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정부 특사단의 방북 이후 대북 협상과 관련한 트럼프 대통령의 다음 행보가 관심을 모으고 있습니다. 올 하반기 미-북 간 비핵화 협상의 방향과 속도가 이에 따라 결정될 전망입니다. 한반도 현안을 알기 쉽게 설명해 드리는 `뉴스 해설’, 윤국한 기자와 함께 합니다.
진행자) 한국 정부 특사단의 방북 결과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첫 반응은 긍정적이었지요?
기자) 네, 우선 김정은 위원장이 자신에 대한 변함없는 신뢰를 확인한 데 대해 감사해 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에 대한 평가에 매우 민감한 사실을 감안하면, 김 위원장의 신뢰 표명은 미-북 간 협상을 원활하게 이어가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겁니다. 자신과 김 위원장이 함께 “(비핵화를) 이뤄낼 것”이라는 트럼프 대통령의 다짐이 미-북 협상의 답보 상태를 깰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이 이번에 문 대통령을 통해 메시지를 주고 받았는데요, 간접적이지만, 최고 지도자 사이의 소통이 계속되고 있는 것이지요?
기자) 미국 국무부에 따르면 미국과 북한은 전화통화나 이메일, 메시지 등을 통해 실무자들이 현안에 대해 긴밀하게 논의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실무 차원의 대화로는 30년 가까이 지속돼 온 북 핵 문제 해결의 간극을 해소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많습니다. 현재 미-북 간 비핵화 협상의 핵심 동력은 트럼프 대통령이 친서나 메시지, 트위터 글 형식으로 이뤄지는 김 위원장과의 소통과, `톱 다운’ 방식의 의사결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진행자) 한국 정부 특사단의 이번 방북 결과를 보면, 트럼프 대통령이 반길 만한 내용이 있지요?
기자) 맞습니다. 우선, 트럼프 대통령의 첫 임기 안에 비핵화를 완료하겠다는 김 위원장의 발언을 꼽을 수 있습니다. 미국은 마이크 폼페오 국무장관이 일찌감치 이 목표를 제시했었는데요, 김정은 위원장이 직접 언급한 건 처음입니다. 최대한 짧은 시간 안에 비핵화를 달성하려는 트럼프 대통령의 의지에 호응한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으로서는 답보 상태에 있는 북한과의 비핵화 협상을 다시 본궤도에 올릴 계기가 조성된 셈입니다.
진행자) 종전 선언과 주한미군 철수를 전면 분리한 김 위원장의 발언도 미-북 협상에 긍정적인 요소 아닌가요?
기자) 종전 선언 반대론자들의 논리는 북한이 주한미군 철수를 요구하고, 미-한 동맹도 약화될 것이라는 겁니다. 그런데, 김정은 위원장이 공개적으로 종전 선언과 주한미군 철수는 “전혀 상관 없는 일”이라고 밝힘에 따라 반대론자들의 논거는 크게 약화된 것으로 보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으로서는 비핵화 협상의 초입에 종전 선언에 서명하는 데 따른 부담을 던 셈입니다. 김 위원장이 완전한 비핵화에 대한 확고한 의지를 거듭 확인하면서, 미국과 긴밀히 협력할 의사를 밝힌 것 역시 트럼프 대통령에게 고무적인 일입니다.
진행자) 그렇다면, 트럼프 대통령이 답보 상태에 있는 대북 협상과 관련해 앞으로 어떤 조치를 취할까요?
기자) 우선, 지난달 24일 취소했던 폼페오 국무장관의 방북을 다시 지시하는 것을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이는 북한의 핵 목록 신고에 앞서 종전 선언을 한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질 수 있는데요, 김정은 위원장은 이 경우 “보다 적극적으로 비핵화 조치를 계속해 나갈 것”이라고 밝히고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달 중순 평양에서 열리는 남북정상회담과 문재인 대통령과의 뉴욕 정상회담 이후로 다음 단계 결정을 미룰 수도 있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은 이전에도 김정은 위원장에게 감사를 표한 적이 있지만, 상응 조치를 취하지는 않았던 것으로 아는데요?
기자) 앞서 북한이 55구의 미군 유해를 송환하자 김정은 위원장에게 몇 차례에 걸쳐 감사의 뜻을 밝힌 적이 있습니다. 하지만 북한에 대한 상응 조치는 없었습니다. 특사단 방북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긍정적인 반응이 실제 행동으로 이어질지는 이번에도 알 수 없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 정부 특사단으로부터 전달 받은 김정은 위원장의 메시지에 어떤 행동으로 답하느냐에 올 하반기 미-북 간 비핵화 협상의 방향과 속도가 결정될 전망입니다.
한반도 현안을 알기 쉽게 설명해 드리는 `뉴스 해설’ 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