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지난 8월 약 2천t의 정제유를 북한에 제공했다고 유엔에 보고했습니다. 대북 정제유 반입량은 유엔이 정한 올해 상한선의 30%대에 머물고 있지만, 불법 환적 방식으로 더 많은 정제유가 유입됐을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함지하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올해 북한에 공식 유입된 정제유 양이 2만t을 넘어섰습니다.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위원회에 따르면 중국은 지난 8월 북한에 2천725.81t의 정제유를 반입했다고 보고했습니다.
지난 7월까지 유입된 정제유 1만8천964t에 중국이 제공한 정제유가 더해지면서 올해 북한에 유입된 정제유는 약 2만1천690t이 됐습니다.
하지만 이같은 양은 안보리가 정한 연간 상한선에는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준입니다.
안보리는 지난해 12월 채택한 대북 결의 2397호에서 북한에 제공하거나 판매할 수 있는 정제유 양을 50만 배럴, 즉 6만~6만5천t으로 정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중국이 8월 들어 대북 정제유 반입량을 크게 늘린 점이 주목됩니다. 안보리가 관련 내용을 집계하기 시작한 지난해 10월 이후 가장 많은데다, 전달의 903t과 비교해 3배가 넘기 때문입니다.
앞서 중국은 지난해 10월(2천165t)과 올해 3월(2천438t)을 제외하면 단 한 번도 2천t 이상의 정제유를 북한에 제공한 적이 없었습니다.
최근 들어 가장 많은 양을 제공했지만 중국의 대북 정제유 수출량은 여전히 예년에 비해 크게 줄어든 것입니다.
중국 해관총서 자료에 따르면 중국은 지난해 8월과 2016년 8월 북한에 각각 170만 달러와 788만 달러어치의 정제유를 수출했습니다.
당시 국제유가를 토대로 계산해 보면 지난해 8월엔 약 3만4천 배럴, 4천421t이 북한에 반입된 겁니다.
또 2016년 8월에는 약 15만7천 배럴, 즉 2만490t이 수출됐는데, 이는 올해보다 10배 가까이 많은 양입니다.
그러나 유엔에 보고된 정제유 반입량은 공식적인 수출만을 집계해, 실제 유입량과는 큰 차이를 보인다는 한계가 있습니다.
특히 최근 미국 등 관련국들이 공해상에서 포착한 선박 간 환적을 통한 유류 거래는 이번 자료에 포함되지 않아 실제 북한에 유입된 정제유는 2만t보다 훨씬 많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마이크 폼페오 미 국무장관은 지난 29일 대북 제재를 주제로 열린 유엔 안보리 회의에서 이 문제를 지적했습니다.
[녹취: 폼페오 장관] “The United States has assessed and we can say in no uncertain terms that the cap of 500,000 barrels has been breached this year. We continue to see illegal imports of additional refined petroleum using ship to ship transfers, which have clearly prohibited under the UN resolutions.”
올해 북한에 허용된 (정제유) 상한선 50만 배럴을 확실히 넘긴 것으로 판단되며, 안보리 결의가 명확하게 금지한 불법 정제유 수입도 선박 간 환적을 통해 이뤄지고 있는 사실을 계속 목격하고 있다는 설명입니다.
니키 헤일리 유엔주재 미국대사도 지난 17일 열린 안보리 회의에서 “(불법적인 선박 간 환적을 통해) 북한이 올해 8개월 동안 80만 배럴의 정제유를 확보했을 것으로 추정한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헤일리 대사] “That’s 160 percent of the 2018 annual cap of 500,000. In reality, we think they have obtained four times the annual quota in the first 8 months of this year.”
헤일리 대사는 이런 규모는 2018년에 허용된 상한선 50만 배럴의 160%에 해당하지만, 실제로는 첫 8개월 동안 허용된 양의 4배를 확보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