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곳곳의 다양한 모습과 진솔한 미국인의 이야기를 전해드리는 구석구석 미국 이야기입니다. 뉴욕주 롱아일랜드에 사는 22살 청년 존 크로닌 씨는 다운증후군을 앓고 있습니다. 염색체 이상으로 발생하는 다운증후군은 지적 장애나 발달 지체 등을 동반하죠. 하지만 이런 장애는 존 씨에겐 걸림돌이 되지 않았습니다. 가족들의 사랑과 격려에 힘입어 약 1년 반 전에 양말 사업을 시작하게 됐는데요. 존 씨의 양말이 얼마나 인기가 많은지 회사 수익이 벌써 400만 달러에 달한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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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번째 이야기, 양말 사업가로 성공한 다운증후군 청년”
[현장음: 존스 크레이지 삭스]
존 크로닌 씨가 일하는 양말 회사 사무실. 자신이 직접 디자인한 다운증후군 슈퍼히어로 양말을 자랑스럽게 펼쳐 보입니다. 존 씨는 고등학교를 졸업한 후 사업을 하고 싶어 했다고 합니다. 아버지 마크 크로닌 씨와 함께 사업 구상을 하던 중 머리에 떠오른 사업 아이템은 다름 아닌 존 씨가 가장 좋아하는 양말이었습니다.
[현장음:존스 크레이지 삭스]
그래서 아버지와 아들은 ‘존스 크레이지 삭스(John’s Crazy Socks)’라는 양말회사를 차렸습니다.
[녹취: 존 크로닌] “저는 양말을 만들어서 팔고 싶었어요. 왜 양말이냐고요? 양말은 색상이나 모양도 다양하고 재미있으니까요. 저는 창의적인 걸 좋아하는데 양말을 통해 뭔가 멋진 걸 만들어 내고 싶었어요.”
‘존스 크레이지 삭스’ 를 시작한 후 아버지와 아들은 눈코 뜰 새 없이 바빠졌습니다. 존 씨는 회사를 대표하는 얼굴로 회사 홍보 영상의 주인공으로 나서고, 양말 디자인을 직접 하는가 하면, 주문과 배달을 담당하고요. 아버지 마크 씨는 사업을 하는데 필요한 기술적인 측면들 그러니까 회계나 재고 관리, 인사 관리 등을 맡아 하고 있습니다.
[녹취: 마크 크로닌] “우리 회사의 직원이 35명인데요. 18명이 장애를 가진 직원들입니다. 또 이때까지 장애인 봉사 단체들을 위해 기부한 금액이 13만5천 달러에 달합니다.”
‘존스 크레이지 삭스’는 이렇게 장애인 단체를 돕는 건 물론 장애를 가진 사람들에게 일자리까지 제공하며 이들의 자립을 돕고 있습니다.
크로닌 부자는 또한, 소비자들에게 늘 가까이 다가가려고 노력한다는데요. 롱아일랜드 지역의 경우 양말을 소비자의 집까지 직접 배달해 줍니다. 배달을 할 수 없는 먼 지역의 고객들에겐 대신 양말 상자에 직접 쓴 메모를 넣어서 소비자들에게 감동을 준다고 하네요.
[녹취: 마크 크로닌] “존, 우리의 사명이 뭐지?”
[녹취: 존 크로닌] “사람들에게 행복을 전파하는 거요!”
[녹취: 마크 크로닌] “우리 양말을 받으면 다들 행복해합니다. 온라인상에 우리 양말에 대한 사람들의 후기가 1만 건이 넘는데 이 가운데 96%가 최상급의 만족을 표하는 별 5개를 줬습니다. 지난 1년 반 동안 우리가 받은 주문 건수는 11만5천 건이 넘고요. 총 매출은 이미 400만 달러를 넘어섰습니다.”
‘존스 크레이지 삭스’는 양말을 통해 단순히 행복만 전하는 건 아닙니다.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을 돕는 일에도 앞장서고 있는데요. 판매 수익의 5%는 장애인 선수들이 참가하는 ‘스페셜 올림픽’ 대회에 기부하고요. 그 외에 다운증후군 환자들을 돕는 단체도 후원하고 있다고 합니다.
크로닌 부자는 양말 사업을 통해 ‘크레이지 삭스’ 라는 이름처럼 미치도록 행복한 삶을 살고 있다는데요. 자신들의 양말을 통해 다른 사람들도 같은 행복을 누리길 희망하고 있습니다.
“두 번째 이야기, 바쁜 현대인들을 위한 고강도 속성 운동”
바쁜 현대사회에서 사람들은 뭐든 빨리빨리 진행되는 걸 좋아합니다. 느긋하게 기다리는 걸 좋아하는 사람이 많지 않죠. 그렇다 보니 심지어 운동을 할 때도 짧은 시간 안에 빨리 해치우려는 사람들이 많다는데요. 바쁜 일상에서 잠깐 시간을 내 강도 높은 운동을 하는, 일명 ‘고강도 속성 운동’이 미국의 새로운 유행으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현장음: 체육관 속성 운동 수업]
운동을 하지 않는 사람들이 늘 하는 말이 있습니다. “시간이 없어서…” 자, 바로 이런 변명을 하는 사람들을 위해 요즘 미국 체육관들에선 속성 운동 프로그램을 많이 선보이고 있습니다. 수업 시간은 20분에서 길어야 30분이지만, 운동의 강도는 아주 셉니다. 점심시간, 체육관에서 구슬땀을 흘리고 있는 스콧 앤드리올라 씨도 그중 한 명입니다.
[녹취: 스콧 앤드리올라] “제가 듣는 수업은 25분짜리입니다. 점심시간에 간단히 점심을 해결하곤 체육관에서 와서 이렇게 운동을 하죠. 땀을 쫙 흘리고 나면 몸의 독소가 다 빠져나가는 기분입니다. 이렇게 상쾌해진 몸과 마음으로 다시 회사로 돌아가 남은 일과를 이어갑니다.”
영어 약자로 HIIT(히트)라고도 부르는 고강도 속성 운동은 아메리칸 스포츠 의학 대학이 최근 진행한 ‘최신 운동 경향’ 설문 조사에서 1위에 오를 정도로 전 세계적으로 큰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미 서부 로스앤젤레스의 체육관 관장인 크리스티 설리번 씨의 설명을 들어보죠.
[녹취: 크리스티 설리번] “요즘 사람들은 일주일에 여러 번, 2~3시간씩 운동을 안 하려고 합니다. 대신, 짧은 시간 안에 큰 효과를 내는 운동을 하고 싶어 하죠. 그래서 우리 체육관에서도 25분짜리 고강도 속성 운동 시간을 개설했는데 인기가 아주 좋습니다.”
대부분의 사람은 이런 고강도 속성운동을 하는 데 문제가 없다고 합니다. 하지만 물리치료사인 존 커프먼 씨는 사람들이 고강도 운동을 제대로 이해하고 시작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녹취: 존 커프먼] “대부분의 고강도 운동을 보면, 10초에서 20초는 한계에 달할 정도로 강도를 높이고 나머지 10초는 쉬게 됩니다. 그러니까 30초 또는 1분 단위로 고강도의 운동과 휴식을 몇 세트씩 이어가는 건데요. 여기서 중요한 건 몸을 혹사한 만큼 반드시 휴식하는 시간을 줘야 한다는 겁니다.”
이렇게 과학적으로 따져야 하는 만큼 일부 체육관에선 강사들이 판형컴퓨터 같은 최신 기기까지 동원합니다. 수강생들의 몸에 특수 장치를 부착해서 운동의 강도와 휴식을 조절하는 거죠.
로스앤젤레스에서 고강도 속성 운동 수업을 듣고 있는 재키 코헨카 씨는 실제로 효과를 보고 있다고 했습니다.
[녹취: 재키 코헨카] “운동을 하다 보면 배도 들어가고 엉덩이도 올라가고요. 진짜 몸이 날씬해집니다. 거기다 활기도 생기죠. 하다 보면 더 하고 싶어요. 고강도 속성 운동은 일주일 내내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미국 보건후생부의 자료를 보면 미국 성인 가운데 매주 적정량의 운동을 하는 인구는 1/3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는데요. 짬을 내어 운동하는 고강도 속성 운동이야말로 시간이 없어서 운동을 못 하는 사람들이 한 번쯤 도전해 볼 만한 운동이 되고 있습니다.
네, '구석구석 미국 이야기' 다음 주에는 미국의 또 다른 곳에 숨어 있는 이야기와 함께 여러분 다시 찾아오겠습니다. 함께 해주신 여러분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