary to denuclearize.”
데니스 와일더 전 백악관 아시아 담당 선임보좌관은 트럼프 대통령과 볼튼 보좌관이 북한의 비핵화 진전 과정에 대해 두 가지 다른 방법과 시각으로 바라본 것이지, 다른 의견을 표출한 것은 아니라고 평가했습니다.
[녹취: 와일더 전 보좌관] “The president is referring to are the actions of what North Koreans have taken. So dismantling of missile and nuclear test sites, and return of remains, no missile, nuclear tests. It depends on which part of this you focus on. Bolton is focusing on the fat that we haven’t made progress yet.”
와일더 보좌관은 8일 VOA와의 전화통화에서 대통령은 미사일과 핵 실험장 폐쇄, (미군) 유해 송환, 핵과 미사일 실험 등 북한이 이미 취한 행동들에 대해 언급한 것이고, 볼튼 보좌관은 아직 진전을 이루지 못한 부분에 초점을 맞춘 것 뿐이라고 말했습니다. 따라서 어디에 중점을 두느냐에 따라 다른 발언이 나올 수 있다는 겁니다.
반면 로버트 갈루치 전 국무부 북 핵 특사는 트럼프 대통령과 볼튼 보좌관은 한 행정부에서 일하고 있는 만큼, 어쨌든 다른 목소리를 내서는 안 된다며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갈루치 전 특사] “There shouldn’t be any daylight between the President and the National Security Advisor, they are working in the same building, I don’t understand it.”
6자회담 미국 측 수석대표를 지낸 크리스토퍼 힐 전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는 볼튼 보좌관이 대통령과 다른 시각을 갖고 있지만, 그렇다고 하더라도 대통령과 논쟁할 기자회견을 갖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습니다.
[녹취: 힐 전 차관보] “ John Bolton has different perspective but I don’t think National Security Advisor should be giving press conferences and arguing with the President. But on the substantive of it, I think Mr. Bolton has a point, I don’t see a lot of progress.”
그러면서도 북한 비핵화에 많은 진전을 보지 못한 것은 사실이라며, 실질적인 면에서는 볼튼 보좌관의 주장이 일리가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싱가포르 정상회담 이후 북한이 이렇다 할 비핵화 조치에 나서지 않았다는 것은 미 전직 관리들의 공통된 분석입니다.
게리 세이모어 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대량살상무기 조정관은 핵 실험 중단과 미사일 발사장 해체 외에 북한의 구체적인 추가 조치는 없었다고 지적했습니다.
[녹취: 세이모어 전 조정관] “I don’t see any progress beyond the steps the North Korean already has taken which are two, one is the moratorium on nuclear testing and the other is the destruction of test sites, beyond that, there hasn’t been any further progress.”
갈루치 전 특사는 볼튼 보좌관의 이번 발언은 북한이 약속을 지키지 않고 있다고 믿는 다수의 생각과 맞아 떨어지는 것이라고 평가했습니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싱가포르 정상회담이 큰 성공으로 비춰지길 희망하며 가능한 한 가장 큰 ‘행복한 그림’을 그리려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때문에 현 시점에서 2차 미-북 정상회담을 계획하는 것은 좋은 생각이 아니라고 강조했습니다.
[녹취: 갈루치 전 특사] “I don’t think the second summit is a good idea, because it is very hard for me to understand how things get work out by leaders of two countries if they can’t be worked out by foreign ministers and working level.”
외무장관과 실무급 회담도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데, 어떻게 두 정상 사이에서 해결책이 마련될 지 이해하기 어렵다는 설명입니다.
한편 세이모어 전 조정관은 미국이 북한에 핵무기 60%에서 70%를 단기간 내에 포기할 것을 요구했다는 보도와 관련해, 좋은 접근법이라면서도 북한이 이를 받아들일 리 없다며 현실적이지 않다고 분석했습니다.
[녹취: 세이모어 전 조정관] “ It is a great approach if the North Korean agree but they won’t agree. I don’t think North Koreans will agree to substantial reduction in their nuclear forces, they might agree to freeze for their production which will be a good first step so they don’t increase the size of the arsenal.”
상당한 규모의 핵 역량을 감축하는 데 북한은 동의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추가 생산을 동결 하는 것에는 합의를 이룰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이는 북한이 무기 규모를 확장할 수 없게 되는 것을 의미한다며, 바람직한 첫 걸음이 될 것이라는 게 세이모어 전 조정관의 진단입니다.
와일더 전 보좌관은 ‘무기 감축’뿐 아니라 무기를 제3국으로 반출한다는 내용은 초기 단계에 북한에 요구할 수 있는 훌륭한 접근이라고 평가했습니다. 핵 물질 감축은 북한이 취할 수 있는 대단한 첫 조치가 될 수 있다는 겁니다.
VOA 뉴스 안소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