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대통령이 난항을 겪고 있는 미-북 간 비핵화 협상의 배후로 중국을 지목하고 있어 주목됩니다. 마침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방북설이 나오면서, 미-북 협상과 중국의 역할에 새삼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한반도 현안을 알기 쉽게 설명해 드리는 `뉴스 해설’, 윤국한 기자와 함께 합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이 미-북 협상에서 중국의 역할을 갈수록 부정적으로 보고 있는 것 같은데요?
기자)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 위원장과의 정상회담 이전인 지난 5월부터 이런 인식을 간간히 드러내 왔는데요, 중국과의 무역분쟁이 고조되면서 좀더 잦아지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20일 `로이터’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중국이 북한 문제에서 과거처럼 미국을 돕지 않고 있다고 했고, 지난 16일에는 미-북 관계가 “아마도 중국 때문에 약간 타격을 받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북한과의 비핵화 협상이 답보 상태에 있는 게 중국 때문이라는 건가요?
기자) 전적으로 중국 때문이라는 건 아닙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개인적 유대 관계를 강조하면서, 중국이 북 핵 문제 해결에 큰 도움을 주고 있다고 했던 지난해와는 분명히 대비됩니다.
진행자) 중국이 미-북 간 협상에 어떻게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는 건가요?
기자) 트럼프 대통령이 지적한 건 중국 당국의 국경 단속이 느슨해졌다는 정도입니다. 대북 제재와 관련해 중국이 적극 공조하지 않고 있다는 비판입니다. 실제로 중국은 최근 관광 등 분야에서 북한과 활발히 협력하고 있고, 국경 지역에서의 밀거래 단속에도 적극적이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중국이 북한의 비핵화를 바라지 않는다는 건가요?
기자) 미국의 입장에서는 그런 불만이 나올 수 있습니다. 제재로 인한 경제적 압박 때문에 북한이 비핵화 협상에 나섰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반면 중국은 북한의 비핵화에 대한 입장에 변함이 없다는 주장입니다. 문제는, 대북 제재에 대한 미국과 중국의 생각이 크게 다른 점입니다. 중국은 북한이 핵실험과 탄도미사일 시험발사를 중단하고 대화에 나선 만큼 제재를 완화하는 것이 오히려 비핵화를 고무할 것이라는 입장입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 때문에 비핵화 협상에 임하는 북한의 태도도 달라졌다고 보고 있지요?
기자) 이른바 `중국 배후론’을 제기한 건데요, 김정은 위원장은 지난 3월 이후 세 차례 시진핑 주석과의 만남을 통해 북-중 관계를 회복했습니다. 이로써 든든한 후원자를 얻은 건 분명한 사실입니다. 하지만 이 때문에 비핵화 협상에서 북한의 태도가 달라졌는지는 단언하기 어렵습니다.
진행자) 중국을 든든한 후원자로 뒀다는 건, 미국과의 새로운 관계 수립과 평화체제 구축에 연연하지 않게 됐다는 의미가 아닌가요?
기자) 그런 관측이 분명 없지 않습니다. 협상이 무산될 경우 미국에 책임을 돌리고, 이미 약해진 대북 제재, 그리고 중국의 지원과 협력을 토대로 경제의 활력을 일정 정도 되살릴 수 있다는 계산을 할 수 있다는 겁니다. 실제로 이런 계산이라면 미국과의 협상에서 강경하고, 비핵화 이행에서는 소극적이라고 해도 놀라운 일이 아닐 겁니다.
진행자) 북한이 비핵화 협상에서 미국에 경제적 요구를 하는 건 아니지 않은가요?
기자) 대북 제재가 김정은 위원장이 주력하고 있는 경제 회복에 큰 걸림돌인 건 분명합니다. 하지만 제재 해제가 김정은 위원장이 핵 포기 의사를 밝히고, 미국과의 협상에 나선 유일한 목표는 아닙니다. 북한의 궁극적 목표는 관계 정상화를 통한 미국과의 적대관계 청산과 체제안전입니다. 경제적 측면을 보더라도, 비핵화가 이뤄지지 않은 북한에 대한 중국의 지원과 협력은 한계가 뚜렷합니다.
진행자) 북한이 중국과의 관계 복원과 무관하게 미국과의 협상 타결을 원하고 있다는 건가요?
기자) 맞습니다. 북한이 필요로 하는 체제 안전보장은 미국 만이 제공할 수 있는 게 현실입니다. 북한은 미국과의 국교 수립으로 정상국가로 인정 받고, 이로써 미국 등 국제사회 여러 나라들의 투자를 유치해 경제적 번영을 이루겠다는 겁니다. 이런 북한에게 중국의 비공식적인 경제 지원과 협력은 연명의 수단일 뿐, 정상국가라는 목표에는 크게 못 미치는 일입니다.
한반도 현안을 알기 쉽게 설명해 드리는 `뉴스 해설’ 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