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한국 대통령은 평양에 도착해 역대 최고 수준의 환대를 받으며 2박 3일 간의 ‘2018 평양 남북정상회담’의 공식 일정을 시작했습니다. 김정은 위원장은 수준이 낮을 수 있어도 최선을 다한 것이니 마음을 받아달라고 말했고, 문 대통령은 최고의 영접과 환영을 받았다고 화답했습니다. 서울에서 이연철 특파원이 보도합니다.
북한은 18일 남북정상회담을 위해 평양 순안공항에 도착한 문재인 한국 대통령을 최고 수준의 예우로 맞이했습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부인 리설주와 함께 직접 공항 활주로 탑승교 아래까지 나와 문 대통령 내외를 영접했습니다.
한국 청와대 윤영찬 국민소통수석은 18일 오후 브리핑에서, 이같은 일은 매우 이례적인 환대라고 말했습니다.
[녹취:윤영찬 수석] “북한 김정은 위원장 부부가 공항 영접을 나온 것도 처음입니다. 외국 정상회담 사례에서도 찾아보기 어려운 환대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날 공항에는 또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과 최룡해 노동당 부위원장 겸 조직지도부장, 리수용 당 국제담당 부위원장, 리용호 외무상 등 북한 정권의 실세들이 모두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또한 수많은 평양 시민들이 순안공항에 나와 인공기와 한반도기 등을 흔들며 문 대통령 일행을 열렬히 환영했습니다. 평양시민들이 한반도기를 들고 등장한 것은 역대 남북정상회담 중 이번이 처음입니다.
이어 문 대통령은 육·해·공군으로 구성된 인민군 의장대의 사열을 받았습니다.
[녹취: 김명호 대좌] “대통령 각하, 조선인민군 명예위병대는 각하를 영접하기 위하여 정렬하였습니다. 명예위병대장인 육군 대좌 김명호’
한국 대통령이 북한 인민군 의장대를 사열한 것은 문 대통령이 세 번째입니다.
특히, 인민군 의장대는 이번에 처음으로 사열뿐만 아니라 분열의 형태로 이동하면서 사열하는 최고 예우를 선보였습니다.
이날 의장대 사열에서는 21발의 예포도 발사됐습니다. 예포 21발 발사는 국가원수로 예우한다는 의미로, 과거 두 차례 평양 정상회담 때는 남북관계의 특수성을 고려해 생략됐었습니다.
문 대통령이 숙소인 백화원 영빈관으로 이동하는 동안에도 파격적인 환대가 이어졌습니다.
순안공항에서 백화원 영빈관으로 이어지는 도로 양쪽에 줄지어 늘어선 평양시민들은 ‘조국통일’과 ‘평화번영’, ‘환영’ 등의 구호를 연호했습니다.
이에 문 대통령은 차를 세우고 시민들에게 손을 흔들며 화답하기도 했습니다.
특히, 평양 시내 중심지로 들어가는 입구인 서성구역 버드나무거리부터는 김정은 위원장과 함께 무개차에 동승해 차량 퍼레이드를 벌여 눈길을 끌었습니다. 남북한 지도자가 차량 퍼레이드를 벌인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지난 2007년 노무현 전 대통령 방북 때는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과 나란히 차량 퍼레이드에 나선 바 있어, 한국 정상에 대한 북한의 영접이 한 단계 격상됐음을 상징하는 것으로 풀이되고 있습니다.
또, 김정은 위원장 부부는 문 대통령 부부의 숙소인 백화원 영빈관에 도착해 직접 안내했습니다.
문 대통령 부인 김정숙 여사가 직접 안내해 주는 것에 대해 감사한다고 말하자 김 위원장은 응당해야 할 일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비록 수준이 낮을 수 있어도 숙소와 일정에서 최대한 성의를 보인 마음을 받아달라고 말했습니다.
문 대통령은 최고의 영접과 환영을 받았다며, 평양시민들의 환대에도 감사한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문재인 대통령] “연도에 나와 있는 시민들뿐 아니라 아파트에 사시는 분들까지도 열렬히 환영해주시니까 정말로 가슴이 벅찼습니다.”
문 대통령은 평양 시민들이 열렬히 환영해주는 모습을 한국 국민들이 본다면 매우 감격해 하면서, 이번 정상회담에서 풍성한 결과가 나올 것으로 기대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서울에서 VOA뉴스 이연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