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벤 카딘 상원의원] “김정은, 비핵화 의도 없어…남북 정상회담, 비핵화에 도움돼야”

벤 카딘 민주당 상원의원.

북한은 현재 비핵화할 의도가 없으며 국제사회의 제재 완화 기회를 얻을 목적으로 대화에 나선 것이라고 벤 카딘 민주당 상원의원이 지적했습니다. 곧 열릴 남북 정상회담이 비핵화를 진전시키길 바라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정권에 대한 가장 중대한 위협은 인권 유린에서 비롯된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상원 외교위원회 소속인 카딘 의원을 이조은 기자가 만나봤습니다.

기자) 북한 노동신문이 한국의 대북 특사단 방북 하루 전에 미국이 남북관계 진전을 가로 막고 있다고 비판했는데요. 어떻게 보십니까?

카딘 의원) 북한의 말은 어떤 것도 믿을 수 없습니다. 그들은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노력도 전혀 안 하고 있습니다. 예상했던 것이지만요. 북한 정권은 주민들을 학대하고 다른 나라 상황에 심각하게 간섭하고 있습니다. 북한은 신뢰하기 어렵다는 겁니다. 이런 점에서 저는 남북 간 외교를 시작하려는 한국 측 노력에 찬사를 보내고 싶습니다. 핵 위기에 대한 외교적 해법을 찾아야 합니다. 그리고 이것이 한반도의 정상적인 관계로 이어지고, 다른 나라에 대한 북한의 간섭 또는 북한 내 인권유린 문제 또한 다루는 방향으로 이어지길 바랍니다.

기자) 이달 중순쯤 남북 정상회담이 또다시 열릴 예정인데요. 어떤 결과를 기대하십니까?

카딘 의원) 한반도 비핵화 길을 이끌길 바랍니다. 현재로선 아직 비핵화 경로에 조차 진입하지 못했습니다. 북한이 비핵화 길에 들어선 뒤 남북 간 더 많은 (교류) 기회가 생기길 바랍니다.

기자) 미국은 북한의 비핵화 이행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반면, 한국은 남북관계 개선에 보다 초점을 맞추고 있는 데 대한 우려는 없으십니까?

카딘 의원) 우려는 없습니다. 한국은 지금까지 매우 도움이 됐다고 봅니다. 특히 한국 지도부가 북한과 관련해 평창올림픽을 이끈 방식은 훌륭했다고 생각합니다. 한국의 상황을 이해해야 합니다. 한반도에 살고 있는 사람은 그들이고, 북한 문제는 그들의 삶이 달린 일입니다. 따라서 해법을 찾으려는 한국의 적극적 공세를 넘겨 짚고 싶진 않습니다.

기자) 싱가포르 정상회담이 열린 지 약 3개월이 돼가지만 비핵화에는 여전히 별다른 진전이 없는데요. 마이크 폼페오 국무장관의 4차 방북 계획이 취소되면서 의회 내 북한의 진정성에 대한 회의론은 더 커져가고 있는 것 같습니다. 북한이 비핵화 의도가 있다고 보십니까?

카딘 의원) 현재로선 김정은이 비핵화할 의도는 없다고 봅니다. 그렇다고 해서 외교를 통해 비핵화를 달성할 수 없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언젠간 그렇게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국제사회는 김정은이 정권을 지키기 위해 굳이 핵무기를 가질 필요가 없고 체제안정을 보장 받을 다른 방법이 있다는 사실을 더 효과적으로 지적해야 합니다. 김정은은 또한 자신에 대한 중대한 위협은 외부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 내부에서 비롯된다는 사실을 이해해야 합니다. 나라를 외부세계에 개방하지 않고 인권을 유린하며 주민들에게 기회를 주지 않는 것이 바로 자신에 대한 중대한 위협이라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는 겁니다.

기자) 김정은이 비핵화할 의도가 없다면 애초에 미국, 한국과 대화를 하겠다고 나선 이유는 무엇이라고 보십니까?

카딘 의원) 국제적인 관심을 얻고 국제사회로부터 각종 제한을 완화 받을 수 있을지 기회를 보고 있는 것 같습니다. 미국의 관점에서 대북 협상의 목적은 한반도 비핵화를 이루는 것이지만 북한의 관점에선 긴장을 완화하기 위한 것이죠.

기자) 북한이 비핵화하지 않는다면 미국이 할 수 있는 다른 옵션은 무엇이 있습니까?

카딘 의원) 현재로선 힘들겠지만 언젠간 비핵화를 달성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미국의 목표는 외교를 통해 비핵화를 이루는 것입니다.

기자) 현 상황에서 의회는 어떤 역할을 해야 한다고 보십니까?

카딘 의원) 의회는 북한의 비핵화를 이끌기 위한 강력한 수단을 이미 행정부에 제공했습니다. 실제로 행정부도 이런 수단을 이용하고 있고요. 의회는 인내심을 갖고 기다릴 순 있지만 결과적으로는 한반도 비핵화를 보고 싶어한다는 점을 행정부에 분명히 할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기자) 미국의 대북 전략이 결여됐다는 비판이 민주당 소속 의원들 사이에서 거듭 제기되고 있는데요. 미국의 대북 전략이 무엇이라고 보십니까?

카딘 의원) 의회의 관점에서 대북 전략의 첫 번째는 북한의 핵무기 보유를 용납할 수 없다는 점을 매우 분명히 하는 것입니다. 두 번째는 북한을 외부세계에 개방해 주민들의 기본 인권을 존중하도록 하는 것입니다. 또한 북한이 다른 나라 일에 간섭하지 못하도록 하는 것이 세 번째입니다. 이 세 가지를 먼저 달성한 뒤 북한이 세계 공동체에 합류하도록 하는 것이 마지막 목표입니다. 그런데 트럼프 행정부도 의회와 같은 전략을 갖고 있는지는 모르겠습니다.

지금까지 벤 카딘 민주당 상원의원으로부터 미-북 비핵화 협상 전망과 미국의 대북 전략에 대해 들어봤습니다. 인터뷰에 이조은 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