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프타 개정안 극적 합의...인도네시아 지진 ·쓰나미 피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대통령이 1일 백악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북미자유무역협정 (NAFTA·나프타) 재협상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 입니다. 지금 이 시각 어떤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지 박영서 기자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미국과 캐나다가 어제(30일) 밤 늦게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나프타)' 재협상에 극적으로 타결했습니다. 이로써 지난 1994년 미국과 캐나다,멕시코 3국이 출범시킨 나프타(NAFTA)는 24년 만에 역사적으로 사라지게 됐습니다. 지난주 금요일 인도네시아 술라웨시섬을 강타한 지진·쓰나미로 인한 사망자 수가 840명을 넘어섰습니다. 이런 가운데 약탈과 탈옥 등으로 혼란이 가중되고 있습니다. 필리핀 남부 민다나오섬의 치안이 다시 불안해지면서 필리핀 정부가 계엄령 연장을 검토 중인데요. 이 소식 함께 살펴보겠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첫 소식 보겠습니다. 미국과 캐나다가 나프타 재협상을 극적으로 타결했다는 소식이군요.

기자) 네, 캐나다가 어제(30일) 밤 늦게 미국과 멕시코가 앞서 합의한 나프타 개정안에 서명하기로 합의했습니다. 미국은 캐나다와의 나프타 재협상 마감 시한을 30일 자정으로 정해놓았었는데요. 마감 시한을 불과 몇 시간 앞두고 전격 타결됐습니다.

진행자) 양국이 공동 성명을 내놨군요.

기자) 네,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크리스티아 프릴랜드 캐나다 외교 장관 명의의 공동 성명인데요. 양국은 이 성명에서 미국과 캐나다, 멕시코가 함께 새롭고 현대화된 새로운 무역협정에 합의했다고 밝혔습니다. 이로써 미국과 캐나다 멕시코는 나프타를 대체할 새 무역협정을 출범시키게 됩니다.

진행자) 나프타 대신 출범하게 될 새로운 무역협정은 앞으로 뭐라고 부르게 됩니까?

기자) '미국·멕시코·캐나다협정(The United States-Mexico-Canada Agreement) 줄여서 'USMCA'라고 하는데요.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국 무역대표부 대표와 크리스타이 프릴랜드 캐나다 외교 장관은 성명에서 'USMCA'는 "중산층을 더 튼튼하게 하고, 좋은 일자리를 창출하며, 북아메리카를 집이라고 부르는 5억 명에 가까운 사람들에게 새로운 기회를 만들어낼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새 협정이 발효되면 양국의 경제적 유대관계도 더 깊어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그동안 미국과 캐나다가 무역 문제로 오랫동안 줄다리기를 해왔죠?

기자) 그렇습니다. 미국 정부는 멕시코와는 지난 8월 나프타 재협상을 타결했는데요. 하지만 캐나다와는 지난 수개월 동안 난항을 겪었습니다. 트럼프 행정부는 9월 말까지는 캐나다가 새로운 협정에 동참할지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고 주장해왔고요. 캐나다가 빠진 채, 미국과 멕시코만의 양자 무역 협정도 불사하겠다는 강경한 입장을 고수해왔습니다.

진행자) 그럼 그동안 양국의 쟁점이 됐던 것이 잘 타결된 겁니까?

기자) 네, 양국은 캐나다 낙농업 시장 개방과 미국의 자동차 시장 보호, 나프타 분쟁 처리 절차 등을 놓고 줄다리기를 해왔는데요. 주요 쟁점에서 어느 정도 절충점을 찾은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양국 당국자들에 따르면, 이번 합의로 미국의 농부들은 캐나다 낙농업 시장에 더 많이 접근할 수 있게 됐고요. 미국은 캐나다산 자동차에 관세를 매기지 않는 대신에, 캐나다가 미국에 수출하는 자동차 수출량을 260만 대로 제한하기로 했습니다.

진행자) 이번 합의에 대해 미국은 어떤 평가를 내리고 있습니까?

기자) 미국 정부는 지난해 8월부터 나프타 재협상을 본격적으로 추진해왔는데요. 미국의 승리라는 평가가 지배적입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은 미국 정부 고위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미국이 캐나다, 멕시코를 상대로 큰 승리를 거뒀다고 평가했고요. 워싱턴포스트도 미국 정부 고위 관리의 말을 인용해, USMCA가 앞으로 트럼프 행정부가 펼쳐나갈 더 많은 무역협상의 본보기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블룸버그는 기존협정의 재협상 또는 파기를 촉구해온 트럼프 대통령에게 이번 합의는 기념비적 사건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 어떤 반응 보이고 있습니까?

기자) 트럼프 대통령은 사실 취임 전부터 NAFTA가 미국에 이익이 되지 않는다며 매우 비판적이었는데요. 오늘(1일) 아침 트위터에 어젯밤 늦게 캐나다와 훌륭한 협상에 도달했다며 환영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USMCA는 세 나라 모두를 위해 위대한 협상이라며 나프타의 실수와 부족함을 해결해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USMCA는 역사적인 협상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미국 정가의 반응도 살펴볼까요?

기자) 미국 정가도 환영의 뜻을 표하는 분위기입니다. 앞서 여러 의원들은 캐나다가 빠진 채로 미국과 멕시코만의 무역 협상은 지지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는데요. 공화당 소속 오린 해치 상원 재무위원장은 협상 타결 소식에, 트럼프 행정부가 3국 모두와 나프타를 현대화하는 합의에 도달해 기쁘다며 환영의 뜻을 나타냈습니다.

진행자) 캐나다 정부는 어떤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까?

기자) 네,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는 앞서 공동성명 발표 직전 긴급 각료회의를 주재했는데요. 회의실을 나서면서 기자들에게 "오늘은 캐나다에 좋은 날"이라고만 간단하게 말했습니다.

진행자) 자, 우여곡절 끝에 타결된 새 나프타 개정안, 앞으로 어떤 절차를 밟게 됩니까?

기자) 각국 의회의 검토를 거쳐 앞으로 60일 안에 3국 정상들이 서명하면 공식 출범하게 됩니다. 트럼프 행정부는 USMCA 합의안을 의회에 보낼 예정이고요. 60일간의 검토를 거친 후 트럼프 대통령이 서명할 예정입니다. 의회는 이 기간에 다른 요구를 할 수도 있습니다. 멕시코와 캐나다 역시 의회의 승인을 받아야 합니다. 특히 엔리케 페냐 니에토 멕시코 대통령은 12월 1일 자로 퇴임하는데요. 이 때문에 합의문이 10월 전에는 의회에 전달돼야 하는 촉박한 상황이었습니다.

지난달 인도네시아 술라웨시 섬에서 지진이 발생한 후 집이 무너져 내렸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다음 소식입니다. 인도네시아의 지진, 쓰나미 피해가 급증하고 있군요.

기자) 네, 지난 주 금요일(28일) 인도네시아 북부 술라웨시섬을 강타한 지진과 쓰나미 피해가 눈덩이처럼 불고 있습니다. 현재까지 인도네시아 정부 당국이 공식 집계한 사망자만 844명에 달하는데요. 하지만 현지 언론은 곳곳의 마을들이 진흙에 휩쓸리면서 사망자가 수천 명에 달할 거라고 보도하는 등 현재로서는 정확한 피해 규모를 추산하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진행자) 지진의 규모가 어느 정도였습니까?

기자) 지진 규모는 7.5였는데요. 하지만 6m에 달하는 지진해일, 즉 쓰나미가 이어지면서 피해가 더 커졌습니다. 피해가 특히 컸던 지역은 술라웨시섬 중부 도시인 팔루와 동갈라인데요. 인근 2개 마을까지 합쳐 거주 주민이 140만 여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일부 언론은 현재까지 발생한 이재민만 4만8천 명에 달한다고 전하고 있습니다. 동갈라시는 팔루시보다 진앙에 더 가까운데요. 아직까지 구체적인 피해 규모는 파악되지 않고 있습니다.

진행자) 현재 구조 작업은 어느 정도나 되고 있습니까?

기자) 제대로 된 구조 작업이나 구호 활동이 이뤄지지 못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산사태로 수백명이 고립돼 있는 상황이고요. 지진으로 무너진 팔루시의 호텔 안에도 수십명이 갇혀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습니다. 곳곳의 전기와 통신이 끊기고 진흙으로 도로가 막혀 구조 작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조코 위도도 대통령은 고립된 주민 구조가 최우선이라고 강조했는데요. 간밤에 중장비가 도착하기 시작했다며 주민 구조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습니다.

진행자) 피해 지역의 혼란도 심각하겠군요.

기자) 물론입니다. 주민들은 현재 식료품과 식수 등을 제대로 공급받지 못하고 있는 실정인데요. 그래서 돌아다니며 상점을 약탈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현지 경찰들도 이들을 막지 못하고 속수무책인 상황입니다. 더구나 팔루와 동갈라 지역 교도소 3곳의 재소자 1천200여 명이 탈출하는 등 혼란이 가중되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주민들이 서둘러 피해 지역을 빠져나가려고 하고 있는데요. 하지만 활주로가 망가지고 비행기도 터무니없이 부족한 상황입니다. 또 주유소도 망가져 육로를 통한 탈출도 여의치 않은 상황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진행자) 그런가 하면 일본도 초강력 태풍 때문에 큰 피해를 봤다군요.

기자) 네, 제 24호 태풍 '짜미'가 어제(30일) 밤 일본 와카야마현 인근에 상륙했는데요. 2명이 숨지고 2명이 실종됐으며 170여 명이 다치는 등의 인명 피해가 발생했습니다. 짜미는 간토 지방을 거쳐 일본 열도를 종단한 후 1일 오전 북부 홋카이도 부근에서 소멸했는데요. 하지만 강력한 폭우와 강풍을 동반한 짜미로 인해 도쿄 등 수도권 일대에서는 철도와 지하철 운행이 한 때 중단되고 항공기가 무더기 결항하는 등의 크고 작은 피해가 속출했습니다.

지난해 6월 필리핀 마라위시에서 필리핀군들이 순찰하고 있다. (자료사진)

진행자) 지구촌 오늘,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필리핀 남부의 치안 상황이 매우 불안하다는 소식이네요.

기자) 네, 지난 8월 말과 9월 초, 필리핀 남부 민다나오섬 '술탄쿠다라트(Sultan Kudarat)' 주에서만 해도 2건의 폭탄 테러 공격으로 다수의 사상자가 발생했습니다. 또 9월 중순에도 '제너럴산토스시티(General Santos City)'에서 테러 공격이 있었고요. 그 밖에 군 당국이 공격 음모를 적발하는 등 치안이 상당히 불안정한 상황입니다.

진행자) 원래 민다나오섬은 지난 수십 년간 반군들의 테러 공격이 계속돼온 곳 아닙니까?

기자) 맞습니다. 민나다오섬에는 현재 약 2천100만 명의 주민이 살고 있는데요. 대다수가 기독교인들입니다. 하지만 분리 독립을 원하는 이슬람 무장단체들이 세력을 확장하면서 테러 공격이 끊이지 않았고요. 12만 명이나 목숨을 잃었습니다. 그러다 지난 8월 초 필리핀 정부와 ‘모로이슬람해방전선(MILF)’ 등 이슬람 반군들과 ‘자치-공유 협정’을 맺으면서 한동안 잠잠했습니다. 필리핀 정부가 이들 이슬람 반군단체들에 더 많은 자치권을 부여하는 획기적인 조치였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왜 또다시 치열한 폭력사태가 재현되고 있는 걸까요?

기자) 현재 필리핀 당국은 평화 협상에서 제외된 반군들을 주목하고 있습니다. 20여 개 반군 단체들이 모두 자치권을 얻은 것은 아니기 때문인데요. 전문가들은 모욕감을 느낀 반군들이 다시 싸움을 시작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필리핀 군 당국은 모로이슬람해방전선에서 떨어져 나온 ‘방사모로이슬람자유전사들(BIFF)’의 테러 가능성을 크게 보고 있습니다.

진행자) 방사모로이슬람자유전사들은 왜 모로이슬람해방전선에서 떨어져나온 건가요?

기자) 모로이슬람해방전선이 수년 전부터 정부와 평화협상을 주도했는데요. 이 과정에서 불만과 갈등이 쌓이면서 결국 떨어져 나왔습니다. 모로해방전선은 앞으로 약 1만3천km³에 달하는 자치 지역을 주도적으로 이끌게 됩니다. 현지 자원은 필리핀 정부와 공유하게 되고요. 앞으로 10년간 정부로부터 지원금을 받게 됩니다. 전문가들은 자치가 원활히 이루어지려면 모로전선이 다른 반군들과 협력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필리핀 남부 지역에는 크고 작은 이슬람 반군단체들이 많다고 하죠?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해 민다나오섬 마라위시를 점령했던 ‘마우테(Maute)’도 그중 하나인데요.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세력 IS를 추종하는 단체입니다. 필리핀 정부는 5개월 넘는 전투 끝에 마라위시를 수복했는데요. 하지만 이 전투로 1천100명 이상 숨졌습니다. 최근의 테러 공격 배후로 이 마우테 잔당들을 꼽는 전문가들도 있습니다. 사회주의를 추구하는 반군 ‘새인민군(NPA)’도 유력한데요. 3천200명의 조직원을 둔 이 반군단체는 필리핀의 다른 지역을 공격 대상으로 삼고 있기 때문에 가난한 농촌 민다나오에서 특별히 호소력을 갖고 있습니다.

진행자) 현재 민다나오섬에는 계엄령이 내려져 있다고요.

기자) 네, 지난 2017년 5월, 마우테가 마라위시를 점령하자 정부가 민다나오섬 일대에 계엄령을 선포하고 대대적인 소탕 작전에 들어갔는데요. 이후 두 차례 연장돼 올해 말로 종료될 예정이었습니다. 하지만 최근 폭탄 테러 공격이 자주 발생하면서 내년까지 연장될 가능성도 나오고 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박영서 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