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PLO 사무소 폐쇄...한국 '메르스' 발병 비상

미국 워싱턴의 팔레스타인해방기구(PLO) 사무소.

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 입니다. 지금 이 시각 어떤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미국 정부가 팔레스타인해방기구(PLO) 워싱턴 사무소에 폐쇄를 명령했습니다. 동시에 국제형사재판소(ICC)를 제재할 방침도 밝혔습니다. 한국에서 3년 만에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환자가 나와 비상이고요. 중국 ‘알리바바’를 세계적인 전자상거래 기업으로 키운 마윈 회장 은퇴 소식, 함께 전해드리겠습니다.

진행자) 미국 정부가 팔레스타인해방기구(PLO) 워싱턴 사무소에 패쇄를 명령했다고요?

기자) 네. 미 국무부가 10일 성명을 통해, PLO 워싱턴 사무소에 폐쇄를 명령했습니다. 다음달 10일까지 운영을 멈추라고 했는데요. “팔레스타인 측이 이스라엘과 의미 있는 (평화) 협상에 나서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이유를 밝혔습니다. 국무부는 지난해 말, PLO 측에 워싱턴 사무소 운영 연장 허가를 내주지 않으면서 폐쇄를 예고했는데요. 1년 가까이 시간을 준 뒤, 이번에 폐쇄 조치를 실행하는 겁니다.

진행자) 이스라엘과의 대화 테이블로 나오라고 압박하는 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미국 정부는 최근 팔레스타인에 대한 압박 수위를 계속 높여왔는데요. 지난달에는, 팔레스타인 난민을 돕는 유엔 기구인 ‘유엔팔레스타인난민기구(UNRWA)’에 대한 지원금 집행을 전면 취소했습니다.

진행자) 이스라엘과 대화에 나서지 않았다는 게 PLO 사무소를 폐쇄시키는 유일한 이유입니까?

기자) 이유가 더 있습니다. “PLO 지도부는 아직 확정되지도 않은 미국의 중동평화안을 비난해왔을 뿐더러, 평화를 위한 미국의 노력을 거부했다”고 국무부는 성명에서 지적했습니다. 실제로 마무드 압바스 PLO 의장은 얼마 전, 이스라엘을 대화 상대로 인정하지 않는다고 말했고요. 미국 정부가 준비하는 평화안을 받아들이지 않겠다고 선언했습니다.

진행자) PLO가 어떤 단체인가요?

기자) 팔레스타인 사람들을 대표하는 정치조직입니다. 독립국가 건설을 목표로 활동하는데요. 1948년 이스라엘 건국 이후 저항운동을 하던 갖가지 단체들을 통합해, 지난 1964년 출범했습니다.

진행자) 언제부터 워싱턴에 사무소를 운영했나요?

기자) 1994년 개설됐습니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이 서로 실체를 인정하기로 한 ‘오슬로협정’ 체결 이듬해였는데요. 이후 팔레스타인 자치정부의 미국 내 비공식 대사관 역할을 해왔습니다. 야세르 아라파트 당시 PLO 의장이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이 됐고요. 2004년 아라파트 사망 후, 마무드 압바스 자치정부 수반이 PLO를 함께 이끌고 있습니다.

진행자) 워싱턴 사무소 폐쇄에 대해, 팔레스타인 쪽 반응은 어떻습니까?

기자) 미국 정부의 폐쇄 명령 계획이 언론 보도로 미리 알려졌는데요. 10일 아침 하난 아시라위 PLO 최고위원이 비난 성명을 냈습니다. 사무소 폐쇄는 “무책임한 행보”라면서, “미국이 이스라엘과 공모하고 있는 명백한 증거”라고 주장했는데요. “인권 존중과, 평화를 기반으로 한 국제법의 요구를 무시한 처사”라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그런가 하면, 미국 정부가 국제형사재판소(ICC) 제재 방침도 함께 밝혔다고요?

기자) 네. 국제형사재판소(ICC)는 ‘불법 기관’이고, 미국 시민과 동맹들을 ICC의 부당한 기소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존 볼튼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같은 날(10일) 밝혔습니다. 이날 워싱턴에서 열린 보수단체 행사에서 연설했는데요. “우리(미국)는 ICC가 스스로 죽게 할 것”이라며, “우리에게는 ICC가 이미 죽은 조직”이라고 말했습니다. 볼튼 보좌관이 백악관에 들어간 뒤 외부행사에서 연설한 게 처음인데요. 이렇게 ICC에 대한 강경한 입장을 밝히면서, 국제 사회가 주목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미국이 ICC에 강경한 이유가 뭐죠?

기자) 국제형사재판소(ICC)가 미국과 이스라엘, 동맹국 국민들을 공격하고 있다고 볼튼 보좌관은 지적했습니다. 공격에 “가만히 앉아 있지 않겠다”고 강조했는데요. 압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 겸 PLO 의장이 지난해 유엔 총회 연설에서, ICC를 비롯한 국제기구에 이스라엘을 제소하겠다고 밝힌 대응으로 풀이됩니다.

진행자) 국제기구인 ICC를 미국이 어떻게 제재할 수 있나요?

기자) 미국은 ICC 회원국이 아닙니다. 앞으로 ICC 재판부의 미국 입국을 금지하고, 미국 내 자산에 제재를 가하는 조치가 이어질 전망인데요. ICC 관계자들을 미국 법체계에 따라 기소할 수 있다는 입장도 당국자들이 언론에 밝혔습니다.

지난 2015년 7월 한국에서 메르스 확산 사태 발생 당시 서울의 한 병원 응급실 의료진이 방역 장비를 점검하고 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듣고 계십니다.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환자가 한국에서 나왔군요?

기자) 네. 지난 2015년 한국에 퍼져 큰 피해를 남긴 감염병 ‘메르스’가 3년 만에 다시 발병했습니다. 업무차 중동을 방문했던 61살 남성이 지난주 확진 판정을 받고 서울 의료시설에 격리됐는데요. 각 지역 당국이 확산방지와 방역 비상대책에 돌입했습니다.

진행자) 한국 정부가 비상대책 회의를 열었다고요?

기자) 네. 휴일인 어제(9일) 이낙연 국무총리 주재로 긴급 관계 장관 회의를 열었는데요. 3년 전 메르스 확산 당시 뒤늦은 정보 공개로 피해가 퍼졌던 점을 교훈 삼아, 모든 상황을 투명하게 공개하겠다고 이 총리는 밝혔습니다. 당시와 같은 “늑장 대응보다는 (오히려) 과잉대응이 낫다”면서, 이번에는 훨씬 적극적으로 대처해 피해가 없도록 하겠다고 이 총리는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적극적인 대처는 어떤 것들을 말합니까?

기자) 정부 차원 대처의 일환으로, 이번에 확진 환자와 같은 비행기를 탄 승객들에 전담 공무원을 배치해 점검을 강화한다고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이 설명했습니다. 이밖에 국가지정 격리병원들이 메르스 신속대응팀 가동을 시작했고요. 의심스러운 증상들을 상담할 수 있는 통합 전화도 개설했습니다.

진행자) 2015년 당시 한국에서 메르스 피해가 어느 정도였죠?

기자) 2015년 5월에 첫 환자가 발생한 뒤, 전국에서 180여 명이 감염됐습니다. 이 가운데 38명이 사망해 약 20% 치사율을 기록했는데요. 그해 연말 보건당국은 메르스 환자들이 모두 치유됐다고 선언했습니다.

진행자) 메르스가 어떤 질병입니까?

기자) 2012년 중동지역, 아라비아반도 일대에서 처음 발견된 호흡기 감염병입니다. ‘코로나바이러스’가 원인인데요. 낙타와 접촉해 바이러스를 얻을 가능성이 높다고 파악됐습니다. 이후 사람과 사람 사이에 퍼지는데요. 바이러스 보유자가 말하거나, 기침· 재채기를 할 때 나오는 타액을 통해 공기 중으로 옮아갑니다. 잠복기를 거친 뒤 초기 증상은 독감과 비슷한데요. 열이 나고 기침을 하거나, 설사를 하기도 합니다. 보통은 치사율이 20~46%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진행자) 치료제는 없나요?

기자) 아직 메르스 치료제나 예방약이 없는 실정입니다. 이 병이 알려진 지 오래되지 않은 데다, 연구 대상 환자 수가 적기 때문에 약품을 개발하지 못한 건데요. 개인위생을 철저히 하고, 바이러스 보유 의심자와 접촉을 삼가는 예방 수칙이 최선이라고 전문가들은 설명합니다.

진행자) 중동과 한국 외에서는 환자가 안 나왔나요?

기자) 다른 곳에서도 환자가 속속 발견됐습니다. 2012년 이후 중동에서 감염돼, 다른 나라로 이동한 경우들인데요. 지난 6월 말까지 6년여 동안 전 세계에서 약 2천 200여 명이 메르스 환자로 집계됐습니다.

지난 5일 중국 공안이 허난성의 한 교회를 기습 단속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중국 당국이 기독교에 대한 단속을 강화하고 있다는 소식이군요.

기자) 네, 중국 중부 허난성 당국이 등록돼 있지 않은 종교 시설에 대한 폐쇄를 추진하면서 그곳에 있는 기독교 교회 적어도 3분의 2가 문을 닫을 처지에 놓였습니다. 중국 당국의 이런 조치는 허난성에만 국한되지 않는데요. 전문가들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추진하는 정책의 일환으로서, 기독교 성장을 억제하고 종교 단체에 대한 통제를 강화하는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진행자) 현재 중국에는 기독교인들이 얼마나 됩니까?

기자) 약 7천만 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는데요. 이는 중국 공산당원 8천800만 명에 육박하는 규모입니다.

진행자) 그런데 중국에서는 종교활동을 하지 못하는 건가요?

기자) 중국은 헌법상 종교의 자유를 보장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신자들에게는 그저 눈가림용이라는 지적입니다. 현재 중국에서 등록하지 않은 종교 시설은 모두 불법인데요. 그러다 보니 사실상 국가의 통제를 받는 교회, 사찰, 이슬람 사원에서만 종교활동을 할 수 있습니다. 현재 중국 전역에는 적은 수의 신도들이 몰래 모여 집회를 하는 이른바 ‘가정교회’로 활동하는 수많은 교회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그러니까 이런 가정교회들에 대한 중국 당국의 단속이 강화되고 있다는 거군요.

기자) 맞습니다. 허난성에서만도 수백 개의 가정교회가 지난 2월부터 당국의 단속을 받고 문을 닫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특히 8월 이후 단속이 더 심해졌다고 하는데요. 허난성 남부 난양시에서는 지난 5일 새벽에, 최소한 4곳의 교회가 당국의 급습을 받았는데요. 광둥성, 헤이룽장성 등 중국 전역에서 기독교 교회에 대한 비슷한 탄압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진행자) 교인들도 피해가 있습니까?

기자) 네, 미국에 본부를 두고 있는 중국계 기독교 단체의 조너선 루 목사는 현지 목격자들의 증언을 통해 저항하는 사람들은 맞거나 끌려갔다고 전했습니다. 또 신원을 알 수 없는 수십 명의 경찰과 지방 관리들이 법원의 수색 영장도 없이 들어와 교회 재산을 파기하고 십자가를 철거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진행자) 중국 내 기독교계는 어떤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까?

기자) 최근 중국의 가정교회 목사 30여 명이 소셜 미디어에 공동 성명을 발표했는데요. "문화 혁명 이후 이런 종류의 야만적 행위는 없었다”며 당국의 탄압 중단을 촉구했습니다.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에는 당국의 탄압을 비판하는 일반인들의 글도 올라오고 있습니다.

진행자) 그럼 당국에 등록된 목사들은 괜찮은 겁니까?

기자) 그것도 아닙니다. 당국에 등록된 목사나 선교사들도 당국의 까다로운 심사를 통과해야 하는데요. 만일 공산당 사상이나 시진핑 주석의 정책에 대해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것으로 분류되면 활동이 전면 금지됩니다.

진행자) 중국 당국이 왜 종교 활동 단속을 더 강화하고 있는 걸까요?

기자) 시진핑 주석과 중국 공산당 지도부는 최근 몇 년간 사회 통제를 강화하고 있는데요. 특히 모든 종교 교리는 공산당 사상에 앞설 수 없으며, 모든 종교인은 당을 먼저 숭배한 후 자신들의 신을 존중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시 주석은 지난해 말 제19차 당 대회에 제출한 보고서에서도 중국 내 종교는 중국 중심이어야 하며, 사회주의 사회에 적응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