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상원의원들 “폼페오 방북 취소, 김정은 책임”…비핵화 협상 회의론 증폭

미국 워싱턴 DC의 연방 의회 건물.

미 상원의원들은 폼페오 장관의 방북 취소는 북한이 비핵화 약속을 이행하지 않고 있다는 방증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북한은 약속을 지킬 것인지 계속 압박에 시달릴 것인지 결정해야 한다는 경고와, 북한의 진정성을 확신하지 못한 채 협상을 진전시키는 것이 매우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함께 나왔습니다. 이조은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코리 가드너 공화당 상원의원은 폼페오 장관의 방북 취소에 이어 미-한 연합군사훈련 재개 가능성이 언급된 이유는 매우 명확해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녹취:가드너 의원] “I think it’s very clear between the decision to cancel the trip as well as the decision to resume military exercises, the speculation that the exercises will resume. It’s because Kim Jong Un has taken none of the steps that he promised he would. We have commitment from Kim Jong Un to denuclearize and he is not following through.”

코리 가드너 상원 외교위 동아태소위원장.

상원 외교위 동아태소위원장을 맡고 있는 가드너 의원은 28일 VOA 기자와 만나, 김정은은 미국에 비핵화를 약속했지만 약속을 지키는 어떤 조치도 취하지 않았기 때문에 미국이 이런 결정을 내린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특히 김정은은 트럼프 대통령이 보여준 선의의 제스처에 퇴짜를 놓았다고 지적했습니다.

[녹취:가드너 의원] “The President made, quite frankly, a decision that I disagree with, but a good faith gesture to Kim Jong Un to suspend the exercises. Kim Jong Un has rebuffed that good faith gesture. It’s very clear that he has because he is not taking the steps that he promised he would.”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에 대한 선의의 제스처로서 연합훈련 중단 결정을 내렸지만 북한은 비핵화 약속을 지키지 않으며 이런 선의의 제스처를 거절했다는 겁니다. 또한 자신은 애초부터 트럼프 대통령의 연합훈련 중단 결정에 동의하지 않았다고 덧붙였습니다.

그러면서 미국은 김정은이 약속한대로 구체적이고 검증 가능한 비핵화 조치를 취할 때까지 최대 압박을 계속할 것이라는 의지를 다시 한번 보여주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녹취:가드너 의원] “So, I think this is again commitment to maximum pressure that until Kim Jong Un moves forward with his promise, and that means concrete verifiable steps toward denuclearization, that we will continue the full force of maximum pressure…”

앞서 CNN은 이날,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이 폼페오 장관에게 보낸 편지에서 “비핵화 협상은 다시 위기에 처해 있으며 결딴이 날 수도 있다”고 경고해 트럼프 대통령이 폼페오 장관의 4차 방북 취소 결정을 내린 것이라고 보도한 바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 가드너 의원은 미-북 협상 무산 여부는 중요한 문제가 아니라고 지적했습니다.

[녹취:가드너 의원] “Whether the negotiations are falling apart, I think that’s not the question. The question is Kim Jong Un has a chance to live up to his word, or continue isolation leading an isolated nation withering under economic sanctions…”

김정은이 약속을 지킬 것인지, 아니면 경제 제재 아래 고립된 나라를 계속 시들게 할 것인지 결정하는 게 문제라는 설명입니다.

마르코 루비오 공화당 상원의원.

공화당 중진인 마르코 루비오 상원의원도 트럼프 대통령이 폼페오 장관의 방북을 취소한 이유는 너무도 명확하다며, 김정은이 핵 프로그램을 지속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녹취:루비오 의원] “I have unfortunately never believed that Kim Jong Un would denuclearize and I think that’s what’s playing out. To his credit, the President has bent over backwards to try find a peaceful solution moving forward but this effort is headed toward failure and it’s all Kim Jong Un’s fault…”

이어 평화적 해법을 찾으려는 트럼프 대통령의 노력이 실패로 돌아가고 있다며, 이는 100% 김정은 잘못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루비오 의원은 불행하게도 자신은 김정은이 비핵화할 것이라고 믿은 적이 단 한번도 없다며 실제로 자신이 믿었던 대로 흘러가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비핵화에 대한 북한의 확고한 약속 없이 싱가포르 정상회담이 이뤄진 것부터가 문제였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잭 리드 상원 군사위 민주당 간사.

상원 군사위원회 민주당 간사인 잭 리드 상원의원입니다.

[녹취:리드 의원] “I was a bit surprised that they initially announced the trip since we have not made apparently any significant progress in getting the North Koreans to identify their nuclear infrastructure and then to take conscious steps to begin to reduce it. In fact, this all should’ve been done before the President himself met with Kim Jong Un. So, this is another example of the mistake that I think was made by President Trump meeting him without any firm commitment by the North Koreans.

리드 의원은 북한의 핵 시설 신고와 ‘양심적인’ 비핵화 조치에 진전이 전혀 없는 상황에서 폼페오 장관의 추가 방북 계획이 발표돼 놀랐다며, (비핵화 협상을 위한 폼페오 장관의 방북과 같은) 이 모든 것은 사실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을 만나기 전 진작 이뤄졌어야 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이번 방북 취소는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의 확고한 비핵화 약속 없이 김정은을 만나면서 발생한 실수의 또 다른 예라고 말했습니다.

또한 싱가포르 회담 이후 비핵화에 진전은 없었고 김정은의 명성만 올라갔으며, 한국 대통령이 더욱 적극적으로 북한과 경제 관계를 구축하도록 촉진하는 결과로 이어졌다고 지적했습니다.

[녹취:리드 의원] “They have produced very little of any progress. to date, in fact, they have given Kim Jong Un further prestige and they’ve also I think encouraged the South Korean President to be much more aggressive in establishing economic ties . So far, I think the only one who’s benefitted has been Kim Jong Un…”

다이엔 파인스타인 상원 법사위 민주당 간사.

상원 법사위원회 민주당 간사인 다이엔 파인스타인 의원도 비핵화에 대한 북한의 진정성이 여전히 문제가 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녹취:파인스타인 의원] “I think there is conflict over North Korea and that’s obviously whether the government is sincere in doing with its nuclear program, and the history has been that it isn’t sincere is not sincere and I actually thought that the President did the right thing by trying and I would support trying but I think the confidence is very low that North Korea is going to give up its program, and destroy its program, absent a lot of guarantees, that might not be possible…”

이어 트럼프 대통령이 비핵화 협상을 시도한 것은 올바른 일이었고 자신은 이런 시도를 계속 지지할 것이지만, 현재로서 북한의 핵 포기 가능성은 매우 낮아 보인다고 우려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이 지킬 합의를 어떻게 마련할 것인지가 큰 문제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상원 민주당 원내총무인 딕 더빈 상원의원은 트럼프 대통령이 폼페오 장관 방북 직전에 계획을 취소한 점을 문제 삼았습니다.

딕 더빈 상원 민주당 원내총무.

[녹취:더빈 의원] “It was a surprise to me and I think it was a surprise to Secretary Pompeo. I think that he was preparing to take off. The President is unpredictable and he is often trying to divert attention from other issues. It didn’t surprise me in that regards but when you have a major trip in introducing a new player who is going to be involved in this and cancel it, literally at the last minute, I think there’s much more to the story…”

트럼프 대통령은 예측 불가능하며 종종 주의를 다른 데로 돌리려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이번 결정이 놀랍진 않지만, 폼페오 장관이 곧 떠날 채비를 하고 있는 상황에서 방북이 취소된 것은 폼페오 장관에게 놀랄 일이었을 것이라는 설명입니다.

또한 이번 방북은 협상에 참여할 새로운 인물(스티븐 비건 새 대북정책 특별대표)을 소개하게 될 중요한 자리였는데 이런 일정을 막판에 취소했다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고 덧붙였습니다.

의원들은 현재 미-북 협상에 진전이 없다는 데 대체로 공감하면서, 예상했듯이 매우 어렵고 긴 과정이 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벤 카딘 민주당 상원의원.

상원 외교위의 벤 카딘 민주당 상원의원은 처음부터 미-북 협상에는 진전이 없었기 때문에 협상이 무산되고 있다고 말하기 조차 어렵다고 말했습니다.

[녹취:카딘 의원] “I don’t think they were ever there to start off with so I wouldn’t say it’s falling apart…”

상원 군사위의 마이크 라운즈 공화당 의원도 현재로서는 미-북 협상이 성공하고 있다는 증거는 없다며 매우 더딘 과정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리차드 버 상원 정보위워원장은 미-북 비핵화 협상은 매우 어렵다면서도 미국은 이 과정에 들어갈 때부터 이를 잘 알고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버 의원] “I think they are very difficult but we knew that going in…”

상원 외교위의 진 샤힌 민주당 상원의원은 이런 과정이 상황을 재정비하려는 노력이기를 바란다며 미국은 작년과 같은 핵 전쟁 발언으로 돌아가길 원치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녹취:샤힌 의원] “I hope that this is an effort to regroup and dial back a little bit because we don’t want to go back to the rhetoric of last year of nuclear war…”

척 그래슬리 상원 법사위원장은 하지만 북한이 (미국의) 입장을 수용하지 않을 것으로 판단됐기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이 방북을 취소한 것이라며, 이제 다음 단계가 무엇일지 모르겠다고 말했습니다.

VOA 뉴스 이조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