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해설] 속도 빨라지는 미-북 협상, 물밑 진전 가능성

  • 윤국한

마이크 폼페오 미국 국무장관과 리용호 북한 외무상이 26일 73차 유엔총회가 열리고 있는 뉴욕에서 별도의 회담을 했다.

미국과 북한이 2차 정상회담 준비에 속도를 높이고 있습니다. 비핵화와 상응 조치에 관한 물밑 조율이 진전을 이뤘다는 관측을 낳고 있습니다. 한반도 현안을 알기 쉽게 설명해 드리는 `뉴스 해설’, 윤국한 기자와 함께 합니다.

진행자) 이번 주 들어 미-북 협상을 둘러싼 움직임이 무척 빨라지고 있네요?

기자) 네,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정상회담을 공식화 하고, 이어 곧바로 마이크 폼페오 국무장관이 다음달 4차 평양 방문을 확정한 것이 두드러진 움직임입니다. 폼페오 장관의 다가오는 방북으로 답보 상태에 있는 미-북 비핵화 협상에 돌파구가 마련될 것이라는 기대가 커지고 있습니다.

진행자) 미국의 움직임이 빨라진 이유가 뭔가요?

기자) 트럼프 대통령은 문재인 한국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의 평양 정상회담, 그리고 김정은 위원장이 자신에게 보낸 친서를 배경으로 제시하고 있습니다. 또, 트럼프 대통령과 폼페오 국무장관 모두 북한과의 물밑 접촉을 통해 비핵화 협상이 진전을 이뤘음을 내비치고 있습니다.

진행자) 평양 정상회담과 친서, 물밑 접촉 등이 어떤 성과를 냈다는 건가요?

기자) 두 가지는 분명해 보입니다. 김정은 위원장이 좀더 분명하게 비핵화 의사를 전하고, 미국과 국제원자력기구 (IAEA)의 사찰에도 동의한 사실입니다. 이는 김정은 위원장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평가가 이전에 비해 더욱 호의적으로 변한 데서도 알 수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이 “평화와 번영을 희망한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진행자) 미국은 그동안 핵 신고와 비핵화 로드맵을 요구해 왔는데요. 북한이 이런 요구에도 응답을 했을까요?

기자) 문재인 대통령의 25일 `폭스 뉴스’ 인터뷰에 이와 관련한 시사점이 있습니다. 미국이 체제 안전보장에 대한 믿음을 준다면 북한의 비핵화는 예상 보다 훨씬 빠르게 이뤄질 수 있다는 겁니다. 핵 신고와 로드맵뿐 아니라 미국이 요구하는 초기 비핵화 과정에서 일정 수의 핵무기 폐기도 가능할 것임을 내비친 겁니다. 문 대통령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완전한 비핵화를 빨리 끝내고, 경제발전에 매진하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그렇다면, 미국은 비핵화 초기 단계에서 북한이 요구하는 종전 선언에 대한 입장을 정리한 것인가요?

기자) 그런 가능성이 큽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자신과 트럼프 대통령은 “종전 선언이 가급적 빠른 시일 내에 이뤄지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공감대가 대체로 있다”고 말했습니다. 미국은 폼페오 장관의 평양 방문 등을 통해 종전 선언 없이는 비핵화 협상의 진전이 더 이상 어렵다는 판단을 했을 수 있습니다.

진행자) 대북 제재 완화 문제도 주요 쟁점으로 떠오르게 될까요?

기자) 북한이 제재 완화나 해제를 원하는 건 분명합니다. 하지만 미국의 강한 원칙론 앞에서 공개적으로 이 문제를 제기하지는 않고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도 이번 정상회담에서 기존의 입장을 확인하는 선에서 이 문제를 정리했습니다. 문 대통령은 제제 완화 대신 종전 선언과 인도적 지원, 예술단 교류, 연락사무소 개설 등을 상응 조치로 제시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폼페오 장관이 다음달에 방북하면 이런 문제들을 전반적으로 논의하겠지요?

기자) 네. 아마도 정상회담의 날짜와 장소도 확정할 겁니다. 특히 폼페오 장관의 이번 방북은 김정은 위원장의 초청에 따른 것인 만큼 김 위원장과의 면담이 확실합니다. 폼페오 장관이 지난 5월 초 2차 방북 이후 5개월 만에 김 위원장을 직접 만나면 비핵화와 상응 조치에 관한 진전이 예상됩니다.

진행자) 미-북 간 2차 정상회담의 시기와 장소도 큰 관심사입니다. 어떻게 예상되나요?

기자) 시기는 이르면 10월 중, 늦어도 올해 안에는 열릴 전망입니다. 폼페오 장관이 10월 이후를 언급한 건 최종적인 의제 조율 외에 경호와 의전 등 정상회담 준비에 걸리는 시간을 감안한 것으로 보입니다.

진행자) 회담 장소는 어떤가요?

기자) 이에 대해서는 다양한 관측이 있습니다. 주목되는 건, 판문점이나 서울이 거론되는 점인데요, 트럼프 대통령이 연내 종전 선언 서명을 결심할 경우 두 곳이 유력하다는 겁니다. 김정은 위원장의 서울 방문 때 문 대통령을 포함한 3자 서명이 이뤄질 수 있다는 일본 언론의 보도가 나왔는데요, 워싱턴이나 평양 개최 가능성은 낮다는 관측이 많습니다.

한반도 현안을 알기 쉽게 설명해 드리는 `뉴스 해설’ 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