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PAA, ‘한국전 참전 실종자 가족 설명회’…북한 유해송환으로 행사 규모 2배

9일, 워싱턴 근교 알링턴에서 열린 DPAA 주최 ‘한국전 참전 실종자 가족 설명회’

국방부가 워싱턴 근교 알링턴에서 한국전 참전 실종자 유가족을 초청해 위로하는 연례 행사를 개최했습니다. 올해는 북한의 미군 유해 송환이 이뤄지면서, 행사 규모가 지난해보다 2배 이상 늘었습니다. 국방부전쟁포로와 실종자 확인국(DPAA)은 유해와 함께 건네 받은 유품 등을 자세히 소개하고, 신원 확인에 만전을 기할 것을 약속했습니다. 안소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현장음)

녹슨 철모와 군데군데 색이 바랜 수통과 도시락통.

겨우 형체를 알아볼 수 있는 군복단추와 장갑이 세월의 흔적을 고스란히 담고 있습니다.

국방부가 9일 버지니아 주 알링턴의 한 호텔에서 ‘한국전 참전 실종자 유가족’ 연례 브리핑을 통해 북한의 유해 송환 과정과 유품에 대해 설명했습니다.

북한은 지난달 26일, 유해함 55 상자와 흔히 군번 줄로 불리는 ‘인식표’ 1개 등 미군들이 당시 사용했던 물품을 함께 보냈습니다.

DPAA 유해 감시소 소장을 맡고 있는 존 버드 박사는 이 가운데 유일하게 주인을 알 수 있는 유품은 찰스 호버트 맥대니얼 상사의 군번줄 뿐이지만, 유품 상자에 섞여 있던 동전 하나가 눈길을 끌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버드 박사] “The only item to be attributable to the person was the dog tag of Sgt. Charles Hobert Mcdaniel, and we had one coin in the mix, and I really wanted to take a good picture of this coin, because I think it is kind of a lot of ways of symbolic of all evidence, you can see the date, it is 1949.”

녹슬고 휜 낡은 동전이지만 주조연도인 1949와 링컨 대통령의 두 눈 부분만은 여전히 선명하다며 동전이 마치 메시지를 보내는 느낌을 받았다는 겁니다.

1949년도는 미군들이 전사한 장진호 전투가 벌어지기 바로 한 해 전입니다.

버드 박사는 동전이 (한국전에서) 실종된 미군들을 찾기 위한 노력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는 것 같다면서, 이제 (돌아온 유해를) 통해 이들의 신원을 확인하길 희망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녹취: 버드 박사]”I think that the coin sort of speaks to the situation regards to all of our missing men that were trying to find, and that we are hoping to identify.”

이틀 동안 열리는 이번 행사에 참석한 유가족들은 각기 다른 사연을 갖고 있습니다.

유품 사진에서 특히 눈을 떼지 못하던 벤딘스키 부부.

뇌졸중으로 몸이 불편한 남편 때문에 오랫동안 행사에 참석하지 못했던 수전 씨는 송환된 미군 유해 소식에 펜실베이니아에서 11년 만에 행사장을 찾았습니다. 67년 전, 황해도 수안에서 사망한 것으로 전해진 시아버지를 찾던 시어머니의 소원이 이번에는 이뤄지길 간절히 바라고 있기 때문입니다.

[녹취: 수전/한국전 참전 실종자 유가족] “Oh, we are hoping, we are so hoping, His mother was always convinced herself that he would walk into the doors even if after all these years, and she died couple years ago.”

긴 세월이 지나도 시어머니는 2년 전 세상을 떠나기 전까지 남편이 대문을 열고 집으로 들어올 것을 확신했다고 말했습니다.

89살의 한국전 참전용사, 로버트 씨는 함께 전장에 나갔던 삼촌을 여전히 기다리고 있습니다. 3살 밖에 차이 나지 않아 큰형 같은 기억으로 남아있습니다.

[녹취: 로버트/한국전 참전용사]“He was more like a big brother to me, he was just 3 years older than I was and I was hoping that I would be there in Korea at the end of the war, and help get him out of the prison camps, but we found out that he died.”

총성이 멎기 전 복귀한 로버트 씨는 전쟁이 끝나면 포로수용소로 끌려간 삼촌의 석방을 돕기 위해 한국으로 돌아 가려 했지만 삼촌이 이미 사망했다는 소식을 듣게 됐습니다.

로버트 씨는 매서운 추위를 견뎌야 했던 북한 땅에서의 겨울 밤을 기억한다며, 삼촌의 흔적이라도 찾을 수 있기를 희망했습니다.

행사장에는 부모나 형제를 찾는 고령의 유가족이 대부분이지만, 한국전에서 숨진 증조 할머니의 동생을 찾기 위해 캘리포니아에서 온 22살 청년 위트 씨도 있습니다.

[녹취: 위트/ 한국전 참전 실종자 유가족]“My great great uncle passed away at the Korean war. I would like to find out more information about him. My entire goal is, I am a historic fan and I am just trying to carry on this information to younger generation.”

위트 씨는 한국전 실종 미군을 찾는 노력이 1세대와 2세대에서 그치지 않고 젊은 세대로까지 이어지도록 하는 게 목표입니다.

이번 ‘한국전 참전 실종자 유가족’ 연례 행사에는 775여 명이 참석했습니다. 지난해에 비해 2배나 늘었습니다.

척 프리처드 DPAA 공보국장은 북한이 유해함 55구를 송환하면서, 실종된 가족을 찾으려는 유가족들의 열망이 커졌다고 이유를 설명했습니다.

[녹취: 프리처드 공보국장]It is different this year, this is about twice size of the one we had it last year. That can contribute to interest of brought on by this development where we had these 55 containers of remains has turned over. It got a lot of people energized, and we welcome that because once again, this is an opportunity to bring new people to these events.”

프리처드 국장은 올해 처음 행사 참석을 신청한 유가족이 3백명에 달한다며 실종된 전사자를 찾기 위한 DPAA의 임무를 더 많은 가족들에게 설명할 수 있게 돼 고무적이라고 전했습니다.

DPAA는 매년 8월 한국전과 냉전 참전 실종자 유가족을 초청해 신원확인과 유전자 분석, 유가족 지원 방안을 위한 총회를 엽니다. 아울러 일년에 7번은 각 주를 돌며, 작은 규모의 설명회를 개최합니다.

유가족 ‘지원 그룹’과 ‘참전 그룹’을 관리하는 것도 DPAA의 업무입니다.

[녹취: 프리처드 공보국장] “it really turns into support group, because the family members are surrounded by people who also share many of the same issues they had, so there’s some comforts in that, and there’s another group that involves is that the veteran groups that can help us gather information.”

프리처드 국장은 지원 그룹은 같은 아픔을 갖고 있는 유가족들이 서로 위로하며 편안함을 느끼게 하는데 목적이 있고, 참전 그룹은 당시 전쟁 상황에 대한 정보를 얻어 실종 미군을 찾는 데 도움이 된다고 말했습니다.

DPAA는 다음 달, 필라델피아에서 지역 내 한국전 참전 실종자 유가족을 만나 미군 유해 신원 작업 과정 등을 설명합니다.

VOA 뉴스 안소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