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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아 내전 3국 정상회의, 정전 합의 실패...미-인도 군사협력 강화


7일 이란 테헤란에서 러시아-이란-터키 3국 정상회담이 열렸다. 왼쪽부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
7일 이란 테헤란에서 러시아-이란-터키 3국 정상회담이 열렸다. 왼쪽부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

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 입니다. 지금 이 시각 어떤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러시아와 이란, 터키 정상들이 오늘(7일) 테헤란에서 회담했습니다. 미국과 인도가 군사협력 수준을 높이기로 합의했고요. 남태평양 섬나라 나우루와 중국이 중국 대표단의 태도를 놓고 마찰을 빚었다는 소식, 함께 살펴보겠습니다.

진행자) 러시아, 이란, 터키 정상들이 테헤란에서 만났군요.

기자) 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이 7일 테헤란에서 3자 정상회의를 했습니다. 시리아 이들리브 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자리였는데요. 전 세계가 회의 과정과 결과를 주목했습니다. 하지만 구체적인 합의 도출에는 실패했습니다.

진행자) 이들리브가 어떤 곳이길래, 3자 정상회의 주제가 되는 거죠?

기자) 지금 세계에서 무력충돌 위험이 가장 높은 곳 중 하나입니다. 시리아 북쪽 지역인데요. 내전 중 마지막 남은 반군 거점입니다. 얼마 전 최대 격전지 알레포를 탈환한 시리아 정부군이, 종전으로 가기 위해 이들리브에 대공세를 펼치겠다고 예고한 상황이라 전운이 깊게 드리워져 있습니다.

진행자) 내전 당사자가 아닌, 이들 세 나라 정상이 모인 이유가 뭔가요?

기자) 시리아 내전에 직접 개입하고 있는 나라들이기 때문입니다. 러시아와 이란은 줄곧 정부군을 지원했는데요. 내전 초기 반군에 몰리던 아사드 정권이 전세를 유리하게 바꿀 수 있었던 게, 두 나라의 도움 때문이었습니다. 반면, 터키는 반군을 도왔습니다. 내전 초부터 터키와 접한 국경 주변, 시리아 서북부 무장세력을 훈련시키고 무기도 공급했는데요. 기갑(탱크)부대를 비롯한 터키 지상군을 이 지역에 투입하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그러니까 세 나라 정상이 만나서, 예고된 이들리브 군사행동에 대한 입장을 조율하려고 한 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공세를 진행해야 한다, 말아야 한다, 의견이 일치되면 굳이 정상들이 만날 필요가 없는데요. 나라들 사이에 미묘한 입장 차가 있습니다. 러시아와 이란은 공세에 적극 찬성하고, 터키는 반대하는 걸로 정리할 수 있는데요. 의견 차이가 크기 때문에, 7일 회담에서 절충점을 모색한 겁니다.

진행자) 그런데 회의에서 구체적인 합의는 얻지 못했다고요.

기자) 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공습을 감행하면 '민간인 대학살' 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며 휴전을 촉구했는데요. 하지만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이들리브 민간인들이 우선적이고 중요한 문제이긴 하지만, 그곳에 있는 테러조직들은 휴전의 대상이 아니기 때문에 휴전의 의미가 없다고 일축했습니다.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도 시리아에서 단기적으로 가장 중요한 과제는 테러조직을 소탕하는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그렇다면 군사공격이 임박했다고 볼 수 있는 건가요?

기자) 그건 확실하지 않습니다. 3국 정상들이 군사 공격을 자제하기로 합의했는지, 곧 군사 공격을 단행할 것인지 아직 알려진 게 없는데요. 다만 푸틴 대통령이 회담 후, 3국 정상들이 단계적 안정화 방안을 논의했다고 말해, 일각에서는 일단 긴급 상황은 면한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진행자) 입장이 갈리는 이유는 뭡니까?

기자) 러시아와 이란은, 이들리브 공세를 강행해 이대로 내전을 끝내기를 바랍니다. 그래서 시리아는 물론이고, 주변 중동 정세에서 자국의 영향력이 커질 것을 기대하는 건데요. 두 나라는 또한 종전 후 재건사업에도 적극 나설 계획이라, 지분을 확보해 두는 게 중요합니다. 러시아도 이란도, 최근 경제 상황이 크게 어려운데요. 시리아 전후 재건 사업으로 돌파구를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봅니다.

진행자) 그럼, 터키가 반대하는 이유는요?

기자) 난민을 떠안을 부담입니다. 이들리브 공세가 시작되면 피난민들이, 가까운 터키 국경으로 몰릴 수밖에 없는데요. 주민 300만 명 가운데, 최소한 70만 명이 난민이 될 것으로 유엔이 추산하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도망치는 사람들이 어디로 가겠는가? 상당수는 터키로 올 수밖에 없다”고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이 얼마 전 현지 언론에 말했습니다.

진행자) 이해 당사국들의 의견이 엇갈리는데, 미국의 입장은 뭡니까?

기자) 미국은 이들리브 공세에 완강하게 반대합니다. “무모한 공격을 하지말라”고 바샤르 알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에게 경고하는 글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번 주 인터넷 ‘트위터’에 올렸는데요. 러시아, 이란에도 공격에 참여하지 말라고 촉구했습니다.

진행자) 미국이 이들리브 군사작전을 반대하는 이유는 뭐죠?

기자) 막대한 민간인 피해가 우려되기 때문입니다. “수십만 명이 죽을 수 있다”고 트럼프 대통령은 강조했는데요. 300만 이들리브 주민 대부분 피난 방도가 없는 형편입니다. 그래서 유엔은 민간인들이 이들리브를 빠져나갈 경로를 시급히 확보해야 한다고 지난 주 촉구했습니다.

진행자) 현재 이들리브는 어떤 상황입니까?

기자) 이미 간헐적인 공격이 시작된 걸로 보도되고 있습니다. 시리아 정부군 주력부대가 이들리브 주변을 둘러싼 가운데, 러시아가 이번 주 초 공습을 진행했다고 알려졌는데요. 큰 폭격만 20차례 넘게 이어졌고, 10여 명 사망자가 나왔다고 내전 감시단체 ‘시리아인권관측소’가 전했습니다. 이들리브 가장 서쪽, 터키 가까운 지역에서 주민 1천여 명이 이미 피난길에 올랐다고 이 기관은 덧붙였습니다.

진행자) 다른 나라들의 반응은 어떤가요?

기자) 즉시 공격을 멈추라고 유럽 주요 국가들이 촉구했습니다. 독일과 프랑스, 영국, 네덜란드 등 8개 나라가 어제(6일) 밤 공동성명을 냈는데요. “이들리브 주변의 휴전 협정을 준수하라”고 시리아 정부와 이해 당사국들에 요구했습니다.

진행자) 미국과 유럽은 공세에 반대하고, 러시아와 이란은 강행하길 바라는데, 해법은 뭘까요?

기자) 유엔의 중재가 관건입니다. “시리아 국민 전체의 자유와 존엄이 걸린 문제는 오직 유엔 주도 협상으로만 풀 수 있다”고 어제(6일) 유럽 8개국 공동성명에서 강조했는데요. 미스투라 유엔 특사는, 다음주 스위스 제네바에서 시리아 정부와 반군 측, 그리고 러시아, 이란, 터키가 참가하는 협상을 진행한다고 밝혔습니다.

미국과 인도의 '2+2' 외교·국방장관 회담이 6일 뉴델리에서 열렸다. 왼쪽부터 미국의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 마이크 폼페오 국무장관, 인도의 수슈마 스와라지 외무장관, 니르말라 시타라만 국방장관.
미국과 인도의 '2+2' 외교·국방장관 회담이 6일 뉴델리에서 열렸다. 왼쪽부터 미국의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 마이크 폼페오 국무장관, 인도의 수슈마 스와라지 외무장관, 니르말라 시타라만 국방장관.

진행자) '지구촌 오늘' 듣고 계십니다. 미국과 인도가 군사협력 수준을 높이기로 합의했다고요?

기자) 네. 마이크 폼페오 미 국무장관과 짐 매티스 국방장관이 인도를 방문했는데요. 어제(6일) 인도 측과 외무·국방장관 회의를 열어 ‘통신상호운용성과 보안에 관한 협정(COMCASA)’을 체결했습니다. 폼페오 장관은 이 협정을 통해, “두 나라가 이전에 없던 특별하고 역사적 수준의 관계를 맺게 됐다”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어떤 협정이길래, 특별한 관계가 됐다는 거죠?

기자) 미국이 최고 수준 군사동맹과만 맺는 협정이 'COMCASA'입니다. 간단히 말하면, 군사·안보에 관한 중요 무형 자산들을 공유하는 약속인데요. 크게 두 부분으로 나뉩니다. 하나는 정보 공유, 다른 하나는 기술 공유인데요. 미국은 아시아 주변 지역, 특히 중국군 동향에 관한 정보를 인도에서 받는 효과를 기대하고요. 인도는 미국의 첨단 군사 기술을 이전 받을 수 있게 됐습니다.

진행자) 인도 쪽에서는 협정 체결에 대해 뭐라고 합니까?

기자) 인도에서는 COMCASA 체결을 놓고 논란이 많았습니다. 안보 의존 우려가 정치권과 시민사회에서 상당했는데요. 미국에 군사적으로 예속될 것이라는 주장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중국의 군사적 확장에 대처해야 한다는 나렌드라 모디 정부의 호소가 커서, 협정 추진이 탄력을 받았습니다.

진행자) 중국을 견제하는 데 두 나라의 의도가 맞아떨어진 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파키스탄과 동남아시아, 인도양 일대까지 영향력을 키우고 있는 중국에 맞서, 미국과 인도가 역내 균형을 맞추기 위해 여러 방법을 찾아왔다”고 로이터통신이 해설했는데요. 그 방법 중에 하나로 COMCASA를 체결한 겁니다.

진행자) 정보와 기술을 공유한다고 하셨는데, 구체적으로 뭐가 달라집니까?

기자) 예를 들어, 미 인도-태평양사령부 소속 공군 정찰기가 중국 잠수함의 움직임을 포착하면, 즉각 인도 해군에 통보하게 됩니다. 두 나라는 이런 활동이 자리 잡도록, 내년 인도 동부 해안에서 육·해·공군 합동훈련을 진행하기로도 합의했는데요. “미국과 인도가 3군 합동훈련을 하는 건 사상 처음”이라고 니르말라 시타라만 인도 국방장관이 의미를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외무-국방장관 회의였는데, 외교 분야에서는 어떤 이야기를 했나요?

기자) 인도가 이란산 원유를 수입하는 데 제재를 유예해 줄 수 있다는 뜻을 폼페오 미 국무장관이 밝혔습니다. 미국 정부는 지난 5월 ‘이란 핵 합의’에서 탈퇴하고 제재를 부활시키면서, 11월 4일까지 이란과의 원유 거래를 ‘0’으로 만들라고 각국에 요구했는데요. 인도 역시 궁극적으로는 이란산 원유 수입을 중단해야 하지만, 당분간 현실적인 여건들을 고려할 의사를 전달한 겁니다. 또한 인도가 러시아산 방공 체계를 도입하는 데 대해서도 미국이 이해를 표시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지난 3일 태평양 국가 나우루에서 열린 '태평양 도서국 포럼(PIF)' 행사장 주변에 회원국 국기가 걸려있다.
지난 3일 태평양 국가 나우루에서 열린 '태평양 도서국 포럼(PIF)' 행사장 주변에 회원국 국기가 걸려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태평양도서국포럼(Pacific Island Forum, PIF)'이 막을 내렸군요.

기자) 네, 제49회 '태평양도서국포럼'이 남태평양 섬나라 나우루에서 3일부터 6일까지 열렸습니다. 올해 포럼에는 호주, 뉴질랜드, 피지, 파푸아뉴기니, 사모아, 뉴칼레도니아 등 태평양 도서국 정상과 대표들이 참석했고요. 18개 대화 상대국 대표단 외에 유엔, 세계은행, 국제이주기구, 아시아개발은행 등 국제기구 관계자들이 대거 참석했습니다.

진행자) 올해로 49회째면 역사가 굉장히 깊은 행사네요.

기자) 그렇습니다. 당초 시작은 1971년 호주와 뉴질랜드 주도로 남태평양 16개국이 정치, 경제, 안보 등 전 분야에 걸쳐 역내 공통관심사를 논의하기 위해 '남태평양포럼'이라는 이름으로 출범했는데요. 1999년 '태평양도서국포럼'으로 명칭을 바꿨습니다. 이후 미국, 영국, 프랑스, 중국, 일본, 한국 등 역외국가들도 대화 상대국으로 받아들여 영향력을 확대해왔습니다.

진행자) 이번 포럼에서는 어떤 이야기들이 오갔습니까?

기자) 태평양 도서국들의 지속 가능한 성장과 번영, 환경 문제에 대한 대처, 불법 어업 단속, 인적 교류 강화, 보건과 난민 문제 등 다양한 의제들이 논의됐습니다. 각국 대표들은 역내 다양한 지정학적 변화가 일어나고 있음을 확인하고, 효과적이고 집중적인 안보 강화의 필요성을 역설하는 합의문에도 서명했습니다.

진행자) 기후변화, 환경문제는 이들 태평양 섬나라들에는 매우 심각한 현안 중의 하나죠?

기자) 맞습니다. 지구 온난화로 해수면이 상승하면서 앞으로 수십 년 안에 태평양에 있는 많은 섬들이 사라질 거라는 보도도 나오고 있는데요. 그러다보니 기후변화문제는 언제나 포럼의 가장 중요한 의제 중 하나였습니다. 하지만 올해는 중국과의 갈등때문에 제대로 논의도 못하고 빛을 잃었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습니다.

진행자) 중국은 회원국도 아닌데 무슨 갈등을 빚었다는 건가요?

기자) 네, 중국은 회원국은 아니지만 대화 상대국으로 포럼에 참가해오고 있습니다. 올해도 대표단을 파견했는데요. 4일 기후변화에 관한 회의에서 중국 대표가 발언을 하려고 하자 회의를 주재한 바론 와카 나우루 대통령이 저지한 겁니다. 중국 대표는 와카 대통령에게 항의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자 회의장을 박차고 나갔습니다.

진행자) 나우루 대통령이 왜 중국 대표에게 기회를 주지 않았습니까?

기자 ) 와카 나우루 대통령이 소동 후 기자회견을 했는데요. 관련 규정에 따라 회원국 대표들이 우선 발언권을 갖는다면서, 중국 대표는 단지 큰 나라에서 왔다는 이유로 오만하게 행동했다고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와카 대통령은 또 중국 대표가 자기 나라 대통령 앞에서도 그렇게 행동할 수 있겠느냐며, 심지어 장관도 아닌 사람이 포럼에 참가한 각국 대통령과 장관들을 무시했다며 비난했습니다.

진행자) 나우루는 작은 나라죠?

기자) 네, 면적 21km²에 인구 1만 명이 조금 넘는 아주 작은 섬나라인데요. 현재 타이완과 외교 관계를 맺고 있습니다. 중국은 지난 2006년부터 2016년까지 10년간 17억8천만 달러에 달하는 자금을 지원하면서 태평양 섬나라들에 대한 영향력 확대를 모색하고 있는데요. 와카 나우루 대통령은 그들은 우리의 친구가 아니며, 단지 자신들의 목적을 위해 온 것이라며 반발했습니다. 와카 대통령은 중국에 대한 사과를 요구할 뿐만 아니라 유엔 등 모든 국제 회의에서 이 일을 거론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중국은 어떤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까?

기자) 사과하거나 물러설 의사가 없는 것으로 보입니다.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관련 브리핑에서, 나우루가 포럼 규정을 위반하고 유치한 촌극을 벌였다고 비판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타이완은 남태평양 도서국들에 대한 추가 지원을 약속했습니다. 현재 타이완은 수교국이 17개국에 불과한데요. 이 중 6개국이 태평양 도서국입니다. 한편 호주와 뉴질랜드도 중국의 역내 영향력 확대를 막기 위해 외국지원프로그램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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