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에서 열린 이번 남북정상회담은 문재인 한국 대통령의 `중재자’ 역할에 대한 가장 어려운 시험대가 될 전망입니다. 앞선 두 차례 회담에 이어 이번에도 미-북 간 대화 중재에 성공할지 주목됩니다. 한반도 현안을 알기 쉽게 설명해 드리는 `뉴스 해설’, 윤국한 기자와 함께 합니다.
진행자)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의 오늘(18일) 정상회담은 올 들어 세 번째인데요. 특징이 있다면 뭘 꼽을 수 있나요?
기자) 미국과 북한 간 대화 중재라는 공통점이 특징입니다. 지난 4월27일 판문점 남측 지역에서 열린 첫 정상회담은 미국을 대신해 김정은 위원장의 비핵화 의지를 확인하는 데 초점이 맞춰졌었습니다. 당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김 위원장과의 역사적인 정상회담을 결심한 상황에서 문 대통령을 통해 김 위원장의 비핵화 의지를 좀더 확실하게 확인하기를 원했습니다.
진행자) 두 번째와, 이번 세 번째 정상회담은 어떤가요?
기자) 역시 미국이 관심의 초점입니다. 두 번째 정상회담은 김정은 위원장의 제안으로 지난 5월 26일 판문점 북측 지역에서 전격적으로 열렸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회담 이틀 전에 공개서한을 통해 김 위원장과의 정상회담을 취소한 상황이었습니다. 평양에서 열리는 이번 정상회담 역시 미국과 북한의 6.12 싱가포르 정상회담 이후 답보 상태에 있는 비핵화 협상에 돌파구를 마련하는 것이 핵심 배경입니다.
진행자)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다섯 달이 채 안 되는 기간에 세 차례 정상회담을 연 건 남북관계 역사에서 유례가 없는 일이지요?
기자) 그만큼 한반도 상황이 엄중하다는 사실을 보여준다고 할 수 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북 핵 문제 해결을 통한 한반도 평화 정착과 남북관계 발전을 재임 중 핵심 과제로 삼고 있습니다. 또 김정은 위원장은 비핵화의 대가로 미국과의 새로운 관계 수립과 평화체제 구축을 바라고 있습니다.
진행자) 문 대통령이 미-북 대화의 중재자 내지 촉진자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지요?
기자) 맞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5월 백악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문 대통령에 대한 강한 신뢰를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이 매우 유능하며 “그가 있어 한국은 정말 행운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문 대통령과의 최근 전화통화에서는 자신과 김정은 위원장 사이에서 ‘수석협상가’로 역할을 해줄 것을 당부하기도 했습니다. 한국 청와대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에 따르면 김정은 위원장 역시 문 대통령에 대한 상당한 신뢰를 갖고 있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이 문 대통령을 `수석협상가’로 지칭한 건 무슨 의미인가요?
기자) 문 대통령을 `정직한 중재자’로 인정한 바탕 위에서 김정은 위원장과 논의해 합의하는 사안을 긍정적으로 받아 들일 용의를 밝힌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이후 문 대통령과 정상회담 4차례에 전화통화도 18 차례 했는데요, 전세계 어느 다른 나라 지도자들 보다 자주 대화를 나눈 겁니다.
진행자) 앞선 두 차례 남북정상회담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반응은 어땠나요?
기자) 매우 긍정적이었습니다. 첫 남북정상회담 당일 올린 트위터 글에서 ‘한국전쟁은 끝날 것”이라며 “미국과 모든 위대한 미국인은 한국에서 일어나는 상황을 매우 자랑스러워 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남북한 정상이 `판문점 선언’에서 합의한 종전 선언을 공개적으로 지지한 겁니다. 두 번째 정상회담 직후에는 김 위원장의 특사로 워싱턴을 방문한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을 직접 면담하고, 취소했던 미-북 정상회담을 되살렸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 평양 정상회담도 긍정적으로 평가할까요?
기자) 이번 평양회담의 핵심은 미국의 `핵 신고 우선’과 북한의 `종전 선언 우선’ 주장 사이에서 절충점을 찾는 것입니다. 그런데, 미국은 문 대통령의 평양 방문 하루 전에 유엔 안보리 긴급회의를 소집해 대북 제재의 중요성을 강조했고, 북한은 종전 선언이 먼저라는 주장을 되풀이 했습니다. 문 대통령은 평양 출발 직전 “이번 방북으로 북-미 대화가 재개되기만 한다면 그 것 자체가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는데요, 미-북 양측이 받아들일 수 있는 중재안이 그만큼 어렵다는 점을 내비친 것입니다.
한반도 현안을 알기 쉽게 설명해 드리는 `뉴스 해설’ 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